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이때 기억나요. 이렇게(속옷 차림으로) 단체사진 찍었었지.” 신동일 감독과 배우 이혜은은 관객과의 대화가 시작되기도 전에 상영관 앞에 전시된 <코르셋>(감독 정병각, 1996) 스틸을 보며 대화를 이어갔다. <코르셋>은 명필름 창립작이자 이혜은의 데뷔작이며 신동일 감독이 연출부로 참여했던 작품이다. ‘웰컴 투 씨네리’ 둘쨋날 첫 행사로 상영된 <컴, 투게더>는 신동일 감독과 배우 이혜은이 “<코르셋> 이후 20년 만에 감독과 배우로 만나 작업한 영화”다. 영화 상영이 끝난 뒤 배우 임형국도 참여한 관객과의 대화에서는 “미영(이혜은)의 나이가 시나리오에서는 훨씬 많았다”는 시나리오 작업부터 “범구(임형국)가 가진 가부장적인 면모를 설득력 있게 구축해야 했다”는 배우의 캐릭터 작업에 이르기까지 제작 뒷이야기가 생생하게 나왔다. _김성훈
‘웰컴 투 씨네리’의 첫날 첫 번째 행사는 <야근 대신 뜨개질>의 상영이었다. 상영 뒤엔 박소현 감독과 관객의 대화가 이어졌다. 박소현 감독은 “30대 여성들의 수다를 통한 연대를 카메라에 담고 싶었으나 뜨개질 프로젝트는 허무하게 끝나고, 다큐멘터리의 주인공 나나, 주이, 빽이 모두 퇴사를 하는 상황에 당황하기도 했다”면서 이 작품의 미래가 어떻게 될지 내심 걱정스러웠다는 속마음을 들려줬다. 제목이 ‘야근 대신 퇴사’가 돼야 하는 게 아니냐는 관객, 현재 회사에서 노조 설립을 준비 중인데 영화를 보고 힘을 얻었다는 관객 등 <야근 대신 뜨개질>에 공감한 관객의 이야기도 따뜻하게 이어졌다. _이주현
“아마도 이 자리가 올해 <우리들>을 상영하는 마지막 기회가 되지 않을까 싶다.” <씨네21>의 마지막 페이지 칼럼 ‘디스토피아로부터’의 필자이자 <씨네21>이 선정한 2016년의 신성, 윤가은 감독 또한 ‘웰컴 투 씨네리’ 행사를 찾았다. 아역배우들의 선전이 유독 돋보였던 지난해, <우리들>은 아이들의 생태계를 가장 매력적으로 펼쳐 보인 영화라는 평을 들었다. 윤가은 감독은 “어린 친구들은 백지 같다. 내가 틀에 박히게 생각해왔던 것들을 이 친구들을 통해 순식간에 환기하게 되는 놀라운 경험을 했다”라며 아역배우들과 함께 작업하는 것의 즐거움을 전했다. “속편을 만들 생각은 없냐”라는 관객의 질문에 윤가은 감독은 리처드 링클레이터의 <보이후드>를 인용해 “그렇게 된다면 한국판 <걸후드>라고 불러야겠다”라고 대답하며 객석에 웃음을 선사했다. _장영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