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도미니크>가 그렇게 유명한 노래인지 정말 몰랐네요. A. 따라 부르기 쉬운 단순한 멜로디에 밝고 경쾌한 분위기의 《도미니크》는 300만장이나 팔렸습니다. 당시 단일 앨범으로는 최고의 음반 판매 기록이지요. <도미니크>의 인기는 국경도 초월했어요. 미국에서는 <도미니크>가 빌보드 차트에서 한달 넘게 1위를 차지했고, 자닌 데케르를 모델로 한 뮤지컬도 만들어졌어요. 한국에서도 <도미니크>를 번안한 곡이 여럿 발표됩니다. 정시스터즈와 마운틴시스터즈의 <도미니크>는 원곡의 제목과 느낌을 그대로 살렸습니다. 가사는 조금씩 달라요. 정시스터즈는 “도미니크~ 니크~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주세요”라는 가사로, 마운틴시스터즈는 “도미니크~ 니크니크~ 모두 즐거워라. 아름다운 꿈나라”라는 가사로 시작하죠. 재밌는 건 서수남·하청일 콤비의 번안곡입니다. 그들은 <도미니크>의 멜로디에 “벙글벙글 벙글벙글 웃어주세요. 화내지 말고 상냥스럽게 웃어주는 그 얼굴이 언제나 나는 좋아요”라는 가사를 얹었습니다. 제목도 <벙글벙글 웃어주세요>로 바꿨고요.
Q. 노래 하나로 수녀님의 인생은 활짝 폈겠군요. 저작권료만으로도 풍족한 삶을 살 수 있지 않았겠어요? A. 자닌 데케르의 말년은 평탄치 못했습니다. 그녀는 수녀원의 뜻에 따라 ‘시스터 스마일’이라는 가명으로 한동안 활동했는데요, 그로 인한 음반 판매 수익은 고스란히 수녀원의 몫으로 돌아갔습니다. 그녀는 한푼도 손에 쥐지 못했어요. 이후 자닌 데케르는 수녀원을 나와 가수로서의 새 삶을 시작합니다. 그러나 피임약을 황금알약으로 빗대 성의 해방과 자유를 노래하는 그녀를 세상은 외면합니다. 심지어 벨기에 정부는 그녀에게 <도미니크>로 벌어들인 수입에 대해 5만달러의 세금을 물립니다. 성격 드센 그녀가 가만히 있었을 리 만무했지만 세상과의 싸움에서 그녀는 결국 백기를 들고 맙니다. 자닌 데케르는 오랫동안 자신의 곁을 지켜준 동성 친구이자 연인이었던 아니 패셔와 함께 술과 마약으로 하루하루를 보내다 1985년 스스로의 의지로 세상을 뜹니다. 아니와 함께 약을 먹었죠.
Q. 그나저나 포스터 속 수녀 복장을 한 세실 드 프랑스를 보고 깜짝 놀랐어요. 제가 아는 세실 드 프랑스 맞죠? A. 맞습니다. <스페니쉬 아파트먼트> <익스텐션> <80일간의 세계일주> <사랑은 타이밍!> <파리의 연인들> 등에 출연한 벨기에 출신 프랑스 배우 세실 드 프랑스 맞습니다. 솔직히 수녀복은 안 어울려요. 그래도 세실 드 프랑스의 몸을 빌린 자닌 데케르는 날생선처럼 파닥파닥거린답니다. 그녀의 팬이라면 <시스터 스마일>을 꼭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