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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20일 오후 5시, 서울종합촬영소에서 영화 <보스상륙작전>의 촬영현장이 공개되었다. 이날 촬영되는 씬은 신장개업하는 국립 룸싸롱 <BOSS>가 업계 최고의 에이스로 발돋움 하기 위해 준비한 나가요(!)들의 특별쇼.몽롱한 코믹판타지 영화컨셉에 맞게 지어진 룸싸롱 세트장에 스모그가 깔리면 무대에 하얀 코트를 입고 등장한 나가요 안문숙이 김추자의 ‘님은 먼곳에’를 부른다. 평소 코믹하지만 섹시함과는 거리가 멀었던 그녀는 이 장면에서 파격적인 이미지 변신을 꾀한다. 극중 강북 최고의 나가요로 등장하는 이지현. 그녀는 데뷔작 <미인>에서 손짓 하나 발짓 하나로 섹시함을 과시하며 세인의 대상이 되었는데 이번에도 그녀는 자신의 섹시한 매력을 십분 발휘하여 손가락 하나에도 도발적인 유혹이 느껴지는 댄스로 뭇남성들을 흥분으로 몰아넣는다. 얼마전 불미스러운 사건에 연루되었던 성현아 역시 절치부심하여 이 영화에서 화려한 나가요의 연기를 펼친다. 함께 출연하는
<보스상륙작전> 촬영현장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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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는 무엇이 그리도 괴롭고 심드렁했었는지. 단순과격한 입시교육 시스템과 이해 못할 가정사 사이에서 때로는 똑똑한 체, 때로는 어리버리하던 18살의 나는, 야간자습 준비하라는 해질 무렵에 교문을 나서서 동네를 싸돌아다니다 밤이 깊어서야 가방을 챙기러 되돌아오곤 했다. 실내화를 신은 채 함께 손을 잡고 시장에 가기도 하고 학교 담벼락 밑이나 구름다리에 쭈그리고 앉거나 그도 여의치 않으면 교실 베란다 청소함 옆에 숨어서 나와 함께 속살거리던 친구의 이름은 혜강이었다. 은혜로운 강이라는 이름을 나는 바다와 강이라는 뜻의 해강이로 바꿔 부르고 적었다. 그렇게 부르면 마음이 시원해졌던 것 같다.예민한 아웃사이더였지만 지나치게 착했던 내 친구 ‘해강이’는 수녀가 되겠다고 했다. 반면 나의 에너지는 80년대를 휩쓸었던 좌파 운동권에 흡수되었다. 우리 둘의 갈라진 우정은 20대 중반의 친구가 저세상으로 떠나면서 영원한 이별을 고했다. 가끔씩 꿈속에 찾아와 내 찢겨진 영혼을 조용히 바라보거나 껴안아
미국문화사의 맥락에서 본 <판타스틱 소녀백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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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라 크로프트나 쉬렉도 나쁘지는 않지만, 올 여름 시즌 최고의 아이콘은 <판타스틱 소녀백서>의 주인공 이니드나 <브라더>의 기타노 다케시 캐릭터가 아닐까 생각한다(이 글은 2001년 7월에 <빌리지 보이스>에 개재된 글이다-역주). 세상 만사가 불만스러운 이 괴짜 여신과 그녀의 액션 영화판 판박이라 할 만큼 비타협적이고 무지막지한 이 추방된 야쿠자는 모두 미국이라는 문화적 소용돌이 속에서 길을 잃은 아웃사이더들이다.대니얼 클라우즈의 원작만화에 대한 감독 테리 지와이고프(만화가 R. 크럼에 관한 다큐멘터리 <크럼>으로 널리 알려진)의 강한 감정이입을 읽을 수 있는 <판타스틱 소녀백서>는 1965년 인도 뮤직컬의 열광적인 나이트클럽 음악과 함께 폭발할 듯 시작한다. 영화 전체에서 18살 소녀 주인공 이니드(도라 버치)의 유별난 취향을 이 장면만큼 강렬하게 보여주는 장면은 다시 없지만, 보랏빛 립스틱과 뿔테 안경, 파란색 랩터 티셔츠를
