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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판타스틱4: 실버서퍼의 위협>
<판타스틱4: 실버서퍼의 위협>은 시대착오적이거나 혹은 시대를 앞서가는 슈퍼히어로물이다. 판타스틱 4인방은 다른 현대 히어로들처럼 슈퍼파워의 힘에 대해 고뇌하지도 않고(시대착오적이다!), 심지어 파파라치와 대중의 관심을 받으며 신명나게 악에 맞서 싸운다(시대를 앞서간다!). 그런고로 플롯은 허허실실이고 갈등구조도 맥없이 풀리지만 대륙을 넘나들며 뛰고 나는 판타스틱 4인방의 단순 명쾌한 액션은 호탕하기 그지없다. PG-13 등급 히어로 영화란 이렇게 만드는 것이다.
24. <콘스탄틴>
최고의 캠페인: 폐암 걸린 히어로 콘스탄틴은 새로운 생명을 받고는 담배를 끊는다. 금연운동본부는 지루한 캠페인용 영화 그만 만들고 <콘스탄틴>을 장기상영하시라.
개봉시에는 별로였다 다시 보니 생각보다 근사한 영화들이 종종 있다. DC 코믹스 <헬블레이저>를 원작으로 한 <콘스탄틴>도 그중 하나다
[슈퍼히어로 대백과사전] 슈퍼히어로 영화 베스트 25위~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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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맨>이 4편까지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알고 계신가. 보라색 타이츠를 입은 허허실실 슈퍼히어로 ‘팬텀’이나 오르가슴 레이저를 발사하는 히어로 ‘오르가즈모’는 들어보셨나. <씨네21>이 지금까지 만들어진 슈퍼히어로 영화를 한데 모아 베스트를 매겼다. 스판덱스가 가장 섹시한 순위는 아니다. 참고로 마틴 스코시즈의 <그리스도 최후의 유혹>은 최종 리스트에서 삭제했다. 그게 왜 슈퍼히어로 영화냐고? ‘슈퍼파워로 사람들을 돕지만 그 때문에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도 없는데다가 많은 사람들로부터 핍박받는 히어로’를 그린 작품이라면 당연히 슈퍼히어로 영화 아니겠는가.
50. <캣우먼>
최악의 악당상: 악당 샤론 스톤의 무기는 화장품 부작용으로 철판처럼 두꺼워진 피부다. 이거 혹시 농담?
<캣우먼>의 가장 큰 비극은 팀 버튼과 미셸 파이퍼의 <캣우먼>이 좌초됐다는 거다. 사실 그때 모든 게 끝났어야만 했다. 그러나 돈에 굶주린
[슈퍼히어로 대백과사전] 슈퍼히어로 영화 베스트 50위~26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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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언맨>에 이어서 <인크레더블 헐크>까지, 마블 슈퍼히어로들이 올 여름 박스오피스를 열어젖혔다. 그게 끝이 아니다. 7월2일이면 윌 스미스 주연의 오리지널 슈퍼히어로 <핸콕>이 개봉한다. 8월7일에는 기다렸던 <다크 나이트>가 돌아온다. 슈퍼히어로 영화의 진정한 전성기가 시작됐다. 그래서 <씨네21>은 백과사전을 하나 만들었다. 부제는 ‘슈퍼히어로에 대한 모든 것에 대한 모든 것’이라고 해두자.
※Cine21.com에서는 본 기사의 일부만 발췌되어 서비스됩니다. 전체 기사를 보고 싶으신 분들은 씨네21 658호(2008년 6월 17일 발행)를 구입하시거나 를 이용해 주시길 바랍니다.
