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가 새롭진 않다. 진구와 친구들은 더위를 피해 남극으로 놀러갔다가 얼음에 묻힌 신기한 팔찌를 발견한다. 팔찌의 주인이 궁금해진 친구들은 타임머신을 타고 10만년 전 남극으로 떠나고 그곳에서 만난 수수께끼의 소녀, 박사와 지구를 구할 모험을 벌인다. 대개 얼마나 새롭고 신기한 걸 보여줄까 고민하다 엇박자를 내는 작품들과 달리 <남극 대모험>은 기본에 충실하다. 진구를 비롯한 친구들의 캐릭터를 해치지 않는 선에서 이야기를 확장해 나가는 한편 우정의 소중함, 추억의 가치 등 초심으로 돌아오는 걸 잊지 않는다. 도라에몽의 비밀도구를 통한 화려한 볼거리나 기발한 상상력이 빛을 발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물론 얼음세공인두, 말랑말랑 스프레이 등 4차원 도구를 통한 예기치 못한 재미에도 충실하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의 조감독을 맡았던 다카하시 아쓰시 감독은 욕심 부리지 않는 안정된 연출로 시리즈의 공든 탑 위에 정성스레 돌을 하나 더 올렸다.
<극장판 도라에몽: 진구의 남극 꽁꽁 대모험> 신기한 팔찌의 주인을 찾아, 10만 년 전 남극으로 떠나자!
글
송경원
2017-08-09
도라에몽은 무엇이든 할 수 있다. 신기한 도구를 꺼내는 만능 주머니 이상으로 ‘도라에몽’ 시리즈 자체가 만능에 가깝다. 미래에서 찾아온 고양이로봇은 어린 시절 누구나 한번쯤 꿈꿔봤을 이상적인 친구를 완벽히 구현한다. 37년째 시리즈를 이어올 수 있었던 건 단순하지만 핵심을 건드리는 이러한 설정이 무엇이든 넉넉히 받아들일 수 있도록 열려 있기 때문이다. 국내 11번째 극장판으로 다시 찾아온 <도라에몽: 진구의 남극 꽁꽁 대모험>(이하 <남극 대모험>) 역시 다시 한번 도라에몽의 진가를 증명한다. 일본 박스오피스 1위는 물론 시리즈 역대 수익도 경신할 만큼 열광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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