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라카미 하루키의 여섯개 장편을 지진이라는 사건을 매개로 재구성한 애니메이션이다. 2011년 동일본대지진을 계기로 영화의 등장 인물들은 방황하며 삶의 전환점을 맞이한다. 아내 교코(쇼샤나 와일더)는 공허한 결혼 생활을 청산한 채 본래의 삶을 되찾으려 하고, 갑작스레 이별을 통보받은 남편 고무라(라이언 보마리토) 역시 아내의 빈자리를 계기로 자신을 돌아본다. 함께 지진을 막아내자는 개구리(피에르 폴데스)의 제안으로 가타기리(마르셀 장냉)는 존재조차 몰랐던 자기 내면의 용기를 발견한다. 이 영화는 상실, 고독, 불안과 같은 감정을 실제와 환상을 넘나들며 몽환적으로 표현하면서도 현실을 초월한 듯한 낙관성을 잃지 않는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6개 단편이 지닌 특성을 이미지로 교묘히 구성해낸 동시에 감독 개인의 개성까지 녹여낸 야심찬 데뷔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