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지니아주 법의국장 케이 스카페타는 전기의자에 앉아 사형당한 로니 조 워델의 시신을 부검한다. 워델은 10년 전 약에 취해 TV 앵커우먼을 살해했고, 뚜렷한 지문 때문에 이론의 여지없이 유죄를 선고받았다. 그러나 이미 죽은 워델과 관계있는 이상한 일들이 일어나기 시작한다. 열세살 먹은 소년이 죽은 앵커와 똑같은 방식으로 살해당하고, 얼마 뒤엔 살해당한 여자의 집에서 워델의 지문이 발견된다. 꼼꼼하게 단서를 챙기던 스카페타는 누군가의 실수 혹은 음모로 워델의 시신에서 지문을 뜨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시신은 태워버렸다. 이제 누구도 죽은 남자가 워델이라고 확신할 수 없다.
콘웰은 “나는 무언가를 쓰기 위해서는 그 세계를 알아야만 한다”고 말해왔다. 자신의 단언처럼 콘웰은 경찰서 출입기자와 버지니아주 법의국 컴퓨터 분석관, FBI 아카데미 트레이닝 코스를 직접 거쳤다. 케이 스카페타가 살고 일하는 세계는 콘웰의 세계이기도 한 것이다. 그 때문에 ‘스카페타 시리즈’는 현장에서 다져온 전문지식과 추리능력뿐만 아니라 언제나 세상의 악의와 맞부딪쳐야 하는 스카페타의 피로감까지 사실적으로 담고 있다. 긴장만을 추구하는 추리소설이라면 놓치기 쉬웠을 삶의 감각이다.
시리즈에 익숙한 독자는 스카페타의 연인 마크의 죽음에 충격을 받게 될 <사형수의 지문>은 범인을 잡지 못하고 끝나는 미결사건. 스카페타는 범죄를 사주한 자를 체포할 수 없고 범죄를 실행한 자는 놓쳐버린다. 그 범인은 이어지는 <바디팜> <카인의 아들>에도 계속 등장해 스카페타와 승부를 겨루는 ‘템플 골트’ 3부작을 이끌게 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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