원작만화와 비교해서 본 <판타스틱 소녀백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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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연도 2002년광고주SK텔레콤대행사TBWA한·일월드컵이 막바지로 치닫고 있다. 이 글이 실릴 때쯤이면 한국 대표팀이 4강에 올랐는지 여부에 따라 전국을 점령한 붉은 바람이 새 국면에 들어가 있겠지만, 어쨌든 8강전에 진출한 현 결과만 갖고도 충분히 벅차고 감격스럽다. 생애에 또 다시 이렇게 열광적인 이벤트를 경험할 수 있을지 싶다.월드컵이 막을 내리면 광고계는 주판알 튕기는 소리로 요란할 전망이다. 월드컵 기간 내내 월드컵 특수를 겨냥한 광고로 브라운관과 신문 지상을 방문해온 업체들이 손익계산서를 작성하느라 바쁠 터이기 때문이다. 사실 손해났다고 울상 짓는 곳은 없을 것 같다. 월드컵을 향한 국민들의 놀라운 집중력으로 영화계 및 음반업계가 찬바람을 맞은 가운데 광고계만큼은 월드컵을 화제로 소비자들과 어깨동무한 채 앞으로 행진했다.그럼에도 광고비 대 효과를 따졌을 때 분명 희비는 엇갈릴 것이다. 특히 이 현상은 ‘오~, 필승 라이벌’을 외치며 ‘눈치 코치’ 게임을 펼쳐온 경쟁업체
SK텔레콤과 KTF 등 경쟁업체들의 월드컵 광고 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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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한해도 절반을 채워간다.상반기, 그러니까 1월부터 6월까지 개봉한 영화 중 돈을 번 영화는 내가 알고 있기론 네다섯편이다. <나쁜 남자> <공공의 적> <집으로…> <결혼은, 미친 짓이다> 등.혹자는, 그만한 성적이면 예년과 비슷한 수준 아니냐고 물을 수 있겠다. 60편에서 70편 가까이 제작되는 한해의 영화 중에 통상적으로 10여편의 정도가 흑자를 본다고 할 때, 올해도 남은 절반인 하반기를 감안하면 그리 낙담할 일은 아니라고도 할 수 있겠다.그러나 들춰보면, 손익분기점을 넘긴 영화 외의 영화들의 손해액이 너무 크다는 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 대충 특정 영화를 들어 예를 들 수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아도 망해서 속상한데 기자도 아닌 니가 거명까지 해가며 속을 긁을 이유가 뭐가 있냐고 따져들까봐 언급은 못하겠고, 우리 영화가 공동제작, 개봉한 최근작 <후아유>의 예를 들어보겠다.이 영화는 순제작비 20억원에 마케팅비 약 12억
주관적인 상반기 결산 / 심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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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오년 전 그해의 6월10일을 기억한다. 나는 운동권 학생도 뭣도 아니었지만 그날 아침 일찍 연세대학교 이한열 장례식에 참석했다. 친구들과 함께였다. 눈썹이 유난히 짙었던 청년의 죽음은 그 당시 젊은이들을 한데 결집하게 했다. 그처럼 많은 인파 속에 섞여본 건 그때가 처음이었다. 새벽부터 장례식장에 도착한 사람들은 차례로 줄을 지어 앉았다. 그 행렬이 정문 바깥까지 이어졌다. 담장 위, 나무 밑, 틈나는 공간이면 어디나 사람들이 가득이었다. 간간이 구호를 외치고 나면 거대한 침묵이 사람들 사이를 흘러 다녔다. 노제를 지내기 위해 연대에서 시청까지 이어지는 운구 행렬을 수십만명의 사람들이 뒤따랐다. 고통은 가슴을 유월의 태양은 눈을 찔렀다. 그날의 시청 광장을 가득 메운 열기를 어찌 잊을 수 있을까. 덕수궁 돌담 위 지하철 출입구의 지붕 위까지 사람들이 모래알 같이 모여들었다. 모르는 사람들과 손을 잡고 한마음이 되었던 그날의 열기는 울분과 슬픔 속에서도 이제는 자랑할 수 있는 역사를
열광의 밤, 그리고 슬픔이 문을 두드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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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스터 주식회사(Monsters, Inc.)2001년, 감독 피터 닥터, 데이빗 실버만, 리 언크릭애니메이션에 대한 나의 좋은 기억 중 대부분은 디즈니와 관련된 것이다. 또래 친구들이 재패니메이션에 매료됐을 때도, 디즈니의 애니메이션이 정치적으로 올바르지 못하다고 사람들이 주장해도, 나는 여전히 디즈니 애니메이션에 사로잡혀 있었다.
