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호(주진모)는 어렸을 적 전학을 간 학교에서 미주(박시연)를 보고 첫사랑에 빠졌다. 세월이 흘러 고교 유도부원이 된 인호는 다시 미주를 만나게 된다. 하지만 악질 건달 치권(김민준)이 미주 어머니의 노름빚 대신 미주를 데려가려 하면서, 인호는 치권에게 린치를 가하고 교도소 신세를 진다. 이후 미주는 일본으로 떠나고 둘 사이의 연락은 끊긴다. 형기를 마치고 나온 인호는 부둣가 일꾼으로 일하다 건설회사 유 회장(주현)의 눈에 띄어 그의 경호실장으로 승승장구한다. 그러나 미주가 회장의 정부로 곁에 나타나고 인호는 격렬한 고통에 시달린다. 이후 두 사람은 유 회장의 눈을 피해 위험한 사랑에 빠지게 된다.
아마도 <사랑>은 <친구>에서 진숙(김보경)의 이야기가 궁금했던 사람들에게 어떤 대답이 될 것 같다. 그렇게 <사랑>은 <친구>로 시작해 ‘보스의 정부와 사랑에 빠진 남자’라는 점에서 김지운 감독의 <달콤한 인생>(2005)처럼 흘러간다. 그만큼 <사랑>은 지극히 흔해빠진 영화라는 얘기다. 마지막까지 <사랑>은 ‘내 여자 내가 지킨다’는 신념 하나만으로 특별히 예상을 벗어나지 않고 우직하게 전개된다. <친구>에서처럼 “벌렁벌렁하나?”류의 불편한 마초이즘은 군데군데 여전하지만, 곽경택의 비릿하고 통속적인 멜로드라마는 꽤 호소력있게 다가온다. 더불어 <사랑>은 부산이라는 고향의 대사로 연기하는 김민준을 배우로 새로이 발견하게 해준 영화로도 기억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