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Skip to contents]
HOME > News & Report > News > 국내뉴스
베를린 국제영화제 금곰상 미야자키 하야오
2002-02-19

“이 상은 나에 대한 것만이 아니라 세계의 젊은 애니메이션 감독들에 대한 격려라고 생각한다.” 현지시각으로 지난 17일 막을 내린 제52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으로 대상인 금곰상을 받은 일본 애니메이션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61)는 일본에서 수상 소식을 듣고는, 대리인을 통해 이런 소감을 영화제쪽에 전했다. 하야오는 또 일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애니메이션을 영화로 취급해 준 베를린영화제 심사위원들에게 감사한다”고 말했다고 <아사히신문>이 전했다.칸, 베니스, 베를린 등 세계 3대 국제영화제에서 애니메이션이 대상을 받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세련되고 힘있는 판타지”라고 영화제쪽은 대상 선정 이유를 밝혔다. 이 애니메이션은 영국 폴 그린그래스 감독이, 72년 영국 경찰이 아일랜드 시위대들을 숨지게 한 `피의 일요일` 사건을 다룬 <블러디 선데이>와 금곰상을 공동 수상했다. 금곰상을 두 작품에 준 데 대해 심사위원장인 인도의 여감독 미라 네어는 “더 많으면 더 즐겁지 않느냐”고 간단히 말했다. 그러나 이번 수상은 지난해 칸영화제가 모처럼만에 애니메이션 <슈렉>을 경쟁작으로 선정했고, 올해부터 오스카상이 애니메이션 부문을 신설한 것과 함께 애니메이션이 영화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급격히 커졌음을 세계 영화계가 인정하기 시작한 것으로 해석된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은 지난해 7월 일본에서 개봉해 지난 15일까지 2200만명이 관람했고, 293억엔의 수입을 올렸다. 인원이나 수입규모가 일본 사상 최고다. 10살짜리 소녀가 터널 속에서 길을 잃고 신비로운 세계로 들어가 겪는 모험을 다룬 `일본판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인 셈이다. “열살의 소녀가 세계를 어떻게 보고 느끼는지, 아이들의 내면 세계의 지도를 그려보려 했다”는 게 미야자키가 밝힌 제작의도다.한편 이번 영화제 은곰상 가운데 심사위원대상은 독일 안드레아스 드레젠의 <할베 트레페>가, 감독상은 소련출신으로 이탈리아에서 활동해온 오타 이오셀리아니의 <월요일 아침>이 각각 받았다.임범 기자isma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