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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미의 CANNES 레터 - 2025 경쟁부문] <센티멘탈 밸류 > 최초 리뷰
김소미 2025-05-23

배급사 네온이 또 한번 옮았다. <사랑할 땐 누구나 최악이 된다>로 칸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레나테 레인스베와 트리에르가 다시 한번 손잡은 영화 <센티멘털 밸류>는 어머니의 장례식 이후, 오랜만에 집에 돌아온 두 자매가 실종에 가까웠던 아버지 구스타프(스텔란 스카르스가르드)와 재회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영화감독인 구스타프는 갑자기 자신의 어머니에 관한 자전적 영화를 공표하며 배우인 큰딸 노라(레나테 레인스베)에게 주연을 제안한다. 노라는 아버지의 섣부른 예술적 명분에 상처받고 거절하는데, 할리우드 배우 레이첼(엘 패닝)이 그 역할을 수락한다.

가차 없이 흐르는 시간의 잔해 속에서 우리로 하여금 무언가 ‘느끼게’ 하는 힘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센티멘털 밸류>는 한 가계가 세대를 걸쳐 살아온 집을 매개로 예술과 가족의 기억을 관통하는 실내극이자 영화에 관한 영화다. 전작보다 조금 느리고 확실히 절제된 톤으로, 트리에르는 쇼 비즈니스와 가족사의 경계를 부드럽게 탐험한다. 장년의 영화감독이 마주한 영화계는 우울한 겨울빛의 전망을 보여주지만 오슬로의 해질녘을 통과하는 노라의 시간은 트리에르의 영화가 언제나 그래왔듯 충분한 ‘감상적 가치’(센티멘털 밸류)가 있다. 제3의 목소리로 인물들의 자기 인식을 풀어 쓴 보이스오버, 블랙코미디적 터치도 여전히 빛난다. 프리미어 상영 이후 무려 19분간 기립박수가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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