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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영상위원회의 시리즈 단행본 <부산의 장면들>이 2024년 창간호를 펴냅니다. <부산의 장면들> 창간호는 부산영상위원회가 2000년 이후 촬영을 지원해온 1877편의 영화·드라마 중 주요 작품 20편을 선정했습니다. 그리고 스무 작품의 부산 촬영기를 각작품의 제작진이 생생하게 회고한 제작기와 함께, 부산 촬영에 대해 깊은 이야기를 전해준 이들과의 인터뷰를 엮었습니다. <국제시장> <해운대>로 부산과 깊은 연을 맺어온 윤제균 감독을 비롯해 <변호인>의 양우석 감독, <리바운드>의 장항준 감독, <무빙>의 박인제 감독, <D.P.> 시리즈의 한준희 감독 등이 그 주인공입니다.
20편의 작품은 총 5개의 테마로 나뉩니다. 먼저 ‘부산의 아들 윤제균’에서는 부산을 “영원한 마음의 안식처”라 밝힌 윤제균 감독과 부산과 영화에 대한 진득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천만 영화’ 테마에선 <파묘>
[연속기획 1] 부산영상위원회 아카이브 총서 <부산의 장면들> #1, <부산의 장면들>을 펴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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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 <룩백>의 성취는 동명의 단편 만화를 적절히 계승하는 동시에, 연출자의 특색까지 놓치지 않으며 첫 장편애니메이션을 완성한 오시야마 기요타카 감독의 역량으로부터 큰 힘을 받는다. 그의 실력은 어느 순간 깜짝 등장한 것이 아니다. <바람이 분다>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로 미야자키 하야오와, <스페이스 댄디>로 와타나베 신이치로와, <데빌맨 크라이베이비>로 유아사 마사아키와 협업했고. TVA <플립 플래퍼즈>를 감독하며 20년간 최정상 애니메이터의 길을 묵묵히 걸어왔기 때문이다. 3D와 AI가 틈입하는 애니메이션 세계에서 오시야마 감독은 손 그림으로 <룩백>을 그리며 후지노와 쿄모토의 우주와 같은 눈동자, 그 속에 담긴 감정 그리고 우리의 마음을 움직일 수밖에 없는 <룩백>의 동세와 정적을 만들어냈다.
- <룩백>이 한국에서 큰 인기를 얻은 풍경을 어떻게 바라보나.
[인터뷰] 응원의 마음을 발신하기, <룩백> 오시야마 기요타카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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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는 그냥 읽기만 하는 게 나아. 직접 그릴 게 못돼.” “그럼 후지노 넌 왜 만화를 그려?” 왜라는 질문에 답하기는 참으로 성가시고 어렵다. 왜 하냐고? 왜 하겠어… 하고 입을 떼면 오직 한 가지 이유가 떠오르다가도, 또 너무 많은 이유들이 입에 고인다. 왜 만화에 관련된 일(만화편집자)을 하게 되었냐는 물음을 종종 들을 때마다 그런 심정이다. 좋아서… 하고 답하기엔 너무 순수해 보이니까, ‘때 좀 묻은 답을 해야 하나?’ ‘아니 근데 정말로 나 이 일을 왜 하지….’ 하다 보니 떠오르는 어떤 날. 12살의 나는 동네 서점에서 장안의 화제라는 일본 만화 신간 1권을 산다. 얼마나 재밌는지 한번 봐주겠다는 마음으로 두근두근 래핑된 비닐을 뜯고 책을 읽기 시작한다. 집에 걸어오는 동안 읽는다. 신호등을 건너며 읽는다. 몇몇 사람들이 쳐다본다. 신경 쓰지 않고 나는 책을 들고 읽으며 집으로 걸어간다. 개천을 지나고 헉헉대며 언덕을 오르고… 아파트 현관 앞에 도착하니 어느덧 만화책도
나의 그날로 돌아가는 마법 - 김해인 편집자의 <룩백>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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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지는 기사엔 <룩백>에 대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룩백>은 어떻게 26만 한국 관객(10월10일 기준)의 마음을 동하게 했을까. 57분이란 러닝타임과 메가박스 단독 개봉이라는 여러 특이점을 지닌 채 극장가의 애니메이션 열풍을 이어간 <룩백>의 사례를 되짚어 마주하는 일이 마땅한 때다. 그리고 이를 위해선 무엇보다 <룩백>의 감정적 가능성을 그러모아 펼치는 일이 수반되어야 한다. <룩백>의 흥행과 인기를 적절한 배급 전략, 한국 애니메이션 시장의 동향 같은 작품 외적인 문제로 벌릴 수도 있지만, 무엇보다 먼저 반응해야 할 것은 감정의 영역이다. <룩백>의 관객은 만화가를 꿈꾸며 우정을 나눈 주인공 후지노(가와이 유미)와 쿄모토(요시다 미즈키)의 마음에 감화돼 극장을 나섰고, 그 감화가 점차 퍼져 더 많은 관객을 불렀기 때문이다. <룩백>의 성취를 살피기 위해선 작품의 마음을 전해 받은 사람들의 마음
[기획] 우리의 마음을 건드린 <룩백>을 마주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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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ACFM의 부산영상위원회(이하 부산영상위) 25주년 AI 포럼 기획을 총괄한 양종곤 부산영상위 사무처장의 가치관은 확고하다. 부산영상위의 미래는 AI 시대를 맞이하는 산업의 동향과 함께한다. 다만 그 과정에서 맞닥뜨리는 사회적 문제, 공공성에 대한 고찰을 해결하는 것 역시 부산영상위의 숙제다. 양종곤 사무처장에게 그 숙제를 풀 실마리를 물 었다.
