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감독으로서, 저는 영화의 모든 것이 조르주 멜리에스로부터 시작됐다고 생각합니다. 그의 영화를 들여다보면 감동을 받고, 영감을 얻습니다. 왜냐하면 100년 전 처음 그 기법들이 발견됐을 때의 흥분이 그대로 살아 있으니까요. 영화는 제가 처음으로 사랑에 빠진 강렬한 예술적 표현입니다. 그리고 제 삶을 영화에 바친 이유가 바로 그것이기도 하니까요.”
마틴 스코시즈는 조르주 멜리에스에 대한 헌사를 바치기 위해 브라이언 셀즈닉의 그림소설 <위고 카브레>를 <휴고>로 영화화했다. 조르주 멜리에스는 영화계를 떠난 말년에 작은 장난감 가게를 운영하며 생계를 유지했는데 당시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원작이 바로 <위고 카브레>다. 알려졌다시피 마틴 스코시즈는 비영리 단체인 ‘세계영화재단’을 이끌며 국경과 민족을 초월해 전세계 영화의 복원과 보존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김기영 감독의 <하녀>(1960) 복원 작업에도 이 재단이 참여한 것은 물론이다. 말하자면 <휴고>는 <위고 카브레>의 영화화이기도 하지만, 스코시즈가 직접 나선 조르주 멜리에스의 <달세계 여행>(1902) 복원 작업이기도 하다. 지금 시점에서 그것은 과연 어떤 의미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