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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FF #8호 [인터뷰] 아직 모르는 나를 향해, <도라> 배우 김도연
글 김정은 사진 백종헌 2026-10-13

김도연은 자신이 아직 알지 못하는 가능성을 향해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다. 데뷔 10주년을 맞은 지금, 지난 시간 동안 차곡차곡 쌓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새로운 길을 달려보고 싶다고 한다. 칸영화제 감독주간에서 첫선을 보이고 올해 부산을 찾은 정주리 감독의 신작 <도라>에서 김도연은 낯선 인물의 내면을 헤아리며 익숙한 표현에서 벗어난 몸짓과 말투로 새로운 연기를 시도했다. 자유를 찾아 떠났던 시간, 일상의 작은 순간에서 발견하는 행복, 아직 정해지지 않은 미래를 향한 마음까지. 지금 이 순간에 충실하면서 다채로운 가능성을 향해 나아가는 배우 김도연과 이야기를 나눴다.

- 부산국제영화제에서 한 차례 관객에게 영화를 선보인 소감이 궁금하다. GV에서 기억에 남는 질문도 있었나.

영화제에서 영화를 공개하는 건 정말 좋은 경험인 것 같다. 관객들이 영화를 주의 깊게 보았다는 마음이 전해졌다. 기억에 남는 질문은 도라가 나미(안도 사쿠라)에게 사랑에 빠진 계기가 무엇인지 묻는 것이었다. 명확하게 답하기 어려웠다. 아주 강렬한 한순간일 수도 있고, 천천히 교감하면서 감정이 쌓인 결과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인물에 대한 궁금증이 생긴다는것 자체가 좋은 일이라고 생각했다. 관객에게 정답을 주기보다는 질문을 남기는 영화였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다.

- <도라>에 참여하고 싶었던 이유는.

대본을 읽으면서 이 영화와 이야기가 무척 자유롭다는 느낌을 받았다. 특정 캐릭터를 연기 하고 싶다는 마음보다는 작품이 내게 전해주는 감각이 좋아서 참여하고 싶었다.

- 도라를 연기하면서 배우로서 새롭게 고민하게된 부분이나, 스스로 성장했다고 느낀 지점이 있었나.

이번 작품에서는 평소의 나라면 하지 않을 법한 몸짓이나 말투를 연기로 시도했다. 늘 내 말투로 연기해왔는데 나와 다른 방식으로 표현해 본 것이 새로운 경험이었다. 성장한 부분을 꼽자면 집중력이 전보다 좋아진 것 같다. 작품을 하는 동안 몰입하는 법을 조금씩 몸에 익힌 것 같다.

- 배우로서 작품을 바라보는 기준에도 변화가 있었을 것 같다. 지금 가장 궁금한 인물이나 이야기는 무엇인가.

내가 하고 싶은 연기와 궁금한 인물은 조금 다른 것 같다. 궁금한 인물은 도라처럼 나와 전혀 다른 삶을 살아서 이해하기 어려운 사람들 이다. 그런 인물들에게 관심을 갖는 건 인간을 이해하고 싶은 마음 때문인 것 같다. <도라>에도 다양한 인물이 등장한다. 그들의 행동이 잘못됐다고 생각하더라도 왜 그런 행동을 하는지 궁금하다. 나와 거리가 먼 인물들이 궁금한 것 같다.

- 그렇다면 배우로서 하고 싶은 연기는 무엇인가.

가까운 시기의 목표로 이야기하자면, 관객들을 즐겁게 해주고 싶다. 이번 작품은 작가주의 영화였는데, 앞으로는 대중이 좀 더 편안하고 즐겁게 볼 수 있는 작품에도 참여하고 싶다. 드라마 오디션을 보면서 깨달은 건 연기 방식과 작품을 분석하는 방법, 사고하는 방식 자체가 완전히 다르다는 점이다. 이 역시 내가 해내야 할새로운 과제라고 느꼈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접근 방식을 공부하면서 다양한 연기를 잘 해내고 싶다.

- 런던 유학을 다녀왔다. 어떤 고민이 유학이라는 선택으로 이어졌으며, 그 시간을 통해 새롭게 발견한 것은 무엇인가.

<도라>와 완전히 같지는 않지만 소녀가 자신의 의지로 열망을 실현하려 한다는 점에서는 비슷한 흐름이 있는 것 같다. 아이돌 연습생 시절을 거쳐 10년 동안 활동했지만, 처음부터 뚜렷한 꿈을 품고 연예인이 되겠다고 살아온 사람은 아니었다. 눈앞에 있는 일에 충실하면서 여기까지 왔다. 그러다 내 안에서 자유를 찾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다. 그것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설명하기는 어렵다. 평생 찾아가야 할 것같기도 하다. 정말 자유로워질 수 있는지, 무엇으로부터 자유로워지고 싶은지 역시 잘 모르겠 다. 본질적인 외로움과 연결되는 문제일 수도 있다. 어쨌든 자유롭고 싶다는 마음에서 외국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으로 외국 에서 두세 달 혼자 지내며 내가 하고 싶은 것을 좇았고, 내 나름의 자유를 만끽하며 보냈다.

- 블로그를 통해 배우로서의 모습뿐 아니라 개인적인 일상도 기록하고 있다. 어떤 순간이나 마음을 오래 남겨두고 싶은가.

나에게 행복을 주는 일은 다양하다. 보편적인 성공이나 성과도 행복을 주지만, 아주 사소한 찰나가 그 무엇보다 큰 행복을 주기도 한다. 예를 들어 마트에서 장을 보고 20리터짜리 종량 제봉투를 사들고 집으로 걸어갈 때 행복하다고 느끼기도 한다. 집에서 요리해 먹고 깨끗하게 정리해 놓았을 때도 그렇다. 일상적이고 별거 아닌 순간들이 사실은 특별하다. 그런 일상을 기록하고 남겨두고 싶은 것 같다. 잊지 않고 싶어서.

- 데뷔 10주년이라는 시점에 <도라>를 만난 것은 김도연에게 어떤 의미인가. 앞으로의 10년 동안 어떤 아티스트로 기억되고 싶은가.

지난 10년 동안 정말 많은 일이 있었고, 그 경험을 통해 내 안에 많은 것을 쌓았다는 생각이 든다. 나 자신에 대해서도 많이 알게 됐기 때문에 이 작품을 만날 수 있었고, 운명적이라고 느끼기도 한다. 내가 쌓아온 것을 바탕으로 앞으로의 10년을 달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 번도 이렇게 달려보자고 생각해본 적은 없는 것 같다.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지만 늘 그랬듯 현재에 충실하고 싶다. 사람들이 김도연을 생각할 때 '김도연은 이런 사람이구나' 하고 명확하게 떠올릴 수 있으면 좋겠다. 내가 나아갈 길은 다양할 것 같고, 어떤 모습일지 예측할 수 없다. 이번에 도라를 연기한 것처럼 앞으로 펼쳐질 다채로운 모습과 선택도 사람들이 있는 그대로, 김도연 그 자체로 받아들여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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