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가 시작하면 고서점이 있는 뉴욕 뒷골목을 무대로 우디 앨런의 수다가 펼쳐진다. “귀한 책을 구하려는 사람 자체가 귀하다”라며 서점을 닫기로 한 그는 과묵한 휘오라반테에게 새 세상 혹은 짭짤한 새 수입원을 일러준다. 게다가 흑인 부인과 자식들을 둔 설정으로 등장하는데, 지골로가 뭐냐는 아이들의 물음에 “작곡가나 작사가처럼 선율에 몸을 맡긴다”라며 ‘음악업계 종사자’라는 우스꽝스런 궤변도 늘어놓는다. 자신의 영화에서처럼 맛깔나는 ‘폭풍 수다’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지골로 인 뉴욕>을 우디 앨런 영화의 번외편처럼 보이게 만든다. 감독 겸 주연을 맡은 존 터투로가 <원초적 본능>(1992)의 샤론 스톤과, ‘미드’ <모던 패밀리>의 섹시한 부인 소피아 베르가라를 동시에 매혹시키는 지골로라는 점을 받아들일 수 있느냐, 하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지골로 인 뉴욕>은 뉴욕의 쓸쓸함을 감싸안으며 ‘주변을 돌아보라’는 단순하면서도 명쾌한 사랑의 메시지다.
뉴욕의 쓸쓸함을 감싸안다 <지골로 인 뉴욕>
글
주성철
2014-09-24
뉴욕에서 할아버지로부터 이어져 내려온 책방을 운영하던 머레이(우디 앨런)는 특별한 부탁을 받는다. 피부과 전문의 파커(샤론 스톤)에게서 친구 셀리마(소피아 베르가라)와 함께 즐길 수 있는 남자를 찾아달라는 것. 이에 머레이는 과묵하지만 부드러운 매력의 휘오라반테(존 터투로)에게 의향을 묻는다. 그 기회를 통해 휘오라반테는 여인들의 고독한 영혼에 자기만의 ‘능력’으로 마법을 부리는 치유자 ‘지골로’로 거듭난다. 젊은 미망인 아비갈(바네사 파라디)은 유대인의 규율에 억눌린 삶을 살던 중, 머레이의 권유로 휘오라반테를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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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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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터투로 John Turturro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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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디 앨런 Woody Allen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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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네사 파라디 Vanessa Paradis (19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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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론 스톤 Sharon Stone (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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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피아 베르가라 Sofia Vergara (19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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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브 슈라이버 Liev Schreiber (19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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