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가시 요시히로의 인기 만화를 원작으로 한 애니메이션 <헌터x헌터>의 두 번째 극장판인 <극장판 헌터x헌터: 더 라스트 미션>은 극장판 애니메이션이 갖는 ‘이벤트’로서의 성격에 충실한 작품이다. 특히 다양한 캐릭터의 색다른 모습을 만날 수 있는 건 원작 팬들이 좋아할만한 점이다. 비스케에서 윙, 즈시로 이어지는 스승과 제자의 합동 작전이라든지 옛날부터 능글 맞았던 부회장 패리스톤의 모습 등은 극장판에서만 느낄 수 있는 재미를 준다.
그러나 이번 극장판이 원작 <헌터x헌터>의 고유한 세계관을 따르지 않은 건 아쉬움으로 남는다. 특히 갑자기 등장한 ‘온’의 개념이나 원작에서는 아직 재회하지 못한 곤과 크라피카가 아무렇지 않게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모습은 고개를 갸웃거리게 한다. 또한 원작의 가장 큰 특징이자 재미인 치열한 두뇌 싸움이 사라지고 무작정 힘으로 승부하는 필살기 대결만 남은 것은 가장 큰 단점이다. ‘넨의 오묘함’을 느낄 수 없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