분명 <곰돌이 푸우> 때문이었을 거다. 유치원 다니던 무렵이던가. 꿀단지에 손을 담근 채 순한 표정을 짓기만 하는 곰 푸우와 소심한 돼지 피글렛, 낙천적이기 그지없는 호랑이 티거, 걱정거리만 안고 사는 당나귀 이요, 친구들 사이를 부지런히 오가는 수다쟁이 토끼 래빗 등이 올망졸망 모여 사는 마을에 초대받았던 때가 말이다. 이 평화로우면서도 즐거운 소동이 끊이지 않는 세상에 이끌렸던 나는 집에 있던 번역본 <곰돌이 푸우> 동화책뿐 아니라, 영어로 된 그림책도 외우다시피 읽고 또 읽었다. 10대가 되고서 일요일 아침 KBS2TV <
세상에서 가장 부드러운, 디지`털`, <몬스터 주식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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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에 먹물이 든 놈은 겁이 많습니다.”이 말은 영화 <게임의 법칙>에 나왔던 대사다. 나는 어느 쪽인가 하면, 이렇게 글을 써서 보내면 원고료도 보내주니 그렇게 분류되기 싫어도 ‘먹물’에 가까운 부류인 것 같다. 그래서 저 대사를 들었을 때 뜨끔해서 기억에 남은 것이 아닌지도 모르겠다. 그렇다. 나는 겁이 많다. 폭력에 대한 겁도 그러하거니와, 고상하지 못하게 감정적으로 동요되거나 심리적으로 흔들리거나 가치관의 혼란에 빠지는 것에 대해서는 더더욱 겁을 내는 것 같다. 그래서인지 ‘먹물’들은 영화를 봐도 쉽게 감동에 빠지지 않는다. 대부분의 관객이 슬픈 영화를 보고 손수건으로 눈물바다를 훔치고 있을 때도 ‘먹물’들은 ‘그 영화가 왜 슬플 수밖에 없는지’ 냉철하게 분석하고 분류하고 정리해서 이성과 지성의 책상 서랍 속에 콱 처박은 다음 꼭꼭 잠가버린다. 신파극처럼 유치하게 감정의 동요가 일어나지 않도록 말이다.영화 <스트레이트 스토리>를 볼 때도 그랬다. 사실은
김형태의 오! 컬트 <스트레이트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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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미님. 한국 축구팀이 월드컵 8강에 오른 아침 서울은 열기로 가득합니다. 이런저런 방송과 신문들(심지어 와 <뉴스위크>를 포함한)이 요청한 월드컵에 대한 ‘독설’도 모두 사절하고, 그저 ‘축구나 보며’ 지내자 했습니다. 고단한 사람들이 모처럼 맞은 축제를 모욕하고 싶진 않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축제를 분별할 책임은 없지만 축제를 즐길 권리는 충분합니다. 그러나 ‘양식있는’ 지식인들의 요사스런 행태는 연신 내 속을 긁는군요. 그들은 붉은 악마의 구호에서 반공 콤플렉스에 대한 저항을, 시청 앞 응원전에서 6월항쟁의 함성을, 급기야 보라 역사가 바뀌었노라, 국민 통합을 외칩니다. 하긴, 무솔리니도 소싯적엔 사회주의자였지요.지난번 편지에서 나는 진보는 ‘부러 선택한 상태’지만 보수는 ‘진보를 선택하지 않은 모든 상태’라 했습니다. 우리는 흔히 ‘보수와 진보의 갈등’이라는 표현을 하곤 하지만, 오늘 세상의 주인은 어디까지나 보수입니다. 보수가 ‘진보를 선택하지 않은 모든 상태’인
편지2- 보수는 공기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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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인(30)씨는 <예스터데이>를 가리켜 ‘재활용 정신이 장면마다 구현된 영화’라고 했다. 넉넉한 제작비에 무슨 재활용 정신? 재활용이란 모름지기 ‘헝그리’ 제작환경에서 아트디렉터가 마지막으로 뽑아드는 카드지 조커가 아니지 않은가.최영인씨가 영화의 곳곳에 재활용의 미학을 심을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시간과의 싸움 때문. 3∼4개의 세트를 동시에 디렉팅해야 하는 상황에서 구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리는 자재는 되도록 피한 것이 주변에서 신속하게 손에 넣을 수 있는 재활용품 사용으로 이어진 것이다. 일례로 영화 초반에 등장하는 경찰청장의 방은, 사방에 우드록으로 가벽을 세운 조립용 세트. 청장의 책상 역시 폐품 수집장에서 구해 온 사무용 책상을 손질한 뒤 유리 대용으로 투명 아크릴판을 깔고 그 사이에 색지를 덧댄 소품이다. 첨단의 미래장비로 무장한 특수수사대(SI)의 대인 탐색용 헬리콥터의 경우, 선명한 ‘SI’ 마크와 함께 도시적인 분위기의 흰색 페인트 데커레이션이 가미돼 있는
<예스터데이> 아트디렉터 최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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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스로드>로 영화에 데뷔한 브리트니 스피어스가 전미자동차경주협회(NASCAR) 자동차 경주팀에 관한 영화에 캐스팅됐다. <후크>와 <컨택트>의 시나리오 작가 짐 하트가 시나리오를 쓰는 이 제목미정의 영화에서, 스피어스는 나스카팀의 소유주의 딸로 분하게 된다. 이 영화는 실제 나스카팀의 레이서들이 실제 트랙에서 실제 경주를 벌이는 장면을 담으며, 스피어스가 맡는 ‘딸’ 캐릭터는, 극중에서 트랙을 떠났던 한 레이서로 하여금 다시 핸들을 잡게 하는 역할을 할 예정이다. “브리트니 스피어스가 합류해 영화의 팬층이 레이싱 팬에서 더 확대될 걸로 생각한다”라고 나스카의 부대표는 말했다.
