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애교로 봐줄 수 없는 행위는 이러한 상술이 거짓과 잔꾀로 일관할 때이다. 얼마 전 존 트래볼타 주연의 <블로우 아웃>(The Blow Out)(출시사 키노)이 출시되었다. 재킷에 극장개봉작이라 명시되어 있기에 당연히 나는 존 트래볼타가 B급 액션영화에 새로 출연한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소비자 반응은 너무나 민감한 것이어서, 다음날부터 즉시 피드백이 오기 시작한다. “이거 새 영화 같은데, 화질이 왜 그리 안 좋아요?”, “이거 어디서 본 듯한 영환데요?” 아니나 다를까 곧바로 진상을 파악해보니, 그 영화는 브라이언 드 팔마 감독의 81년작, 이미 <필사의 추적>으로 출시된 바 있는 영화였다. 극장개봉작이란 의미도 80년대에 개봉했던 것을 두고 주장하는 것일까? <나인 하프 위크> <디어 헌터> 등 노컷으로 재출시하는 것이 유행인 상황에 편승하여 변명할 구실은 남겨놓은 채 이런 식의 상술을 펴는 것이다.
비디오는 한번 유통이 되어 비닐을 뜯으면 상황이 종료된다는 특이한 ‘시장 성격’ 때문에 이런 식의 부도덕한 상행위는 개선되지 않고 지속되고 있다. 오늘도 역시 나는 뚜렷한 대안없이 분노만 할 뿐이다.이주현/ 비디오카페 종로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