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내 한가운데에 마련된 이벤트 코너에서 팩 마사지를 받고, 자장면을 실컷 먹고서 신용카드인 양 전화카드를 내미는 배포를 과시하고, 일대 양아치들을 혼내주는 치안 업무까지 본의 아니게 맡아야 하는 이들 혁명전사들은 과연 공화국으로 온전히 돌아갈 수 있을 것인가. 카메라는 뗏목을 만들기 위해 송림보호 지역에서 톱질을 하고, 배를 훔치려다 걸려 오징어를 잡아야 하는 등 수난이 끊이지 않는 이들 두 사람을 뒤쫓는다.
<동해물과 백두산이>는 <공동경비구역 JSA>의 코믹 확장판이기도 하다. 경계선을 넘나들던 그들만의 암구호가 쵸코파이와 김광석에서 코카콜라와 wax로 바뀌었을 뿐이다. 가출한 경찰청장의 딸을 매개로 두 청년의 주위에 어리버리한 두 형사, 노는 것밖에 모르는 고딩들이 달려들어 2인3각 게임을 벌이지만 앙상한 이야기를 만회하기 위한 방책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장점이 없진 않다. 상황에 걸맞게 배우들이 쏟아내는 애드리브의 분출은 드라마를 끌고 가는 힘이다. 설명이 과하지도, 그렇다고 슬그머니 건너뛰지도 않는 드라마의 매끄러운 연결 또한 안진우 감독의 공이다. <오버 더 레인보우>로 데뷔한 안 감독은 기존 코미디 영화의 컨셉과 장치들을 끌어와 접합한다. 그러나 그것뿐이다. 그게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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