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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를 휘젓는 할멈들의 소동 <육혈포 강도단>
이영진 2010-03-17

synopsis 정자(나문희), 영희(김수미), 신자(김혜옥)는 기초생활수급 대상 노인들이다. 온갖 허드렛일을 하며 근근이 살아가는 그들은 얼마 뒤면 이 지긋지긋한 서울을 떠난다는 생각에 들떠 있다. 와이키키 관광 여비를 마련하기 위해 8년 동안 이 악물고 뛰었던 그들은, 그러나 디데이(D-day)를 앞두고 봉변을 당한다. 하와이 여행 경비를 입금하기 위해 은행에 들렀다 은행강도 준석(임창정) 일당한테 돈을 모두 빼앗긴 것이다. 경찰도 은행도 ‘나 몰라라’ 하는 상황에서 세 친구는 급기야 자신들의 돈을 되찾기 위해 원대한(?) 계획을 꾸민다. 동료에게 뒤통수 맞고 낙동강 오리알이 된 준석에게서 특훈을 받은 세 노인은 은행을 털어 하와이행 비행기에 오를 수 있을까.

‘걸스카우트’가 또 나타났다. <육혈포 강도단>은 <걸스카우트>의 업그레이드판이다. 곗돈 되찾기 위해 머리 풀어헤치고 고군분투하던 아줌마들은 칠순잔치가 내일모레인 할멈들로 바뀌었다. 살날 얼마 안 남았다고 입버릇처럼 말하는 할멈들에게 두려운 것은 많지 않다. 내일을 기약할 수 없으니 물불 안 가린다. <육혈포 강도단>은 <밴디다스>의 그레이 버전이기도 하다. 가진 것 없어 잃을 것도 없는 할멈들에게 감옥 바깥 세상은 또 다른 감옥일 뿐이다. 그러니 따지지 말자. 그깟 여행경비 800만원을 되찾기 위해 할멈들이 두건 쓰고 은행 터는 게 말이 되느냐고. <육혈포 강도단>은 강효진 감독의 전작 <펀치 레이디>(2007)를 떠올리게 한다. 전작에서 남편에게 얻어터지기 일쑤이던 아줌마는 글러브를 끼고 링 위에 올라선다. 이번엔 육혈포다. 괄시당하던 할멈들은 속곳에서 눈깔사탕 대신 리볼버를 꺼내든다. 뿔난 할멈들이 어수룩한 준석을 코치 삼아 극단적 행동을 저지르는 건 강탈당한 여행경비 때문만은 아니다. 사실 그들이 조준하고픈 과녁은 따로 있다. 영희는 딸에게 못된 어미라고 면박 듣고, 신자는 손녀에게까지 돈 벌어오라는 책망을 듣는다. 정자는 못된 피붙이조차 없는 독거노인이다. 세 여자가 함께 살고, 함께 죽자고 도원결의를 맺는 건 있으나 마나 한 가족 때문이다.

입담 좋고 성깔있는 할멈들이 <마파도>에만 사는 건 아니라는 점을 <육혈포 강도단>은 증명한다. 대본 없어도 될 것 같은 노련한 세 배우들 덕분이다. 그들은 번갈아가며 지르고, 말리고, 푼다. 하지만 <육혈포 강도단>이 도시를 휘젓는 할멈들의 소동을 맛깔나게 버무렸다고 말하긴 어렵다. 할멈들 사이에 끼어드는 캐릭터들의 등퇴장은 난데없다. 분위기를 북돋진 못하고 외려 망친다. 사채업자에게 쫓기는 형사 캐릭터가 대표적이다. 악역을 자임하지만, 제 몫을 해내지 못한다. 허술하게 찍은(그것이 아니라면 편집 과정에서 거칠게 들어낸) 은행 액션 장면도 거슬린다. 경찰과의 대치 끝에 포위망을 뚫고 나가는 장면이 그러하다. 은행 안에 있던 할머니들은 오토바이를 도대체 어디서 구한 것일까. 영화 속 사건들은 나열될 뿐 독특한 리듬으로 엮이진 않는다. 이야기의 단추를 가까스로 꿰긴 했으나, 보기 좋은 모양새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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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Comments

  • sadsong6
    2010-03-19 12:40:28
    허걱 어제 영화 재밌게 보고와서 리뷰 보다가 기가막히네요.. 리뷰에서 오토바이가 어디서 났는지가 그렇게 중요한건가요?? 게다가 리뷰쓰기위해 본사람이 아닌 저도 기억나네요.. 씨네21 한겨레소속이라고 아는데 이미지에 타격이 갈까 걱정이됩니다. 중요한건 현재 베이비붐세대의 어머니, 할머니들의 일상과 현실을 웃음과 눈물의 급반전으로 풀어낸거 아닐까요? 이영진씨는 그럴싸한 어투써가며 아는체할게 아니라 관객들에게 영화 이해에 도움을 주는게 본분이라는 걸 잊지마셔야 할것 같습니다. 영화를 외투로 걸치지 말고 눈으로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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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strables
    2010-03-17 19:28:21
    무안하시겠어요 기자님^^;;; 영화를 집중하고 보셨어야죠 ㅎㅎㅎ
    오토바이가 갑자기 뿅하고 생겼을리가 없잖아요 ^0^
    은행 안에 경품으로 놓여진 거 화면에 여러번 잡혔는데 ㅋㅋㅋㅋㅋ
    같이 영화 본 친구들한테 이 기사 보여줘야지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나름 큰 웃음 주는 기사 써주셔서 감샤감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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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andonk7
    2010-03-17 11:39:07
    나원... 기본적인 영화적 정보도 이해못한 기자가 영화평론을 쓰다니... 참 어이없네요.
    오토바이 은행에 경품으로 진열해 놓은 거 영화 보면 누구나 알수 있는 것을.. '오토바이는 도대체 어디서 구한 것일까'라는 나름 격한(?) 표현까지 쓰시면서..
    리뷰를 가까스로 얼기설기 쓰시긴 했는데 보기좋은 모양새는 아니네요..
    최소한 평론가로서의 기본적인 소양은 갖추도록 노력하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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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iedah
    2010-03-17 10:22:22
    아, 이제 보니 또 있네.. 신자한테 돈 벌어오라는 사람은 손자 아니라 아들 아니었나요..? 훨씬 나이많아 보이는 영희 손자(? 손녀?)도 갓난애기더만 신자한테 그렇게 큰 손자가 있다는 게 말이 되나...나참.... 본인 눈에 그렇게 보이고, 생각된다고 그게 다 진리는 아니요. 무지랭이 영화팬이지만 아닌 건 아니다 싶어 흥분 좀 했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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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iedah
    2010-03-17 10:14:42
    이영진 기자님...영화보다 문자라도 보내셨수..? 나두 시사회 봤는데, 나문희씨가 처음에 은행 털러 들어갔을 때 둘러보는 장면에서 오토바이 경품으로 진열된 거 한참 보여주더이다.. 그리고 형사는 사채업을 하는 게 아니라 사채업자들에게 쫓기던 거 아니었나요? 아니 뭐 요즘 기자는 아무나 한다지만.. '전문성' 같은 건 바라지도 않습니다만 본인이 한눈팔다 못 본 걸 가지고 엉뚱한 글을 떡하니 리뷰랍시고 올린 게 챙피하지도 않으슈? 씨네 21 나름 괜찮게 봤었는데...이건 뭐 기사 검토도 안 하고 막 싣나 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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