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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미, 조현나의 CANNES 레터 - 2025 경쟁부문] <에딩턴> 최초 리뷰
김소미 2025-05-17

에딩턴 Eddington (감독 아리 애스터 Ari Aster)

“이번에도 다락방이 나오니?” 5월17일 밤, 칸 숙소에 도착한 김혜리 기자의 첫 질문이다. 앞서 뤼미에르 대극장에서의 <에딩턴> 프리미어 상영이 막 끝난 참이다. 아니라고 대답했다. ‘아닌’ 것은 그 뿐만이 아니다. 오컬트도, 환각도, 바디호러도 없다. 다만 <보 이즈 어프레이드>에 이어 미쳐버린 호아킨 피닉스와 끔찍한 가족, 그들이 살아가는 최신의 망가진 미국이 있을 뿐이다. 트라우마로 점철된 장르의 세계에서 현대 미국 웨스턴으로 초점을 확장한 아리 애스터의 신작은 팬데믹 상황을 정면으로 반영한 최초의 할리우드 영화이기도 하다. 연대기적 상징성을 떠나 아리 애스터 필모그래피의 시계열을 넓혀 바라볼 때 중요한 분기점임은 분명해 보인다. 영화는 팬데믹, 인종 갈등, 온라인 음모론, 숏츠와 가짜 뉴스, AI 빅테크 기업의 침투 등 동시대 미국을 대변하는 요소들을 작은 집단에 욱여넣은 전방위적 사회실험이라 할 만하다. 배경은 2020년. 주인공 조(호아킨 피닉스)는 뉴멕시코 작은 마을 에딩턴의 보안관이다. 개인의 자유를 중시하는 보수주의자인 그는 마스크 착용을 거부해 마을 주민들과 갈등을 빚고, 극우 유튜버 버논(오스틴 버틀러)을 맹신하는 아내 루이스(엠마 스톤)와 장모 앞에서는 한없이 무기력하다. 그러나 진보 성향의 주지사 영향 아래 강경한 보건 정책을 추진하는 현 시장 테드(페드로 파스칼)에게 반감을 품게 된 그가 직접 시장 선거에 뛰어들면서 영화는 본격적인 국면을 맞는다. 칸 현지 반응은 특히 미국 평단의 반응이 뜨거운데, 백인 청년 액티비스트들의 급진화에 수반되는 폭력이나 온건파 흑인 경찰들의 무고한 희생 등 현대 미국의 컨텍스트 속에서 격발하는 블랙 코미디가 빛나는 까닭이다. 아리 애스터가 그리는 동시대 미국의 정신적 풍경은 냉소로 점철돼 있고, 세상과 소통에 실패한 주인공이 택한 후반부의 폭력적 전환점은 충격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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