- 25주년 기념 세미나에서 그간 부산영상위의 공적을 정리하는 것이 아니라 AI 이슈의 토론을 택한 이유는.
20주년 때 기관 아카이빙 전시, 행사, 책자 제작 등은 잘 마쳤다. 5년이 지난 지금,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몰려오는 신기술의 도래에 맞춰 차후 부산영상위 25년을 미래지향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올해 전주국제영화제부터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부산국제영화제까지 국내에서 AI 관련 영화·영상업계 포럼이 많이 개최됐지만 우리는 보다 넓은 시선에서 AI 산업 전반의 동향과 부산영상위의 비전까지 합쳐 행사를
[인터뷰] AI 산업의 동향과 함께 가겠다, 양종곤 부산영상위원회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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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 인프라는 세계 일류 수준의 경쟁력을 갖추고 있지만 그럼에도 코로나19 펜데믹 이후 영화·영상 산업 패러다임 변화에 따른 부산 촬영편수 감소는 불가피하다.” 이에 부산영상위원회(이하 부산영상위)는 부산 로케이션 이니셔티브(BLI)를 발표하고 위기 속에서도 지역영화 제작의 활성화를 위한 발걸음에 나섰다. 강성규 부산영상위 운영위원장이 내건 다음 목표는 ‘촬영도시’에서 ‘제작도시’로의 이행이다.
- 올해 부산영상위가 창립 25주년을 맞이했다. OTT, AI 이슈를 중심으로 영화산업의 과도기를 맞이한 시기에 소회를 들려준다면.
10월7일 열린 세미나 기조 발제에서 거론된 지역영상위원회의 성공 요건 중 영화 친화성, 그리고 파트너십 부문이 있는데 지난 25년간 부산은 부산국제영화제, 그리고 시 차원의 지원 등에서 그 참여도를 자부할 수 있다. 부산만큼 영상위원회가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각종 공기관의 소통이 수월한 곳을 찾기 힘들 것이다. 이러한 제반 여건을 토대로 평균적으로
[인터뷰] 초국적 영화제작의 교두보, 강성규 부산영상위원회 운영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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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6일 아시아콘텐츠&필름마켓(ACFM) AI 콘퍼런스에서 부산영상위원회가 창립 25주년 기념 AI 포럼을 열어 AI 기술과 한국 영화·영상산업에 얽힌 세 가지 이슈를 정리하고 토론했다. 발제로는 IT 기업 솔트룩스의 이경일 대표가 AI 산업의 기술 동향과 한계를 설명했고, 장원익 엑스온스튜디오(XON Studios) 대표가 생성형 AI를 활용한 버추얼 프로덕션과 디지털 로케이션 촬영의 미래를 점지했다. 황경일 CJ ENM 저작권환경개선 TF장은 AI 기술에 관한 저작권과 창작자의 권리 문제를 짚었다. 마지막으로는 AI 기술의 향후 행보에 대한 발제자 세명의 토론이 이어졌다.
