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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보수적인 사람이라면, 게다가 “커피 마실 돈이면 술을 먹겠다”고 공공연히 외치고 다니는 전형적인 한국형 남성이라면, 아마 열었던 문을 닫고 돌아설지도 모르겠다. 스스로 꽤나 개방적이며, 카페를 놀이터이자 삶터로 생각했던, 뉴욕에서 살고 있는 어떤 여자도 잠시 머뭇거려야 했으니까.
이곳은 첼시의 중심부에 자리잡은 카페 ‘빅 컵’이다. 카페에 앉아 있는 대부분이 남자들이고, 그들의 80%이상은 커플이다. 카페란 여자들의 전용공간이고, 게이들은 대부분 옷장 속에 숨어 있다고 오해했던 사람들에겐 참 생소한 풍경일 것이다. 전면이 유리로 활짝 오픈된 이 카페에 앉은 연인들은 1월의 눈더미도 단숨에 녹일듯한 뜨거운 눈빛을 나누거나 아이팟 이어폰을 다정히 나누어 끼고 새로 다운로드한 음악파일을 함께 듣고 있다.
맨하탄 서쪽 다운타운, 웨스트빌리지와 미드타운 중간에 자리잡은 첼시는 낡은 건물들을 개조한 독특한 갤러리 지구로 유명한 동시에 레인보우 깃발이 여기저기 걸려있는 게이들의 동
[백은하의 애버뉴C]8th street / 아담의 아름다운 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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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출>은 사랑의 아이러니에 관한 영화
-<외출>은 어떤 이야기인가. 감독이 고른 단어로 직접 듣고 싶다.
=인수라는 남자가 있다. 콘서트 조명감독이다. 삼척 국도에서 아내 수진이 교통사고로 중상을 입었다는 소식을 들은 그는 크게 걱정하며 달려간다. 아마도 그는 아내를 사랑하는 것 같다. 그러나 아내와 함께 사고당한 동승자 경호가 연인이었음을 알자 감정은 혼돈으로, 분노와 배신감으로 변한다. 차라리 자기가 다쳤으면 좋았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이제 “차라리 죽지 그랬니?”라는 마음으로 아내를 바라보는 것이다. 경호의 아내 서영도 마찬가지다. 그리고 서영과 인수는 이 일을 친척이나 친구에게 알리지 않는 부류의 사람들일 것이다. 병원 앞 모텔에 장기 투숙한 두 사람은 계속 스치고 같이 시간을 보내고 사랑하게 된다. 그러나 비밀과 공감대가 그들을 이어주는 고리는 아니다. 복수심은 더욱 아니다. 둘은 이런 상황이 아니었다면, 오히려 그냥 불륜이었다면, 더욱 많이
허진호 감독의 <외출>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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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진호 감독의 <외출>은 지금 막 시작되려 한다. 1월19일 강원도 삼척 현지 테스트 촬영으로 외투의 마지막 단추를 잠그고 나면, 곧바로 겨울바람 속으로 나아가 크랭크인이다. 4년 만인 그의 세 번째 장편은 여느 때보다 조금 소란스레 시동을 걸었다. 한류 격랑의 꼭대기에 선 배용준과 아시아 관객에게 인지도가 높은 손예진의 캐스팅은 <외출>(제작 블루스톰, 투자 쇼이스트)에 쏠린 시선의 무게를 부쩍 늘려놓았다. 그러잖아도 허진호 감독의 <8월의 크리스마스>는 아시아의 동료 감독과 관객에게 사랑받았고 <봄날은 간다>는 홍콩, 일본(어플로즈 픽처스, 쇼치쿠)과 합작으로 만들어졌으며, 비평가들은 그의 영화를 설명하기 위해 허우샤오시엔이나 오즈 야스지로를 거명해왔다. 허진호 사랑론의 3장을 기다리는 관객은 우리만이 아니다.
