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잭슨과 신디 로퍼를 들으며 자란 뉴욕 출신의 레이디 가가는 그러나 데뷔앨범에서 80년대 음악에 대한 남다른 해석보다는 여러 전형들을 환기시킬 뿐이다. 80년대 음악을 바탕에 깔고, 비트에선 90년대 초 전세계를 유로팝 일색으로 물들였던 에이스 오브 베이스를, 그리고 다분히 캠피(campy)한 패션과 공연은 그 분야에선 따를 자가 없는 ‘여신’ 카일리 미노그를 떠올리게도 한다. 하지만 이 황당하리만치 거침없는 차용 뒤엔 이름난 프로듀서들의 노련한 손길이 새겨져 있다. 뇌리에 쏙 박히는 코러스만큼은 확실하게 뽑아내는 레이디 가가는 과연 마돈나와 아길레라의 뒤를 이어 새로운 일렉트로 팝 여신으로 등극할 수 있을까? 두고 볼 일이다.
[음반] 차세대 일렉트로 팝 여신
글
홍지은(음악애호가)
2009-02-26
《The Fame》/레이디 가가 | 유니버설 발매
최근 영미 대중음악의 새로운 흐름이라면 신시사이저를 앞세운 싱어송라이터들과 걸파워의 대두일 것이다. 라 룩스, 리틀 부츠, 레이디호크, 프랭크뮤직 등 신시사이저에 기반한 싱어송라이터들이 치고 올라오는 한편, 인디 록밴드부터 메인스트림의 팝가수까지 장르를 불문하고 여성들이 그 중심에 있는 것이다. 이름부터 퀸의 히트곡 <Radio Ga-Ga>에서 따온 레이디 가가는 이 새로운 댄스뮤직 흐름에서 메인스트림쪽 변화에 해당하며, 새해 벽두부터 위세도 당당하게 싱글 <Just Dance>와 <Poker Face>가 미국과 호주, 유럽 차트를 점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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