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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 여름휴가철이다. 아직 아무런 휴가 계획도 세우지 못해 사랑하는 계절 여름을 회사에서만 보내게 될까 슬슬 조바심이 나기 시작한다. 그렇다면 다녀온 사람 모두 낙원이라 추천하는 하와이는 어떨까? 당장 인천공항으로 달려가 “하와이행 비행기표 편도로 한장이요”라고 말해볼까? 요즘 하와이행 비행기는 만석일까? 궁금해서 항공사 직원에게 “이 비행기엔 몇명이나 탑승하죠?”라고 물어본다면… 앗, 이것은 바로 <비상선언>의 시작?!
한재림 감독의 <비상선언>은 바이러스 테러를 결심한 남자(임시완)가 하와이행 비행기에 탑승하면서 시작된다. 무차별 총기 난사 사건의 경우처럼 뚜렷한 이유와 목적을 찾기 힘든 현대의 테러를 다루는 이 영화는 손쓸 수 없는 재앙과 재난을 느닷없이 맞닥뜨린 사람들이 지상과 상공에서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다. 4D 시사가 아니었음에도, 비행기가 끝 모르게 추락하거나 균형을 잃고 회전하는 장면에선 극장 좌석이 비행기 좌석처럼 느껴져 주먹을 꼭 쥐고 스크
[이주현 편집장] 하와이행 비행기가 이륙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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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해양 하청노동자들이 삭감된 임금의 원상 회복을 주장하며 파업을 시작한 지 두달이 다 되어간다. 하청노동자들은 대형 원유 운반선 안에서 농성 중이다. 유최안 조선하청지회 부지회장이 배 밑바닥에 0.3평 철제 구조물을 용접하고 그 안에 자신을 가둔 지도 한달이 지났다.
2016년에 조선업에 불황이 왔다. 불황에 대응하기 위해 하청노동자 7만명이 해고되었다. 일자리를 지킨 노동자들도 임금이 30% 삭감되었다. 기간산업인 조선업을 유지하기 위해 수조원이 투입되었다. 개별 노동자들도 실직, 급여삭감, 중노동으로 고통을 분담했다. 그 결과, 대우조선해양은 수주 목표를 초과 달성했다. 조선업은 수주한 다음 선박을 준공하고 인도한 다음에 그 성과가 경영실적에 반영되기 때문에 수주가 실적이 되기까지 적어도 1년 이상이 걸린다. 따라서 대우조선해양은 수주 실적으로는 이미 고비를 넘었다.
하청노동자들은 이 모든 변화를 거치는 6년간, 계속 삭감된 임금을 받았다. 20년 숙련공이 최저임금
[정소연의 디스토피아로부터] 파업을 지지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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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질 결심>의 각본집이 8월5일 출간된다. 나처럼 각본집을 손꼽아 기다린 사람이 이렇게 많다는 사실에 놀랐고, 예약 판매를 시작한 지 하루 만에 온라인 서점에서 종합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했다는 소식에 괜히 흐뭇했다. 영화 관련 책이, 그것도 개봉영화의 각본집이 이만큼 화제를 모으는 일은 흔치 않다. 그것은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이 n차 관람을 부르는 영화라는 것과도 연결되는 지점일 텐데, 좋아하는 영화를 티내며 좋아하길 즐기는 팬들은 이미 예약 사이트에서 즐거운 놀이를 벌이고 있었다. “소장하고 싶은 단일한 각본집입니다.” “한국에서는 영화를 봤다는 이유로 각본집 보기를 중단합니까?” “통장 잔고가 각본집 사는 일을 방해할 순 없습니다.” “<헤어질 결심>을 보고 나서 내 인생은 완전히 붕괴되었어요.” 영화의 대사를 활용한 댓글들이 줄을 잇는다. 절대적 팬심을 확인하는 재미가 이렇게 극장 밖에서도 이어진다.
최근 영국에선 <미니언
[이주현 편집장] 유희하는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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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4화부터 보게 되었다. 연거푸 변호사와 검사 등 법조인이 대통령을 하면서, 한국 사회의 얘기는 온통 법조계 중심으로 펼쳐지는 경향이 있다. 좀 지겨워졌다. ‘변호사 우영우’, 법조인 얘기의 또 다른 변이겠지, 별로 보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았다.
“바다에서 40년을 사는 돌고래들이 한국의 수족관에서는 4년밖에 살지 못한다.”
