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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 포터, `떠나자 환상과 마법의 세계로`
2001-12-01

오랫동안 기다려온 영화 <해리 포터>의 시사회가 12월14일 국내 개봉을 앞두고, 26일 열렸다.

영화 <해리 포터>는 소설 속에서 우리의 상상력을 자극하던 매혹적인 환상과 마법의 세계를 스크린 위에 어떻게 펼쳐 놓았을까, 라는 게 가장 큰 궁금증이었다. 해리 포터 시리즈의 첫 편인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은 놀라울 만큼 원작에 충실했다. 원작의 중요한 내용은 거의 모두 스크린으로 옮겨졌고 구성도 소설에서의 사건의 흐름을 쫓았다. 그리고 등장인물과 장면들은 책을 읽으면서 독자들이 머리 속에 그려봤을 모습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영화는 밤하늘을 나는 부엉이가 위엄있는 풍모에 긴 수염을 늘어뜨린 마법사를 향해 내려앉는 것으로 시작한다. 그는 인적 없는 거리를 걸으며 가로등 불빛을 하나씩 거둬 들이고 이어 강보에 싸인 아이를 안은 거구의 해그리드가 모터사이클을 타고 우리 앞에 나타난다. 이마에 번개모양의 흉터가 나 있는 그 아기가 바로 해리 포터. 악의 제왕인 볼트모트에게 부모를 잃고 이모에게 맡겨진 것이다. 그리고 세월이 흘러 계단 밑 벽장에 살며 이모와 숙부, 사촌인 더즐리로부터 끊임없이 괴롭힘을 당하는 해리의 생활이 비춰진다. 하지만 11번째 생일날 해리는 마법학교 호그와트로부터 입학통지서를 받는다. 그리고 신기한 마법의 세계가 시작된다.

달빛어린 호숫가에 음산한 고딕풍의 성채로 세워진 호그와트, 신입생들들의 기숙사를 배정해주는 말하는 모자, 그림 속 인물들이 말을 하며 움직이는 그림들 그리고 끊임없이 움직이는 기숙사의 계단 등은 사실적인 느낌을 줄 만큼 잘 만들어졌다. 빗자루를 타고 공중을 날아다니며 경기하는 퀴디치 게임과 실물크기의 장기들이 움직이며 목숨을 걸고 하는 체스게임 그리고 떼지어 방을 날아다니는 열쇠 등 몇몇 장면은 스릴 넘치는 현란한 영상으로 스토리 전달에 주력한 이 영화에 재미를 보강해주고 있다.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은 <나홀로 집에> <미세스 다웃파이어> 등을 연출한 할리우드 감독 크리스 콜롬버스가 감독했지만 영국에서 촬영했고 캐스팅 또한 영국배우로 국한했다. 4만명의 경쟁자를 물리치고 해리 역을 따낸 다니엘 래드클리프와 해리의 친구인 론 위즐리 역의 루퍼트 그린트, 그리고 헤르미온느 그레인저 역의 엠마 왓슨은 작가인 조앤 K 롤링이 “이보다 더 완벽한 캐스팅은 없다”며 만족감을 표시했을 만큼 소설 속 캐릭터와 비슷한 이미지를 지녔다. 신인배우들이어서인지 단면적인 연기를 펼치는데 그쳤지만. 어른 배우들 중에서는 마법학교의 거인 사냥터지기인 해그리드역의 로비 콜트레인과 호그와트의 교장으로 해리를 지켜주는 덤블도어역의 리차드 해리스가 인상적인 연기로 소설 속 인물들을 그대로 살려낸 편이었다.

전반적으로 책 만큼이나 재미있지는 않았다. 원작에서의 멋지고 익살맞은 말의 유머와 입체적으로 생생하게 그려진 인물 묘사 그리고 무엇보다 다양한 감정의 스펙트럼이 스크린에서는 살아나지 못했기 때문일까? 아니면 소설적 상상력을 뛰어넘을 수 없는 영상의 한계일까.

책은 전세계 46개 언어로 번역돼 1억2천만권 이상의 판매기록을 세웠다. 영화 역시 전미 역사상 최고의 개봉 흥행기록(9천3백만 달러)을 비롯해 영국·독일·대만·싱가포르·브라질·멕시코 등 개봉 국가마다 최고의 개봉 흥행기록을 세웠다. 이 책이 400만 부 이상 팔려나간 국내에서도 영화 <해리 포터>가 새로운 흥행기록을 세울 수 있을지 궁금하다.

신복례 기자 bora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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