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 러브즈 미>는 부다페스트를 배경으로 ‘마라첵 향수점’에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담고 있다. 바람둥이 코달리(개빈 크릴)와 그의 연인 리터(제인 크라코스키), 얼굴만 맞대면 싸우기 일쑤인 아멜리아(로라 베난티)와 조지(재커리 리바이) 등 개성 있는 캐릭터를 통해 좁은 공간에서도 다채로운 이야기를 만든다. 이들 중에서 가장 중심이 되는 두 사람은 아멜리아와 조지다. 둘에게는 얼굴도 모른 채 편지로 사랑을 키워온 상대가 있다. 두 사람은 같은 날, 같은 곳에서 각자의 파트너와 첫 만남을 갖기로 되어 있다.
이 정도 소개만으로도 결말은 쉽게 상상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인형의 집같은 무대 세트와 흥겨운 노래가 있다면, 고루한 러브 스토리도 낭만으로 넘어가게 된다. 컴퓨터그래픽을 비롯한 각종 특수효과가 난무하는 스크린에서 벗어나, 여전히 한정된 자원으로 공연하는 무대예술만의 정겨움을 느낄 수 있는 작품. 무대 위 계절은 크리스마스까지 흘러가는데, 개봉일은 너무나 뜨거운 여름이란 사실만이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