[슈퍼히어로 대백과사전] ALL ABOUT SUPER HERO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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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타이틀 시퀀스
연일 펼쳐지는 촛불집회 혹은 시위 혹은 축제. 뭐라고 불러도 좋다. 이번 시위의 특징은 ‘노는 거’다.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르고, 북을 치고, 기타를 치고, 퍼질러 앉아서 맥주도 먹고, 수다를 떤다. 경찰들이 물대포를 쏘면, ‘온수’를 달라고 외치는 사람들. 여전히 냉수 물대포를 쏘면 그 냉수를 온몸으로 받아내며 굳이 ‘비누’를 달라고 외치는 사람들. 이거거든. MB나 꼰대들이 제일 무서워하는 것은 구호나 플래카드나, 조직위원회의 커다란 차나, 확성기 외침 따위가 아니다. 인민대중의 쉬지 않는 웃음과 놀이야말로 가장 위대한 무기. 위대한 소설가 커트 보네거트도 이렇게 말하지 않았던가. “유머는 공포에 대한 반응이자, 신을 찾아서 안도하고 싶은 몸짓이다.” 21세기에 다가온 이 뜬금없는 무책임한 공포를 우리의 친구들은 이렇게 여유로운 유머로 맞이한다. 그리고 이들 손에는 무언가가 들려 있다. 바로 카메라. 모양도, 색깔도, 성능도, 기능도 다르다. 그러나 그들
영화감독 최진성, 촛불집회에서 카메라를 든 사람들을 뒤쫓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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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면서 싸우니까 저쪽도 답답할 거예요. 놀면서 싸우는데 (우리를) 어떻게 이겨요?” 촛불시위가 한달 넘게 계속되고 있다. 목소리는 점점 커져간다. 아이들의 작은 함성에 ‘기껏해야 얼마 가겠어’라고 시큰둥했던 어른들까지 거리로 뛰쳐나왔다. 시위 양상 또한 과거와 다르다. 필수지참물이었던 엄숙과 비장과 결연함 대신 캠코더와 카메라를 들고 나와 부지런히 자신들의 ‘삶’을 직접 기록하고, 공유하고, 만끽한다. 프레스 완장이 없으면 어떤가. 전문 다큐멘터리스트가 아니어도 좋다. 진보신당의 와이브로 생중계인 ‘칼라TV’ 등에서 자원활동을 하며 촛불시위에 참여해왔던 최진성 감독(<뻑큐멘터리-박통진리교> <그들만의 월드컵> <동백꽃> <히치하이킹> 등 연출)이 디지털로 무장하고 상황을 실시간 전송하는 ‘무한’ ‘이종’ ‘게릴라’ 카메라맨들에 대한 연대의 글을 보내왔다.
[카메라를 든 사람들] 우리의 무기는 놀이하는 카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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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물에 만족하나.
=스탭들과의 기술시사를 5월30일에 했고, 6월1일에는 점검 차원에서 혼자 영화를 봤는데 관객과의 정면승부에서 질 것 같지는 않더라. 코미디를 위해 여러 가지 장치를 마련해놓았는데 내가 의도했던 데서 웃음이 튀어나왔다. 썰렁한 반응이 나오면 나는 죽는 건데 말이다. 혼자 마지막으로 점검하면서 마음이 편안했다.
-사실상 <공공의 적>의 2편인 셈인데 어떤 점에 염두를 뒀나.
=<공공의 적>은 내가 만들었지만 이성재가 연기했던 악당 캐릭터가 좀 불편했다. 강철중이라는 캐릭터는 좋은데 그에 비해 적은 너무 단순했다. <공공의 적2>의 정준호도 가진 자라 자신이 나쁜 짓을 하는지도 모르는 악당이었다. 반면 <투캅스> 1편은 굉장히 자연스러운 웃음이 있었다. 웃지만 그냥 막 웃어넘기는 그런 영화는 또 아니었다. 그래서 <공공의 적>의 캐릭터가 좋으니까 그 캐릭터에 <투캅스> 스타일을 얹어보자는 생각을 했
[강우석] “이걸로 안 되면 나는 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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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철중: 공공의 적 1-1>(이하 <강철중>)은 강우석 감독 개인에겐 카운터펀치 같은 의미를 갖는 영화다. 오로지 상업영화, 오락영화를 만들어왔던 그는 <실미도> 이후 <공공의 적2>와 <한반도>를 만들면서 노선을 급선회했다. 그는 이들 영화를 통해 세상에 대한 자신의 주장을 거침없이 직설화법으로 외쳤지만, 평단은 물론이고 대중적 반향 또한 그의 기대를 밑돌았다. 그가 <공공의 적>의 사실상 직계 후손이라 할 수 있는 <강철중>을 만들기로 작심했던 것은 이 같은 상황을 반전시키기 위해서였을 것이다. 그러니까 그는 자신이 가장 잘 만들어왔다고 자부하는 오락영화, 상업영화를 통해 감독으로서 승부수를 띄운 것이다. 지난 6월2일 기자 시사를 통해 첫선을 보인 <강철중>에 대한 일차적인 반응은 그의 의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편이다. 다양한 비판도 제기되지만 대체로 ‘무난한 오락영화’라는 의견이 나오고
<공공의 적>의 속편 <강철중: 공공의 적 1-1>의 성취와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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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 만의 컴백이다. <공공의 적>(2002)에서 관객을 웃기고 울렸던 강철중 형사가 마침내 복귀한 것이다. <공공의 적2>(2005)가 있긴 하지만 그 영화 속 강철중은 세상에 대해 ‘메시지’를 내지르는 사명감 투철한 검사였다. 무식하고 게으르지만 일단 뭔가를 물면 절대 입을 벌리지 않는 미친 개 같은 캐릭터 강철중이 <공공의 적>의 진정한 매력이었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공공의 적2>는 시리즈 영화로서 정통성을 부여하기 어려웠다. ‘공공의 적1-1’이라는 부제를 달고 나온 <강철중>은 그런 면에서 <공공의 적>의 적자(嫡子)에 해당한다. 과연 <강철중>은 <공공의 적>을 어떻게 계승하고 있나. 그리고 어떻게 차별화하려 하는가. 그 성취와 한계를 짚어본다. 강우석 감독과 설경구의 인터뷰도 함께 싣는다.