요즘 읽고 있는 핫핑크돌핀스의 <바다, 우리가 사는 곳>의 표지에 나와 있는 문장이다. 이 얘기가 마침 채널 돌리다가 잠시 멈춰선 우영우 얘기에서 나왔다. 작가가 지금 내가 읽고 있는 책을 봤을까? 아니면 인터뷰 기사를 본 것일까? 달리 할 일도 없어서 드라마를 끝까지 봤고, 앞의 것도 찾아서 봤다. 제주도 앞바다와 해변, 모비딕 얘기에서 핫핑크돌핀스까지, 이 자연스러운 전개는 아무래도 드라마의 ‘속 얘기’에 해당하는 것 같다. 겉 얘기는 장애에 관한 이야기이고, 속 얘기는 고래와 바다에 관한 이야기
[우석훈의 디스토피아로부터] 변호사 우영우와 고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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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12일, 미 항공우주국(NASA)은 제임스 웹 망원경이 촬영한 우주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의 의미를 읽어낼 과학적 지식은 없지만 사진의 아름다움에 감탄하는 데는 아무런 지식도 필요하지 않았다. 별의 생성과 소멸은 물론이고 은하의 비밀에 다가서는 데 귀중한 자료가 될 것이라는 뉴스를 접하며, 무엇보다 지구에서 1150광년 떨어진 외계 행성에서 수증기 형태의 물이 발견되었다는 얘기를 들으며 이러다 정말 10년 내 외계 생명의 신호를 찾았다는 소식까지 듣게 되는 것은 아닐까 두근댔다. 물론 우주의 시간은 광년(1광년은 9조4670억7782만km)의 단위로 측정하기에도 벅차고 그 광년은 어떻게 해서도 실감할 수 없는 시간과 거리의 개념이라 나는 우주의 원초적 아름다움에 경탄하는 것 말고는 달리 외계 생명체와의 조우를 대비할 방법을 모르겠다. 그렇지만 ‘창백한 푸른 점’에 사는 인간은, 우주의 아득함과 까마득함을 보며 지적 호기심과 상상력을 키워왔다. 칼 세이건이 <코스모스>에
[이주현 편집장] 영화라는 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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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은 영화 <헤어질 결심>이 개봉한 지 3일이 지난 시점이다. 아직 영화를 보지 못했지만, 이 시점에서 나는 <헤어질 결심>이 어떤 구성으로 되어 있는지, 두 인물이 어떤 만남의 곡절을 겪는지, 결말에 이르러 어떤 인물은 진실을 알고 있고 어떤 인물은 진실을 모르고 있는지까지 알고 있다. 스포일러가 될까봐 여기에는 쓰지 못하지만 결정적인 스포일러도 더 알고 있으니, <헤어질 결심>을 볼 때 아이폰을 끄고 들어가야 한다는 정보 정도는 그냥 생활 꿀팁이다. 여기에 김신영의 천재성과 대사를 얼마나 친절하게 썼는지와 언어유희적 대사(정확한 멘트까지 알아버린)를 버무리면, (결코 평론은 아니겠지만) 대충 평론 같아 보이는 패러디 글 정도는 쓸 수 있을 것 같다.
이게 다 소셜 미디어 때문이다. 트위터고 페이스북이고 인스타그램이고 재빠르게 영화를 보고 온 사람들이 각종 스포일러를 버무려놓은 감상평을 스포일러 경고 없이 올리는 바람에 영화
[김겨울의 디스토피아로부터] 스포일링의 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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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의 연례행사인 영화평론상 심사를 마쳤다. 올해 총 72편의 원고가 접수됐으니 적어도 72명의 지원자는 두근대는 마음으로 1364호를 펼쳐보지 않을까. 최종심에 올라온 14명의 원고를 <씨네21> 김혜리 편집위원, 송형국 평론가, 김소희 평론가와 함께 검토했다. 최종심 회의날. 각자가 추린 명단을 공유해보니 4명이 만장일치로 거론한 이름은 없었다. 3명이 공통적으로 언급한 이름은 2명이었는데, 공교롭게도 이 2명이 모두 우수상을 수상한 것도 아니다. 영화평론상 심사평(63쪽)에도 썼듯이 심사위원들은 김예솔비, 소은성, 임장혁, 서정 4명의 글을 놓고 긴 시간 고심했다. 여기선 그외의 이름들도 언급하고 싶다.
최종심에서 심사위원들로부터 1번이라도 언급된 이름은 8명이다. 위의 4명을 제외하고 김신, 최연우, 이선인, 김주은이 그들이다. <씨네21> 영화평론상 본심에서 자주 눈에 띈 이름인 김신은 ‘뷰어의 이미지에서 유저의 이미지로: 방역의
[이주현 편집장] 영화평론상에 응모한 모든 이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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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잉크 냄새가 채 가시지 않은 듯한 종이 매체에 이 글을 얹고 있음에 감사한다. 조간신문이 우리집과 옆집 마당에 툭툭 떨어지는 소리도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활자로 남겨진 정보를 찾아보는 것 자체가 어렵고 번거로운 일이 되고 말았다.
