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선 무슨 공부를 했나.
=도쿄 외대에서 한국어를 전공하고 있다. 원래 영화가 하고 싶었고, 일본에선 워크숍을 통해 16mm영화를 촬영하고, 디지털영화를 연출하기도 했다. 연출작은 재일동포에 관한 거였는데, 친구 중에도 재일동포가 있고, 한국 역사도 배우고 있었기 때문에 자연스런 선택이었다.
-영화과에 가려다가 점수가 안 돼서 한국어를 전공한 건 아닌가. (웃음)
=아니다. (정색) 원래 한국어과가 점수가 더 높다. 고등학교 때 <쉬리> <공동경비구역 JSA> 등이 개봉해서 재미있게 봤다. 앞으로 한국영화가 인기를 많이 끌 것이라고 생각했고, 한국어를 배우면 도움이 될 것 같았는데, 잘한 선택이었던 것 같다. 한국에 올 땐 개인작업을 하려고 캠코더랑 녹음장비도 가져오긴 했다.
-참여한 영화의 메이킹도 직접 찍어보지 그랬나.
=(깜짝 놀라며) 스크립을 하려면 감독 옆에 계속 붙어 있어야 하는데, 도저히 그럴 틈은 없다.
-배우가 일본어로 연기를 하는 장면에선 감독들이 연출적인 부분에서도 도움을 요청했겠다.
=일본어 대사 연기는 내가 NG 여부를 판단하기도 했다. 시간에 쫓겨서 촬영을 할 때는, 그냥 넘어가야 하는 건지, 많이 고민이 되더라.
-원래 정해졌던 것보다 많은 일을 한 셈인데, 개런티는 두둑히 받았나.
=하나도 못 받았다. 학생비자로 들어왔는데, 돈받고 일하면 붙잡힌다. (웃음)
-앞으로의 진로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나.
=학교는 1년이 남았다. 앞으로 일본영화의 연출부를 하면서 감독 데뷔 준비도 하고 싶고, 한국영화와 관련해서 일하고도 싶고, 다시 한국에 오고도 싶은데 고민이 많다. 요즘엔 한·일 합작영화도 많고, 지난해에 봤던 <역도산> 같은 영화라면 정말 참여하고 싶다. 기사 끝부분에, “일본인이 필요하면 불러주세요”라고 꼭 적어주길 바란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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