<강철중: 공공의 적 1-1> 미친 개 강철중의 컴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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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연희 감독만큼 대중에게 얼굴이 잘 알려진 의상감독은 없을 게다. 이름만으로 얼굴이 쉬이 떠오르지 않는다고? 얼마 전까지 전파를 탔던 인테리어 벽지 광고를 하나 떠올려보시라. 이영애에게 “누구 감각?”이라고 묻던 지인(知人). 그녀가 바로 마연희 의상감독이다. 궁금증은 거기서 출발한다. <영화는 영화다>는 김기덕 조감독 출신인 장훈이 메가폰을 쥐고 김기덕 사단의 스탭들이 그대로 참여한 누아르영화다. 우아한 여배우에게 감각을 조언하던 자그마한 체구의 여자 의상감독이 김기덕 사단의 액션영화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 뭘까. 표면적인 이유야 간단하다. “<아름답다>랑 김기덕 감독님 신작 <비몽>에서도 의상을 맡았으니까. 그 인연으로 계속해서…. (웃음)”
<영화는 영화다>는 주먹과 예술이 싸움질하는 이야기다. 강패(소지섭)는 폭력조직에서 넘버 투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깡패다. 수타(강지환)는 스타급 배우다. 수타는 <영화는 영화다>라는
[하반기 한국영화] 마연희 의상감독이 말하는 <영화는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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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가 사람을 먹는다. 영화 <차우>의 제목으로 쓰인 ‘차우’는 바로 그 식인멧돼지를 일컫는 이름이다. 몸길이 2m. 추정 몸무게 약 410kg. 지리산 기슭의 10년 무사건사고 마을 삼매리를 공포로 몰아넣는 이 거대한 몸집의 동물은, 세상에 있을 법하나 실제 존재하지는 않는 가상의 동물이다. 말하자면 <차우>에서 삼매리 마을 사람들과 뒤엉키는 식인멧돼지는 100% 가짜다.
<차우>는 코미디와 호러를 독특한 감각으로 조합한 영화 <시실리 2km>(2004)로 데뷔한 신정원 감독의 두 번째 연출작. 이 영화의 멧돼지 CG 작업은 ILM 출신의 할리우드 스탭 한스 울리히가 맡고 있다. CG 작업이라고 해서 문자 그대로 컴퓨터상에서 픽셀로만 완성되진 않는다. ‘차우’는 세 가지 타입으로 만들어졌다. 애니매트로닉 버전, 스턴트 버전, CG 버전. 애니매트로닉 버전은 눈 깜박임이나 귀 펄럭임 등 섬세한 신체 표현들이 가능한 고가의 로봇 인형이고,
[하반기 한국영화] 한스 울리히 CG수퍼바이저가 말하는 <차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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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사랑하는 사람과 살고 있습니까?’ 이 질문에 대한 정윤수 감독의 1년 전 대답은 단호한 부정이었다. 내 것보다는 남의 물건을 탐냈던 <지금 사랑하는 사람과 살고 있습니까?>(2007)의 네 주인공은 ‘지금 살고 있던 사람’을 떠나서야 행복을 찾을 수 있었다. 하지만 같은 질문에 대해 정윤수 감독은 이제 복잡한 긍정으로 답한다. 한 남자와 결혼해 행복한 삶을 살던 여자가 다른 남자와 사랑에 빠져 또 한번의 결혼을 감행하는 이야기 <아내가 결혼했다>는 이혼없이 두 가정을 거느리는 대담한 여자의 로맨스다. 박현욱의 동명 소설이 원작으로 <인어공주> <팔월의 일요일들>의 송혜진 작가가 각본을 쓴 작품. 제도가 둘러놓은 울타리 속에서 <지금 사랑하는 사람과 살고 있습니까?>의 주인공들이 자기 집을 버린 채 옆집을 탐했다면, <아내가 결혼했다>의 여주인공 인아(손예진)는 자기 집도 지키고 저 아래 경주에 새로운 집도 차린다
