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한편으로 한 나라가 이리도 떠들썩한 이유는 뭘까. “10년 전 <반지의 제왕> 3부작이 그랬던 것처럼 <호빗>도 뉴질랜드를 해외에 알리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 뉴질랜드 관광청 케빈 바울러 최고경영자의 얘기다. 뉴질랜드는 <반지의 제왕> 촬영장소를 관광지로 개발해 7억뉴질랜드달러 이상의 수익을 올렸다. <호빗> 3부작으로 관광 특수를 기대하고 있는 뉴질랜드 관광청은 지난 9월 뉴질랜드의 여행 홍보 슬로건을 “100% 순수한 뉴질랜드”에서 “100% 미들-어스”로 바꾸기도 했다. 미들-어스(중간계)는 J. R. R. 톨킨의 소설 <반지의 제왕>과 <호빗>에 등장하는 가상세계를 말한다. 뉴질랜드 관광업자들도 일찌감치 <호빗> 투어 프로그램을 준비 중이다.
자국의 노동법까지 유연하게 개정하면서 <호빗>의 촬영을 유치한 뉴질랜드로선 ‘톨킨 특수’가 오래 지속되길 원하고 있다. 그러나 <호빗> 시리즈가 <반지의 제왕> 때만큼 뉴질랜드 관광 산업에 큰 수익을 안겨주지는 못할 것이란 전망도 있다. 슬럼프에 빠진 세계경제와 뉴질랜드달러의 강세가 직접적인 이유다. 또한 엘프어를 구사할 정도로 톨킨의 세계에 빠져 있는 팬들이 이미 <반지의 제왕> 때 뉴질랜드를 방문했기에 사람들의 관심이 그때만 못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과연 <호빗>은 뉴질랜드 관광산업의 제2의 <반지의 제왕>이 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