사람들이 보고 듣는 매체가 달라지면 전달 방법과 메시지도 변화하기 마련이다. 기사를 보려 수페이지의 광고를 넘겨야 했던 수고로움도 사라졌다. 글 읽기를 귀찮아하는 사람들을 위해 동영상 콘텐츠가 포털의 정보량 이상으로 늘어났다. 단 몇분의 영상도 길다는 이들을 위해 ‘숏폼’이라는 짧고 재미있는 콘텐츠가 가장 인기 있는 전달 방법으로 자리 잡는다. 이러다보니 전통적인 소구 방식인 광고로 상품을 알리던 기업들도 생각을 달리할 수밖에 없다. 예산이 많고 적음을 떠나 소비자의 삶의 변화에 적응하는 것이다. 최근 기업들 사이에서 가장 주목받는 마케팅 기법은 ‘깊은 고객 경험’이다.
최근 세계적인 브랜드가 갤러리로 쓰이던 매장의 일부를 파인다이닝
[송길영의 디스토피아로부터]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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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욱 감독은 데이비드 린의 영화 <밀회>(1945)가 사랑 이야기의 원형으로서 <헤어질 결심>에 직간접적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밀회>는 가정이 있는 중년의 남녀가 사랑에 빠졌다가 본래의 삶으로 돌아가는 이야기다. 기차를 타고 사랑의 도주를 꾀하는 격정 대신 기차를 타고 귀가해야만 하는 혼란한 마음이 영화 속을 내내 부유한다. <밀회>도 일종의 체험 영화라 할 수 있는데, 귀갓길을 재촉하는 기차 소리가 들려오면 주인공의 심리에 동기화되어 덩달아 마음이 초조해지는 경험을 하게 된다. 저 기차를 놓쳤으면, 저 기차를 타지 않았으면. 그러나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헤어질 결심>의 엔딩에선 애타게 ‘서래씨’를 부르는 해준을 스크린 너머에서 애타게 바라보다 심장이 아려오는 경험을 했다. 결말이 너무나 압도적이라 영화관을 빠져나와서도 얼마간 손발이 저릿하고 머리가 멍했다(오메가3를 챙겨 먹자!). <헤어질 결심>을
[이주현 편집장] '헤어질 결심'의 엔딩, 그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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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뭄이 계속되고 있다. 베란다에 새들이 마실 물통이라도 걸어놓아야 하나 고민한다. 인터넷 마트에서 배송 신청을 하려다가 장바구니를 든다. 고체치약을 씹는다. 기온이 높아져 펭귄들이 아사했다는 소식을 본다. 사진이 보일까 무서워 눈으로만 기사를 훑는다. 과일을 사며 20년 후에도 이 과일을 먹을 수 있을지 진심으로 걱정한다. 한편으로는 여전히 연비 나쁜 자가용을 날마다 몰고 다닌다. 사람 두명과 고양이 세 마리가 사는 집에서 에어컨을 방마다 켠다. 많은 서류를 인쇄한다. 세탁기와 건조기와 의류관리기를 쓴다. 택배로 물건을 산다. 물을 틀어놓고 세수하는 습관을 아직도 완전히 고치지 못했다. 사놓고 안 먹은 음식이 냉동실에 가득하다. 가뭄과 기온 변화로 멸종 위기에 놓인 동물이나 생존을 위협받는 지역 사람들의 이야기에 울되, 그 이야기를 와이파이가 연결된 커다란 텔레비전으로 본다. 기후 위기 대응에 가장 효과적인 일은 아이를 덜 낳는 것이라고 한다. 사람 한명이 연간 배출하는 탄소배출량이
[정소연의 디스토피아로부터] 재난의 본질을 내다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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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탑건: 매버릭>의 별점이 올라왔을 때 주섬주섬 인공 눈물을 찾았다. 4명 중 3명이 별 4개 반을 줬다고? 마감하느라 혹사한 탓에 눈에서 별이 보이는 게 아닌가 싶었다. 이런 높은 별점을 최근에 또 언제 봤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36년 만의 속편에 대한 뜨거운 찬사는 일면 이 영화의 역사와 톰 크루즈에 대한 존경이 크게 작용한 결과 같았다. <탑건: 매버릭>이 제작될 수 있었던 배경에 톰 크루즈가 있고, 시리즈와 함께 나이를 먹은 배우/캐릭터의 상황이 영화에 그대로 이식되었으니(과거의 유물로 남지 않고 대체할 수 없는 존재가 되어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는) <탑건: 매버릭>은 가히 톰 크루즈의, 톰 크루즈에 의한, 톰 크루즈를 위한 영화라 할 수 있겠다. 매버릭과 톰 크루즈에겐 공통점이 있다. 위험한 남자라는 것이다. 혹은 위험을 즐기는 남자. <탑건>(1986)에서 찰리(켈리 맥길리스)가 말한 것처럼 매버릭은 마하의 속도로 날지