모든 게 바뀌는 시대
“7년 전을 기점으로 AI 기술은 이전보다 100배 빠르게 진보 중이다.” 이경일 대표는 2017년 구글이 ‘트랜스포머’라는 대규모 언어 모델 기술을 개발한 이후에 생성형 AI 기술이 지난 5~6년간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진보의 속도를 현실적으로 어떻
[기획] 지금은 AI 기술의 변곡점, 부산영상위원회 창립 25주년 기념 AI 포럼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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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영상위원회가 창립 25주년을 맞은 올해. 부산영상위원회가 의장을 맡고 있는 아시아영상위원회네트워크(AFCNet) 역시 20주년을 맞이해 부산국제영화제 기간 중 이를 기념하는 세미나와 리셉션이 열렸다. 아시아콘텐츠&필름마켓(ACFM) 기간 중 마켓 행사장 내에서 진행한 이번 행사들은 변화하는 글로벌 프로덕션의 환경과 AI 시대에 대한 뜨거운 관심 속에서 부산과 해외 영화인들이 만나는 네트워킹의 장으로 거듭났다. ACFM 현장, 그리고 세미나를 전체적으로 기획한 강성규 부산영상위원회 운영위원장과 AI 세션을 준비한 양종곤 부산영상위원회 사무처장의 인터뷰를 함께 전한다.
부산영상위원회가 AFCNet 설립 20주년을 맞아 지난 10월7일 오전 특별 세미나를 개최했다. 6일부터 부산 벡스코 제2시전시장에서 문을 연 ACFM의 일환이다. AFCNet은 아시아 내 필름 커미션 및 촬영 지원 기구로 이뤄진 국제 네트워크로, 현재 19개국 49개 기관이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의장을
[기획] 부산, 로케이션 이상의 글로벌 영화제작 거점으로 - 설립 25주년 맞이한 부산영상위원회의 현재와 미래, AFCNet 20주년 세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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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숱한 천만 영화를 배출했던 과거의 성공 방정식이 더이상 유효하지 않다.”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가 한창이었던 지난 10월4일, ‘CJ 무비 포럼’이 열린 CGV센텀시티의 한 상영관에서 윤상현 CJ ENM 대표가 마이크를 잡고 토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IP 파워 하우스를 꿈꾸는 CJ ENM은 세상을 바꾸는 스토리텔링의 힘을 믿는다.”
CJ ENM, <씨네21>, 부산국제영화제가 공동주최한 CJ 무비 포럼의 태도도 그러했다. 급변하는 콘텐츠 산업의 풍경을 직시하고, 그 변화의 최전선에 있는 CJ 계열사 경영진과 차세대 감독들의 경험을 공유하고자 마련한 이번 행사의 메인타이틀은 ‘새로운 패러다임 탐색하기’(Navigating the New Paradigm). 이 항해는 “연간 1조원 규모의 콘텐츠 투자를 지속하겠다”라고 선언한 윤상현 CJ ENM 대표의 오프닝 스피치로 시작해 티빙과 CGV 소비자의 마음을 살핀 1부 ‘인사이트 토크’, CJ 계열사 리더들이 콘
[기획] 지금 여기, 극장에 어떤 변화가 필요한가 - CJ 무비 포럼 지상중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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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목은 ‘이목을 끈다’에 쓰인 이목(耳目)과 다른 한자를 쓰지만, 관객의 이목을 끌기 충분한 배우다. 시리즈 <네 아이는 네 아이가 아니다>(2018)로 데뷔한 이목은 넷플릭스 시리즈 <희생자 게임>(2020)으로 대만 최고의 방송 시상식인 금종장에서 신인여우상을 수상하며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이후 대만영화계가 이목을 찾기 시작했다. 2019년 대만 박스오피스 흥행 1위였던 <반교: 디텐션>(2019)으로 스크린에 진출한 이목은 이후 금마장 여우조연상 후보에 올랐던 <청춘시련>(2022), 청춘의 무구한 얼굴을 내세우며 로맨스영화의 주연이 될 가능성을 입증한 <내 친한 친구의 아침식사>(2022), 금종상, 금마장, 타이베이영화상을 모두 석권한 라이멍지에 감독의 신작이자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의 오픈시네마 초청작인 <여름날의 레몬그라스>(2024) 등의 영화를 통해 지금 가장 주목받는 대만의 20대 배우 중 하나로
[인터뷰] 이목을 끄는, 주목하게 되는, 배우 이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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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스타 도착!” 화려한 드레스를 입은 송운화가 인터뷰 룸에 입장하며 레드카펫 포토월에 선 양 너스레를 떤다. 이후 자리에 착석한 송운화는 기자에게 이 인터뷰가 혹시 영상으로도 나가는지 물었다. 그럴 리 없다고 답하자 송운화는 그럼 편하게 수다나 떨자며 킬힐을 벗어던지고 소파가 안마 의자라도 되는 양 드러누웠다. 한몸 바쳐 좌중을 편하게 만든 후 진중한 대화를 이어가는 송운화의 모습에 <나의 소녀시대>(2015)의 수선스러운 린전신과 <안녕, 나의 소녀>(2017)의 굳센 소녀 리은페이가 자연히 겹쳐 보였다.