브리트니, 자동차 경주팀에 관한 영화에 캐스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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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셀 크로에게 협박메일을 보내 크로로부터 고소를 당한 두 남자에 대한 재판이 지난 6월19일 호주 시드니에서 열렸다. 이들은 시드니의 한 나이트클럽에서 크로가 벌였던 싸움을 찍은 비디오테이프를 가지고 거액의 돈을 요구했으며, 끝내 시드니의 한 방송사에 이를 판 혐의를 받고 있다. 검사는 이날 재판에서 두명의 남자들에게 어떤 방법으로 크로의 가족에게 접근해 돈을 요구했는지, 그리고 방송국과의 접촉은 어떤 식으로 했는지 진술을 요구해 받아냈다고 BBC 뉴스 온라인은 보도했다. 러셀 크로는 이날 재판에 참석하지 않았다. 크로는 피터 위어, 리들리 스콧 등의 신작에 출연을 준비중이다.
러셀 크로가 고소한 두 남자 재판 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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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네스 팰트로는 영국을, 영국 축구선수는 기네스 팰트로를 사랑한다? 연기를 시작한 지 얼마 안 되었을 때 ‘브래드 피트와 사귀는 영국배우’로 알려졌다가 곧 미국인임이 알려진 적 있는 기네스 팰트로는, 외모에 있어서나 <엠마> <셰익스피어 인 러브> 등이 포함된 필모그래피에 있어서나 유난히 영국적인 미국배우다. 그녀가 연극 <프루프>의 저녁 공연장에 잉글랜드 월드컵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온 것이 영국의 잡지 <더 선>의 사진기자의 카메라에 포착돼 화제다.
<더 선>에 의하면, 기네스 팰트로는 잉글랜드 유니폼을 잉글랜드팀의 한 선수로부터 선물받았다고. 기네스 팰트로는 그가 누구인지 밝히지 않았지만, 팰트로의 친한 친구 한명은 그가 기네스 팰트로의 열렬한 팬이라는 정보를 흘렸다. 영국을 좋아하고, 영국인들로부터 사랑받는 기네스 팰트로는 잉글랜드와 덴마크가 벌였던 16강전을 보느라 한번은 공연장에 늦게 도착하기도 했단다. 데이비드 베컴
영국적인 미국배우, 기네스 팰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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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자베스 헐리가 지난 4월 낳은 아들의 아버지가 누구인가에 대해 헐리와 그녀가 지목한 프로듀서 스티브 빙의 견해가 엇갈리던 가운데, 아기의 유전자 감식 결과가 나와 헐리를 미소짓게 했다. 법정의 요구로 행해진 유전자 감식에서, 아기는 헐리의 예상대로 스티브 빙의 아기로 밝혀졌다. 처음, “내가 그 아이의 아버지인지 확신할 수 없다”고 해 헐리를 애태웠던 스티브 빙은, 이제 “내가 진짜 그 아이의 아버지라면 진심으로 부모로서 책임을 지겠다. 아기를 부양하는 데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아기를 낳자마자 법정을 들락거리느라 힘들었던 헐리는 이제 편안히 몸을 추스를 수 있게 됐다.
엘리자베스 헐리가 낳은 아이의 진짜 아빠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