[이주현 편집장] 제 별점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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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캐릭터라는 단어가 유행했었다. 어느 정도는 방송 예능 프로그램의 영향도 있는 것 같다. 현실의 인물이 등장하는 리얼리티 쇼를 한국에서는 예능이라고 부른다. 물론 인물만 실제로 나오지, 실제 자신과 같은 것은 아니다. 아무리 잘 아는 사람이라도 소위 ‘캐릭터’가 형성되지 않으면 인기가 없다. 방송의 성공은 캐릭터와 캐릭터 사이의 상관관계, ‘케미’에 의해서 결정된다. 예능을 지향한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의 성공도 일정 정도는 캐릭터 플레이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정봉주나 김어준이나, 방송의 모습과 개인의 모습이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캐릭터 플레이로는 박근혜와 최순실 조합이 환상 아니 ‘환장’의 조합이 되었다. 오방색까지 배경으로 끼어들며, 추운 겨울날 천만명이 넘는 사람들을 광화문으로 나오게 하였다. 가슴이 뛰는 감동과는 정반대의 가슴 터지는 속터짐이 발생했다.
결혼하고 9년 만에 큰아이가 태어나면서 뒤늦게 아이들에게 동화를 읽어주고, 만화영화도 같이 보게 되
[우석훈의 디스토피아로부터] 얘기의 재미, 진짜 재밌는 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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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도시2>가 천만 관객을 돌파했다. 화제작이 있을 때 가끔 영화관 나들이를 하던 어머니도 최근 <범죄도시2>를 봤다고 한다. <사운드 오브 뮤직>을 좋아하는 어머니는 <기생충>을 보고서 살인의 동기와 결말에 공감하지 못하겠다며 영화가 잔인하다는 평을 내놓았었는데 <범죄도시2> 역시 영화가 지나치게 잔인하다며 흥행의 이유에 의문을 품었다. 그러면서 ‘송강호가 칸에서 상 받은 영화’ <브로커>의 표도 예매해달라셨다. 요즘 여기저기서 <브로커>와 <헤어질 결심>과 손석구와 <범죄도시2>에 대한 후기를 질문받는다. 확실히 한국영화계가 팬데믹의 터널을 빠져나오고 있다는 신호가 감지된다.
이번주 <씨네21>에선 <범죄도시2>의 천만 관객 기록이 의미하는 바와 그 배경에 대한, 그리고 칸국제영화제에서 <브로커>로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송강호에 대한 긴 이야기를 전
[이주현 편집장] 엔데믹 시대의 천만 영화 그리고 송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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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여전히 메타버스에 대해 의구심을 가지고 있다. 그 몇년간의 열광과 소란과 흥분 속에서도, 코로나19를 거치며 화두로 떠오른 ‘비대면’이라는 이슈 속에서도. 말하자면 인간의 감각이 완전히 구현되지 않은 메타버스는 현실과 제한적인 영향을 주고받을 수는 있더라도 현실의 대체품이 될 수는 없다고 믿는다. 이건 전자책이 종이책을 보조할 수는 있더라도 완전히 대체할 수는 없다고 믿는 구닥다리 애서가의 고집과 비슷하며, 나는 실제로도 구닥다리 애서가를 겸하고 있다.
이건 방구석에 앉아 기술 발전과 문화 변화에 삿대질하는 뒤떨어진 인간의 불만 섞인 호통이라기보다는 심리학을 전공하고 종이책의 곁에서 평생 살아온 사람의 믿음이다. 인간은 도저히 부정할 수가 없이 몸이다. 우리는 겨우 아주 잠깐 동안 디지털 문화를 가졌을 뿐이다. 우리는 몸과 몸이 만나는 일, 물질과 물질을 주고받는 일을 현실로 인지하게끔 진화해왔다. 실제로 접촉은 상호작용에 있어 매우 큰 영향을 주는 요소다. 사람들은 직접
[김겨울의 디스토피아로부터] 인간이라는 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