- 올해 <나의 소녀시대>의 10주년을 맞아 전 배우와 스태프들이 동창회를 가졌다고 들었다.
사실 배우들과 자주 만났는데, 기념일에 작정하고 만난 건 처음이라 감회가 새로웠다. 10년 전 나와 린전신이 비슷한 나이여서 그런지 린전신과 깊이 동일시하며 현장을 즐겼다. 그런데 이젠 조금 거리가 생겼다. 작품의 제목처럼 내가 ‘소녀’였던 시
[인터뷰] 배우와 작품은 인연으로 맺어진다, 배우 송운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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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 한 장면에 배우의 몫은 얼마나 될까. 그 장면을 손수 지휘한 연출자, 장면을 위한 대사를 쓴 작가는 크레딧이 명확하지만, 그 장면을 온전히 체화하는 배우는 얼마만큼의 소유권을 주장할 수 있을까. 배우 가진동은 이 의문에 대한 답을 본인의 행동으로 대신한다. 올해 7월, 가진동은 자신의 데뷔작이자 출세작인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2011)의 한국 리메이크 소식을 듣고, 주연배우 및 제작진과 미팅을 가졌다. 그는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의 각본가도, 감독도 아니었지만 지금의 자신을 있게 만든 영화를 향한 책임감으로, 작품이 해외 각국에서 재탄생할 때마다 꼭 찾아 관람한다. 가진동은 이번 만남에서 대만과 한국의 문화 차이가 얼마나 다른 이야기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 논의했다. “지진을 포함한 재해의 빈도, 풍등을 날리는 문화 등이 한국과 대만은 다를 수밖에 없지 않나. 원작의 중요한 설정이 한국판에선 어떻게 달라질지 궁금했다. 수많은 나
[인터뷰] 도전을 멈추지 않는 호기심, 배우 가진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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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백굉은 금마장 시상식 연기상 후보에 3회 올라 남우조연상을 1회 수상한 연기파 배우고, 리얼리티 쇼 <완삼개>(2019)의 MC로 금종장 시상식에서 최우수 남자 MC상까지 거머쥔 전천후 엔터테이너다. 연기력과 매력을 적재적소에 발휘할 줄 아는 임백굉은 한국영화 <슬픈 열대> 출연까지 확정하며 글로벌 시장에 나설 준비를 하고 있다.
- 최근 <메리 마이 데드 바디>가 대만에서 높은 흥행 기록을 달성했다. 이 연기로 큰 호평을 받았는데 어떤가.
내가 연기한 마오방위는 다른 작품 속 귀신들과 달리 사람을 놀라게 만들지 않아 좋았다. 더군다나 죽은 지 얼마 안돼 인간 세상에 여전히 미련이 많고, 현세에 여러 여한을 덧씌우려 애쓰는 캐릭터라는 점이 재밌었다. 아마 중국어를 잘 아는 관객이라면 마오방위가 버디인 우밍한(허광한)과 성 지향성, 외모, 말투 등이 대비된다는 걸 대사의 뉘앙스로 알아챌 것이다.
- <화신적안루: 불의 눈물>(2
[인터뷰] 나로서 카메라 앞에 서기, 배우 임백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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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가연이 1년 만에 한국을 찾았다. <씨네21>과의 만남 또한 1년 만이다. 가가연은 이번 방한 중 부산국제영화제의 동네방네비프에서 열린 <상견니>의 야외 상영에 함께해 <상견니>의 팬덤을 만났고, 2024 아시아콘텐츠어워즈 & 글로벌OTT어워즈의 본심 심사에 참여해 아시아 각지에서 만들어지는 문화 콘텐츠를 확인했다.
- 민락수변공원에서 <상견니>의 상영이 있었다.
<상견니>가 5년 전 작품인데 부산에 와서도 <상견니>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사실이 신기하다. 나 역시 <상견니>를 촬영할 당시에도 대본이 너무 좋아서 본 방송을 기다렸을 정도다. 가끔 내게 다가와 “저 <상견니> 좋아해요!”라고 고백하는 사람들을 볼 때마다 ‘정말 수준 높은 분이다’라고 속으로 생각한다. (웃음)
- <상견니>의 상영 이외에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경험한 인상적 순간이 있다면.
올해
[인터뷰] 일상에 충실한 창조자, 배우 가가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