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 <춘몽>을 비롯해 <꿈의 제인>과 <누에치던 방>, 세편으로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았다.
=지지난해에는 관객으로, 지난해에는 단편 <전학생>으로 왔는데 올해는 장편 세편으로 오게 됐다. 지금 일어나는 일들이 마냥 행복하고 즐겁다.
-장률 감독과는 예전부터 인연이 있었다고.
=감독님이 2013년 부산평화영화제 심사위원을 하셨을 때, 내가 출연한 단편을 보신 걸 계기로 가까워졌고, 영화 취향이 잘 맞아 나이 차에도 불구하고 친구처럼 지냈다. 감독님이 처음 <춘몽>을 구상하실 땐 세 남자 위주의 <삼인행>이라는 영화였는데, 어느 날 내게 맡기고 싶은 역할이 생겼다고 하시더라. 기쁘고 설렜다. (웃음)
-극중 주영은 누구보다 자유분방하고 감정에 솔직하다.
=다른 인물들은 수색 안에 뿌리내리고 살고 있는 생활인인 데 반해 주영은 늘 꿈처럼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우발적인 신들이 많아 영화 속 무드를 깨지 않게, 그렇다고 묻히지도 않게 연기하는 데 중점을 뒀다. 예리에게도 누구보다 당돌하게 다가선다. 내가 남자 셋 합친 것보다 낫게, 1 대 3으로 붙어도 이길 만큼 해야겠다고 마음먹고 연기했다. (웃음)
-실제 한예리의 팬이라고 들었다.
=단편 <기린과 아프리카> 시절부터 좋아했다. 감독님이 “너는 그냥 예리를 사랑하면 돼”라고 하셨을 때, 그냥 내 모습 그대로 연기하면 되겠다고 생각했을 정도다. (웃음) 예리 선배를 <필름시대사랑> 시사회 뒤풀이 자리에서 처음 만났을 때 언젠가 꼭 같이 연기하고 싶다는 편지를 건네기도 했었는데, 영화에서 비슷한 장면이 나오니 쑥스럽더라. (웃음) 감독님이 워낙 배우가 지닌 본연의 모습을 작품에 잘 녹여내신다.
-그렇다면 <춘몽> 속 모습과 실제 본인은 얼마나 닮았나.
=평소에도 스쿠터를 즐겨 탄다. 영화 속 스쿠터도 내 거다. 구기 종목을 좋아하고, 감정도 솔직하게 표현한다. 항상 당당하고 싶고 위축되고 싶지 않다.
-중성적인 스타일이 잘 어울린다.
=나는 이런 스타일이 자연스럽고 편하다. 이번에 영화제 온다고 갑자기 소속사에서 네일아트를 하라고 해서 미치겠더라. (웃음) 머리를 기르라거나 여자답게 꾸며보라는 말은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린다. 내 고유성을 지켜나가고 싶다.
-앞으로 어떤 역할들을 연기해보고 싶나.
=배우이자 여성으로서 영화 안에 우뚝 선 느낌을 줄 수 있는 역할. 하지만 한국 상업영화 안에서 여성 캐릭터는 너무 제한적이다. 판에 박히지 않은 여성 캐릭터들이 등장하는 영화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차기작은.
=11월에 체대를 배경으로 한 청춘 드라마 <역도요정 김복주>의 촬영을 시작한다. 이번에도 실제 모습과 비슷한 역할이다. 감독님들은 캐릭터를 맡기면서 그냥 있는 모습 그대로 연기하라는 말을 많이 하신다. 나로선 편하고 좋다. (웃음)
드라마 2016 <역도요정 김복주> 웹드라마 2016 <게임회사 여직원들> 2016 <호러딜리버리 서비스> 영화 2016 <꿈의 제인> 2016 <춘몽> 2016 <누에치던 방> 2015 단편 <전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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