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알지도 못하는 감독의 영화를 보기 위해 이렇게 다양하고 많은 사람들이 이미지 포럼을 찾는다는 것이 신기하다.
=도쿄는 원래 다양한 연령대의 다양한 의식을 가진 이들이 살아가는 도시다. 굉장히 세분화된 관심사를 가지고 있으면서, 관심이 있는 분야는 꼭 챙기는 사람들도 많다. 아마 한국 독립영화가 아닌 다른 영화를 틀면 또 전혀 다른 사람들이 찾아올 것이다.
-한국 독립영화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었나.
=한국영화야 20여년 전부터 세계 3대 영화제를 통해서 봐왔지만 독립영화가 소개된 경우는 많지 않았다. 요즘엔 주류영화와 마찬가지로 독립영화 역시 장르며 테마가 상당히 세분화된 것 같다. 섹슈얼리티부터 가정, 거대사회를 다루거나 일상성을 그리기도 하고, 급진적인 실험영화도 눈에 띈다.
-일본의 독립영화와 비교한다면.
=일본은 아주 옛날, 30, 40년 전부터 시나 소설을 쓰듯이 젊은이들이 카메라를 들었다. 그래서 일반 관객이나 해외영화제에서 소개될 기회도 많았고 이제는 꽤 공고한 기반을 가지고 있다고 본다.
-한국 독립영화인들에게 조언이나 격려 한마디.
=젊었을 땐 만들고 싶은 것을 만들어야 한다. 진지한 고민은 늙어서도 할 수 있다. 내가 볼 때 가장 좋은 영화는 관객에게 ‘이런 건 한번쯤 꼭 만들고 싶었다’는 걸 느끼게 해주는 영화다. 표현력이나 기술적 완성도는 떨어져도 그런 간절한 마음이 느껴지는 게 좋다. 기술이나 공간, 경제적 상황에 얽매이지 않고 언제나 창의적인 자세를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일단 만들어야 한다는 것.
-내년에도 이런 행사는 계속될 수 있을까.
=잘 모르겠다. 만일 문화청에서 지원이 없어지더라도 힘들겠지만 계속될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일 생각이다. 어떤 일이든 한두번 해봐서는 잘 모르는 일 아닌가. <태극기 휘날리며>나 <실미도> 못지않게 이번에 상영되는 영화의 팬들도 소중한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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