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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크게 흔들리지 않고, 비틀어지지 않고, <그대, 별처럼>
글 이우빈 2026-10-28

이마바리시의 작은 섬마을, 17살 아키미(히로세 스즈)가 전학 온 동급생 카이(요코하마 류세이)를 만난다. 두 사람은 가정 문제로 곤혹스러 움을 겪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아키미의 아버지는 집을 나가 다른 사람과 살림을 꾸렸고, 어머니는 이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한 채 점차 정신적으로 무너져가고 았다. 카이는 유흥업에 종사하는 어머니를 따라 섬에 왔지만, 어머니는 이성 관계의 어려움을 극복하지 못한 채 매번 술에 빠져 산다. 가정의 빈틈에서 섬을 배회하던 두 사람은 서로를 만나 힘을 얻고 무척이나 자연스러운 사랑에 빠지게 된다.

둘의 관계는 그들이 고등학교를 졸업할 무렵 큰난국을 맞는다. 카이는 도쿄로 나가 만화 스토 리작가의 꿈을 펼치려 하고 그 길을 아키미와 함께 가려 하지만, 아키미는 어머니를 혼자 두지 못한 채 섬에 남게 된다. 아키미 역시 자수 작가의 꿈을 품고 있으나 섬 내의 회사에 취직하여 쉽지 않은 일상을 보낸다. 여러 장벽에도 불구하고 두 사람은 관계를 이어간다. 영화는 7년 뒤로 도약하여 섬과 도시에서 자리 잡고 사는두 사람이 장기 연애를 이어감을 보여준다. 물리적인 거리감, 마음의 차이, 현실적 여건의 난제들은 계속하여 그들의 관계를 훼방하고 영화는 어느새 그들의 첫 만남 이후 15년이 흐른 나날까지를 비춘다.

<신문기자>로 일본 아카데미상에서 최우수상을 포함해 6개 부문에서 수상하며 주목받은 뒤, <남은 인생 10년> <청춘 18X2 너에게로 이어지는 길> 등으로 로맨스영화 작업을 이어온 후지이 미치히토 감독의 신작이다. 나기라 유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삼았다. 원작의 탄탄한 줄거리에 기반해 영화 역시 농밀한 청춘의 러브 스토리를 무리 없이 서술해간다. 15년의 세월을 크게 3개의 장으로 나누고, 그 세월의 사이사이를 이마바리시의 불꽃놀이 축제로 채우는 내러티브를 택한다. 17살이었던 두 사람, 24살이 된 두 사람은 그때그때의 사정으로 인해 불꽃놀이를 보지 못했다. 이후 인연의 실이 희미해졌을 무렵, 30대가 훌쩍 넘은 아키미와 카이가 또다시 불꽃놀이를 함께 보려 바다에 돌아오는 구조를 통해 서사의 이음매를 매끄럽게 꿰맨다. 134분 동안 아키미와 카이의 가족, 친구, 지인이 겪는 서브플롯을 두 사람의 삶에 엮어내는 솜씨도 모나지 않다.

3개의 장은 각기 다른 카메라로 이마바리시의 아름다운 풍광과 도쿄의 복잡함을 채록하며, 무엇보다도 영화의 두 주축인 아키미와 카이의 얼굴을 얕은 심도로 보여주는 일에 몰두하며 안정 감을 취한다. 그 눈이 이마바리시의 세토내해를 닮았을 정도로 침착하고 평온하되 때로 업의 화를 억누르지 못하는 아키미, 활력 넘치고 패기 있었으나 여러 고초로 인해 점차 피폐해지는 카이의 모습을 15년의 시차를 두고 연기한 히로세 스즈, 요코하마 류세이의 호연이 두드러지는 작품이기도 하다. 이상일 감독의 <유랑의 달>에서 호흡을 맞췄던 두 배우는 단순하다면 단순하고, 전통적이라면 전통적인 직선적 러브 스토리에 온갖 리듬의 변주를 가하는 변수로 작동한다. 크게 흔들리지 않고, 비틀어지지 않고, 배우와 연기의 힘으로 뚫고 나가는 사랑 이야기다.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됐다.

CLOSE-UP

일본의 혼슈, 시코쿠, 규슈 세 섬에 둘러싸인 바다인 세토내해는 이 영화의 또 다른 주인공이다. 이 바다는 인근 섬에 사는 아키미에게 일종의 구속으로 다가오는 동시에 아키미와 카이가 지향하는 해방의 장소가 되기도 한다. 밤바다 위에 떠오르는 ‘어둠별’(금성)을 함께 바라보며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고 각자의 꿈을 꾸는 두 사람의 모습은 <그대, 별처럼>의 긴 타임라인을 연결하는 주요 매개다. 구속과 해방의 이중 장치로 기능하는 세토내해의 낮과 밤이 어떤 풍경으로 달리 보이는지가 영화의 주요한 관람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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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랑의 달> 감독 이상일, 2022

주연 히로세 스즈와 요코하마 류세이는 이상일 감독의 <유랑의 달>에서 연인 관계를 연기한 적있다. 어릴 적의 비극으로 인해 쉽사리 사회와 사람에 녹아들지 못하는 카나이 사라사(히로세 스즈)는 엘리트 직장인 나카세 료(요코하마 류세이)와 만나고, 둘은 이상한 집착에 빠져 서로의 삶에 균열을 낸다. 한창 사랑의 광경에 빠져 있는 두 배우의 모습도 아름답지만, 그 광경이 무너지고 사랑의 마음이 차가운 송곳처럼 변할 때의 모양새가 더욱 매력적인 것은 두 배우가 비극에 얼마나 잘 어울리는 이들인지를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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