이번에도 그의 영화에는 남자와 여자가 있고 이별이 있다. 그리고 죽음이 서성인다. 보통의 경우라면 프레임 바깥으로 밀려
허진호 감독의 <외출>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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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들의 마음을 열게하는 그만의 연출 방식
마이크 니콜스는 배우 복이 많은 편이다. 심지어 <울프>나 <너 어느 별에서 왔니?>처럼 ‘감독님, 왜 이런 영화를 만드셨나요?’라고 묻고 싶어지는 영화들도 출연진은 화려했다. 40년 가까이 영화를 만들어오면서, 니콜스와 특별한 인연을 맺은 배우들도 있다. 잭 니콜슨, 메릴 스트립, 에마 톰슨 등은 다양한 작품에서 그에게 힘을 보탠 충성스런 배우들. 잭 니콜슨처럼 까다롭기로 유명한 배우도 “당신이 부른다면 언제든지”라며 달려오곤 한다. 그가 배우 조련에 비상한 능력이 있다는 것은 결과로도 입증됐다. <누가 버지니아 울프를 두려워하랴>의 엘리자베스 테일러, <애정과 욕망>의 앤 마거릿, <워킹걸>의 멜라니 그리피스, <버드 케이지>의 네이선 레인 등 ‘연기파’로 공인된 적 없던 배우들이 그를 통해 ‘일생일대’의 연기를 펼쳐 보일 수 있었다. <클로저>의 네
<클로저> 감독 마이크 니콜스 [2] - 자타공인 걸작 베스트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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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일흔셋, 40년 동안 영화를 만들어온 마이크 니콜스 감독의 커리어는 유난히 부침이 심하다. <누가 버지니아 울프를 두려워하랴> <졸업>으로 화려하게 등장했지만, 브로드웨이의 혈통을 지닌 그는 이후 강렬한 테마와 이미지를 들고 나온 1970년대 영화광 감독들의 뒷전으로 물러서야 했다. <워킹걸> <울프> <버드케이지> 등 덜 연극적이고 더 대중적인 영화들로 선회한 1980년대와 1990년대를 지나, 또다시 짧은 소강기에 접어들었던 그는, <위트> <엔젤스 인 아메리카> 등 빼어난 TV영화들을 선보인 직후, 네 남녀의 엇갈린 관계를 조명한 <클로저>로 스크린에 ‘귀환’했다. 그동안 그에겐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희곡을 바탕으로, 연극식 구성과 리허설을 통해, ‘인간관계’에 대한 통찰을 보여주는 마이크 니콜스의 영화세계와 그간의 역정을 돌아본다. 편집자
<너 어느 별에서 왔니?>
<클로저> 감독 마이크 니콜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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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콘스탄틴은 인간들과 섞여서 살아가는 악마의 혼혈종을 볼 수 있는 퇴마사. 천국행 티켓을 얻기 위해 퇴마사 일을 하고 있지만, 흡연으로 인한 폐암은 그를 서서히 지옥으로 끌어당긴다. 어느 날 그는 쌍둥이 자매 이사벨의 자살에 의문이 있다고 믿는 강력계 형사 안젤라로부터 도움을 요청받는다. 악마들에 의해 끊임없이 방해받는 콘스탄틴과 안젤라는 이사벨이 지옥으로부터 남긴 메시지를 보게 되고, 그들이 인류의 영혼을 건 신과 악마의 노름판에 뛰어들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콘스탄틴>의 원작은 컬트적인 인기를 모았던 DC코믹스 <헬블레이저>. 영국 리버풀을 무대로 하는 원작의 콘스탄틴은 더러운 트렌치 코트에 담배를 끊임없이 피워대며 걸쭉한 위트를 구사하는 퇴마사였다. 대서양을 건너면서 무대는 황량한 LA로 바뀌었고, 콘스탄틴은 깔끔한 양복으로 갈아입었다. 말쑥한 세공의 과정을 거치면서 영화는 원작의 거친 매력을 일정부분 상실한 것으로 보인다. “<콘스탄틴>
모든 장르의 괴이한 칵테일, <콘스탄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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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도 시대, 시인 마쓰오 바쇼는 나고야에 이르러 그 지방 문인들을 만나 시를 짓는다. 손님으로 초대받은 주빈이 첫 번째 구를 짓자, 그에 이어 두 번째 구는 집주인이 이어간다. 일본에서는 여러 작가가 함께 짓는 이러한 합작의 문예형식을 렌쿠라 부르는데, <겨울날>은 1684년 에도를 출발해 여정에 오른 마쓰오 바쇼의 렌쿠 7부작 중 첫 번째 시리즈에 속한다. 시인들은 마치 끝말잇기를 하듯 자신의 순서에 따라 시를 읊는다. 그로부터 약 300년 뒤, 가와모토 기하치로는 렌쿠와 애니메이션의 만남을 기획하게 된다. 그는 렌쿠의 형식에서 세계 각국의 애니메이션 거장들의 만남을 떠올리며 시적 리듬감이 고스란히 담긴 애니메이션 <겨울날>을 구상한다. 이것이 실험적 애니메이션 <겨울날>의 출발지점이다.
