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울아비`는 싸우는 남자, 즉 무사라는 뜻의 순우리말이다. 일본 말 `사무라이`와 모음 배치가 같은 점에 착안한 듯, 영화 <싸울아비>는 백제가 망한 뒤 일본에 건너간 백제 싸울아비들과 일본 사무라이의 대결을 다룬다.백제가 멸망 뒤 400년이 지난 뒤에도 일본에 사는 백제 싸울아비의 후예들은 백제의 재건을 꿈꾼다. 청년 고우도는 스승으로부터 신검을 완성하라는 사명을 부여받고 임무에 몰두하다가, 영주 안도의 정혼녀 오사메를 만나게 된다. 오사메는 안도와의 결혼을 거부하고 고우도를 찾아오고, 둘은 함께 달아나다가 안도에게 붙잡힌다. 실력이 출중한 사무라이이기도 한 안도는 고우도와 대결을 벌여, 고우도를 꺾고 오사메를 데려간다. 중상에서 회복된 고우도는 복수를 벼른다.이 영화는 한일 양국 스태프와 배우가 모여 일본 규슈 지방에서 80%를 촬영한 합작영화로, 처음 아이템이 영화화되기까지 7년이 걸렸다. 그 사이에 연출진이 여러 차례 바뀌면서 난항을 겪은 탓인지, 연출은 이야기를 이어가기에 숨이 가쁘고 엉성한 결투장면도 적지 않다. 다만 안도의 캐릭터에 무사의 당당한 멋을 부여한 대목이 영화에 숨통을 터주며, 안도 역을 맡은 일본 배우 에노키 다카아키의 연기도 인상적이다. 최재성, 이상훈, 남궁원씨와 일본 여배우 우메미야 마사코가 출연한다. 문종금 감독. 22일 개봉.임범 기자isma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