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나의 가역반응》은 좀 ‘많이’ 다르다. 간략히 설명하자면, 부유하는 듯한 공기 속에서도 꽤나 선명한 멜로디를 느낄 수 있고, “좀 잔잔하다” 싶으면 꽤나 강렬한 리듬이 등장하며 인상적인 순간들을 구축하는 앨범이다. 앞서 언급한 <권태> 외에도 기타 노이즈의 아름다운 잔상을 일궈낸 <몰락>, 다채로움이라는 측면에서 단연코 음반의 하이라이트라 할 <모두 주세요>, 멜로디 메이커로서의 재능이 빛을 발하는 <다나에> 등 허투루 넘길 곡이 하나도 없다. 6곡이라는 개수가 그저 아쉬울 뿐.
더불어 일렉트로닉 전문 레이블 영기획에서 이렇게 기타 중심의 작품을 발표했다는 점도 이채롭다. 과연, 고수는 장르를 가리지 않는 법이라고 해야 할까. 이렇게 사운드의 질감과 정서 모두가 마음에 쏙 드는 음반은 정말이지 오랜만이다. 근 1주일 동안 내 아이팟 플레이 리스트 최상위를 차지하고 있음에 진심 어린 축하 인사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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