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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어느 물질만능주의자의 삼각 로맨스, 셀린 송 감독 <머티리얼리스트>
안소연(LA 통신원) 2025-07-07

셀린 송 감독, 두 번째 장편 <머티리얼리스트>로 돌아오다

데뷔작 <패스트 라이브즈>로 전세계 평단과 관객의 주목을 받은 셀린 송 감독이 신작을 공개했다. 그의 두 번째 장편 <머티리얼리스트>는 전작보다 깊고 넓게 삼각관계의 본질을 탐구한 작품이다. 이번 영화에선 뉴욕 상류층을 위한 결혼정보회사 직원 루시 (다코타 존슨)가 전 남자 친구 존(크리스 에반스)과 해리(페드로 파스칼) 사이에서 줄다리기를 벌인다. 영화는 개봉 첫주 박스오피스 3위에 오르고, 3주 만에 3천만달러를 벌어들이며 흥행 가도를 달리는 중이다. 루시는 물질만능주의자인 동시에 엄청난 부자와 결혼할 것이 아니라면 차라리 독신이 낫다고 선언한 조건부 비혼주의자다. 하지만 루시는 막상 조건이 완벽한 남자 해리가 구애하자 “당신과 나는 계산이 맞지 않는다”며 결혼을 망설인다. 동시에 루시는 과거에도 가난했고 여전히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이어가는, 37살의 배우 지망생인 전 남친 존과 우연히 재회한다.

셀린 송 감독은 실제로 뉴욕의 한 결혼정보회사에서 일한 적이 있다고 한다. <머티리얼리스트>는 전작과 마찬가지로 감독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만든 영화다. 로맨틱코미디 장르에서 수없이 반복된 조건과 사랑 사이의 갈등이 전개의 주축이지만 <머티리얼리스트>는 신선하고 재미있는 영화다. 다코타 존슨은 영화에서 자신의 매력을 200% 발산하고, 다양한 결혼식 장면들이 볼거리를 더한다. 하지만 루시의 클라이언트 소피가 겪는 데이트 폭력을 다루는 방식은 재고의 여지가 분명하다. 쉽지 않은 소재를 기능적으로 소비할 뿐만 아니라 그 방식이 작위적으로 비쳐 주인공의 서사를 미덥지 못하게 만드는 듯한 인상이다. 영화는 상향혼을 통해 인생의 기반을 마련하고자 하는 욕망은 물론 자신을 있는 그대로 사랑해주는 사람과 함께할 때의 안락 등 누구라도 가질 법한 환상을 현실적으로 그려내는 데 성공한다. 연애도 결혼도 선택인 시대. 어떤 만남이든 조건을 따질 수밖에 없는 현실에서 사랑의 자리는 어디쯤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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