[하반기 한국영화] 정윤수 감독이 말하는 <아내가 결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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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고고클럽을 무대로 통행금지의 밤을 젊음으로 질주하던 고고밴드 ‘데블스’가 온다. <고고 70>은 바로 70년대 기지촌 클럽을 전전하던 보컬 상규(조승우)와 기타리스트 만식(차승우), 그리고 그들의 6인조 그룹 데블스의 이야기다. 화려한 무대매너와 카리스마로 고고클럽 ‘닐바나’를 주름잡던 그들은 폭발적인 인기를 얻게 되고, 함께 상경한 미미(신민아) 역시 매력적인 춤과 패션으로 동반 인기를 얻는다. 하지만 화재로 멤버가 사망하는 사건도 벌어지고, 긴급조치 9호로 무대마저 잃게 된다. 그런 어려움 속에서도 데블스는 다시 열정의 무대를 준비한다. 음악이라면 무엇이든 하는, 오직 음악을 향한 열정이 그들을 이끈다. <고고 70>은 바로 모처럼 만나게 되는 순도 100%의 음악영화다. <다세포 소녀> <짝패> <라디오 스타> 등을 거치며 쉼없이 달려왔던 방준석 음악감독 역시 오직 그 열정 하나만으로 <고고 70>에 매달렸
[하반기 한국영화] 방준석 음악감독이 말하는 <고고 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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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성의 아침이다. 잠에서 깨어난 남자는 익숙한 손짓으로 축음기를 켠다.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은 경쾌한 재즈. 그런데 멜로디가 익숙하다. “옛날에~ 금잔디~ 동산에~.” 남자는 재즈로 편곡된 <메기의 추억>을 들으며 옷을 입고, 머리를 만지고, 구두를 닦는다. “음, 멋있어.” 거울 속 용모에 만족한 남자가 발랄한 스텝으로 집을 나서는 순간. 잡음으로 가득한 축음기의 음질은 5.1채널의 서라운드로 변신한다. <모던보이>의 음악을 맡은 이재진 음악감독의 말에 따르면 이 장면은 일종의 선전포고다. “아마 당시의 사람들에게는 축음기 소리가 5.1채널처럼 들렸을 것이다. 그처럼 <모던보이>도 모노가 아닌 5.1채널 버전의 경성을 보여주겠다는 의도였다. (웃음)”
음악은 <모던보이>의 “첫번째 퍼즐”이다. 1930년대 경성이 배경이자 중심 캐릭터인 영화를 만들면서 제작진이 겪은 가장 큰 고민은 “고증의 하한선과 모던의 상한선을 어디에 둘 것인
[하반기 한국영화] 이재진 음악감독이 말하는 <모던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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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24는 영조가 즉위한 해다. 그러나 여균동 감독의 퓨전사극에서 1724가 뭐 그리 중요하리오. <1724 기방난동사건>이라는 제목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단어는 오히려 ‘난동’이다. 권유진 의상감독(해인엔터테인먼트 대표)도 그렇게 생각했던 모양이다. “시나리오를 보니 정통사극이 아닌 건 분명했다. 재미는 있겠지만 정말 어렵겠다 싶더라.” 고증과 과장을 잘 배합하는 것이 최대 관건임은 분명해 보였다. “너무 고증과 관계없이 나가면 대개의 감독들은 이렇게 말한다. 너무 지나친 거 아닌가요? 고증을 잘 살려서 만들어가면 감독들은 또 이런다.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은데요? (웃음) 그 사이를 잘 조절해야 한다.” 하지만 생각했던 딜레마는 없었다. 여균동 감독은 고증은커녕 난동보다 더한 난동을 원했던 것이다.
하긴 <1724 기방난동사건>이라는 영화 자체가 조선시대에도 조폭들이 있었을 것이라는 상상으로부터 시작된 완벽 퓨전요리다. 천둥(이정재)은 조선 제일의 주먹이
[하반기 한국영화] 권유진 의상감독이 말하는 <1724 기방난동사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