애니메이션 <겨울날>에 참여한 각국의 작가들은 다양한 모국어로 자신에게 주어진 ‘겨울날’의 구절을 고요하게 읽는다. 그리고 그 구가 불어넣은 영감
세계 각국의 애니메이션 거장들의 만남, <겨울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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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 채굴에 실패한 탐사팀을 실은 화물 수송기가 몽골의 고비 사막에서 거대한 모래폭풍을 만나 추락한다. 무전 안테나가 뽑히고 비행기 끝부분이 완전히 잘려 날아가는 공포의 순간이 지나고, 간신히 사막 한가운데로 착륙한 10명의 승객들은 끔찍한 서바이벌 게임에 직면한다. 냉소적인 조종사 프랭크(데니스 퀘이드)와 자기만의 세계에 틀어박힌 비행기 디자이너 엘리엇(지오바니 리비시)은 비행기 재건이라는 불가능해 보이는 계획 때문에 대립하게 되는데….
<피닉스>의 숨막히는 초반부 추락신(최근 방영 중인 드라마 <로스트>의 한 장면을 연상시키는)은 간만에 보는 재난영화의 잔혹한 쾌감을 불러일으킨다. 빠르고 급하고 강력하게 실감나는 모래폭풍, 그리고 이후 사막에서 견뎌내야 하는 삶은 일종의 충격 효과이다. 한낮에는 탈수로, 한밤에는 추위와 방향감각 상실(<아라비아의 로렌스>의 사막을 떠올려보라. 수직선이 보이지 않는 끝없이 평평한 공간이 주는 무시무시한 아름다움
재난영화의 잔혹한 쾌감, <피닉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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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정을 했다. 사실 나는 그 때, 낭떠러지에서 떨어지는 꿈이길 더 바랬다. 하지만 어쩐 일인지, 그 날 이후 나는 떨어지는 꿈을 꿔서 키가 훌쩍 자라길 바랬지만 그 여자(또는 그 여자를 대신하는 잔상들)가 내 꿈을 지배했고 나 또한 그 여자를 만나 속옷을 흥건히 적시곤 잠에서 깨기를 반복했을 뿐이다. 영화 제목도 생각이 나질 않는, 주말의 명화 시간에 어울리지 않는 그런 영화였던 것은 얼핏 기억이 난다. 당연히 영화 스토리는 잊은 지 오래지만 그 여자만은 너무나 또렷하게 내 마음 속에 아직도 있다.
라쿠웰 월치? 그 여자의 이름도 바른 표기법으로 쓸 줄 모르지만 그 여자가 내 열다섯 가슴에 들어올 때, 몸의 들고 나는 환상적 형태와 착 달라붙고 짧았던 그 도발적 의상들은 눈을 감고도 아직 그려낼 수 있다. 그 여자 때문에 나는 한 동안 스크린에서 여자 연기자들을 볼 때, 연기는 물론 얼굴도 채 기억하지 못하고 그저 몸만 보고 있었다. 하지만 그 여자는 잔상만으로 남아있을 뿐 너무나
[스크린 속 나의 연인] <남과 여> 아누크 에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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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백만이 넘는 관객 동원을 위해선 두말할 나위 없이 여러 가지 영화적·비영화적 장치가 동원된다. <투캅스> 시리즈와 마찬가지로 이제 연작물의 행보를 내딛은 <공공의 적>만큼 그 동원 기제를 잘 이해하고 있는 영화도 흔치 않을 것이다. 우선 사회적으로 공분할 만한 대상을 설정한다. 그 공공의 적에 대한 집단적 분노를 매표로 연결한다. 그리고 영화 안에서는 그 힘있고 못된 자에 대한 수사와 액션이 취해지고, 분풀이가 이루어지는 구조다.
전편 <공공의 적>의 공적은 펀드 매니저였다. 그 설정은 매우 절묘했다. 컴퓨터 자판 숫자 몇 개로 돈을 이리저리 움직여 기하급수적으로 팽창시키는 금융 자본의 마술사가 실은 피도 눈물도 없는 살인자, 공공의 적이라는 플롯은 소위 글로벌 금융 자본의 위협을 받고 있는 IMF 위기 이후의 사회 분위기에 기막히게 맞아 떨어지는 것이었다.
2편의 공적은 사학 재단의 젊은 이사장 한상우(정준호)다. 그는 사학 재단의 ‘사
[비평릴레이] <공공의 적2>, 김소영 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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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아트시네마에서는 오는 4일까지 흥미로운 국내외 옴니버스 영화들을 한 자리에 볼 수 있는 옴니버스 영화제를 상영하고 있다. 동성애라는 소재와 보길도라는 장소를 교집합해 만든 (최진성, 소준문, 이송희일 감독)와 ‘국가보안법’이라는 까다로운 소재를 감독들 저마다의 개성으로 풀어낸 (최진성, 미디어 참세상, 김경만, 윤성호, 김진열, 이훈규 감독) 등 한국영화 7편과, 14편의 작품이 모두 하나의 컷으로 이뤄진 일본영화 , 에로티시즘을 주제로 전세계 유명감독들이 각자의 성적 팬터지를 유감없이 발휘한 등 해외작품 10편을 상영한다.
영화제를 주최하는 인디스토리는 김성호, 김종관, 민동현 감독 세명이 참여하는 옴니버스 영화의 제작에도 나선다. 광복 60주년을 기념해 세명의 젊은 감독들이 현대적인 의미에서 광복의 의미를 풀어내는 이 프로젝트는 5개월간의 제작 과정을 거쳐 오는 6월 극장 개봉할 계획이다. (02)720-9782, 743-6051.
서울아트시네마 옴니버스 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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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엔 사람의 성격을 간편히 재단할 수 있는 기준이 많다. 성별, 띠, 별자리, 혈액형 등등. 이런 기준에 근거해 내려진 결론은 가끔씩 나도 모를 나란 인간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적어도 재미 삼아 궁금할 때가 있다. 그중에서도 혈액형은 요즘 들어 유행처럼 불거진 기준이자 편견이다. 이 편견이 집중사격하는 혈액형은 B형, 그것도 남자의 B형이다. B형 남자는 자유분방하고 창의적이고 언변이 좋은데 변덕쟁이, 심술쟁이, 구두쇠, 자기중심적이란다. 여자들한테 가장 인기없는 남자 혈액형, 남자들도 가장 친구하고 싶지 않은 혈액형이다.
<B형 남자친구>는 이 편견을 기본 설정으로 끌어온 로맨틱코미디다. 젊은 벤처사업가 영빈(이동건)은 B형 남자. 그와 연애하게 될 하미(한지혜)는 A형 여자다. 하미는 배려심과 인내심이 깊지만 소심해서 자기 표현이 좀 약하다. 둘은 버스정류장에서 우연히 맞부닥친 인연으로 연애를 시작한다. 그런데 난관이 많다. 일단 혈액형-성격의 상관관계
기나긴 혈액형 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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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그 사람들>에 대한 법원의 부분 상영금지 결정에 영화계는 ‘표현의 자유에 대한 명백한 침해’라는 데 한목소리를 냈다. 영화인회의(이사장 이춘연)는 31일 오후 성명서를 발표하고 “법원의 이번 결정은 상상과 허구가 본질인 예술 창작에 대한 무지를 드러내는 천박한 편견이자 지극히 정치적인 판단”이라며 “영화 상영 전에 영화의 일부를 문제삼아 상영을 제한하는 것은 어떤 논리와 명분으로도 정당화할 수 없는 시대착오적이고 반문화적인 만행”이라고 규탄했다. 젊은 영화감독 모임인 디렉터스 컷(대표 이현승)도 “<그때 그 사람들>의 상영 금지 결정은 명백한 사전검열이며, 창작물의 일부분에 대해 가위질을 요구하는 것은 스스로 창작자와 관객을 대신하고자 하는 오만한 결정”이라고 비판하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감독들의 서명운동에 들어갔다.
한국영화제작가협회 정책위원장인 오기민 마술피리 대표는 이번 결정이 “명백한 검열이고 터무니없는 정치적 재단”이라며 “여론에 공개되기도 전
<그때 그사람들> 영화계 “사전검열·표현자유 침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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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이 누구냐에 따라 법원의 판단은 바뀌는 것인가. 법원은 31일 10·26사건을 다룬 영화 <그때 그 사람들>의 다큐멘터리 장면을 삭제하고 상영하라고 결정함으로써, 영화 자체의 상영금지 신청을 최초로 받아들였다. 앞서 실미도 북파 공작 훈련병의 유족들이 영화 <실미도>의 제작사를 상대로 냈던 똑같은 신청은 법원에 의해 기각됐다. 당시 서울고법은 결정문에서 “역사적 사실 그대로 제작된 것처럼 기재된 광고문안을 삭제하라”고 했을 뿐, 영화의 특정 장면을 삭제하라는 결정은 하지 않았다.
최초라는 점에서, 이번 결정은 법원의 ‘기준’을 세웠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그 기준을 떠받치는 논리는 정교하지 않고, 오히려 논리적 모순까지 드러내고 있다. 예를 들어, 재판부는 영화 <친구>를 패러디한 박정희 전 대통령 살해장면에 대해서는 “합리적인 관객이라면, 블랙코미디 영화에서의 왜곡된 인물묘사를 그대로 믿지는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다큐멘터리
법원, 닮은 영화에 다른 잣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