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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리뷰] <롱 스토리 숏>
이자연 2025-08-29

<롱 스토리 숏>

넷플릭스 / 10부작 / 연출 래피얼 밥왁스버그 / 목소리 출연 벤 펠드먼, 앤절리크 캐브럴, 애비 제이콥슨 / 8월22일 공개

플레이지수 ▶▶▶ | 20자평 - <모던 패밀리>와 <빅뱅이론>의 결합, 웃음 코드 확실한 애니 시트콤

넷플리스 오리지널 최초 성인 애니메이션 <보잭 홀스맨>의 크리에이터 래피얼 밥왁스버그가 새로운 작품을 공개했다. 총 10부작으로 구성된 <롱 스토리 숏>은 과거와 현재를 교차시키며 슈퍼 집안 삼남매 아비, 시라, 요시의 삶을 다양한 각도로 보여준다. 비선형적 시간 구조를 작품은 한 가족의 생애주기를 따라 그들의 일상과 희로애락, 고유 문화와 고정관념 등을 깊이 있게 드러낸다. 스토리는 막내 요시의 성인식(바르 미츠바)을 맞이해 모든 가족구성원이 한자리에 모이는 들뜬 분위기로 시작되지만 그 설렘도 잠시, 아비의 여자 친구 젠은 아비의 가족이 자신을 마뜩잖아 하는 것 같아 서운함을 느끼고, 이웃은 자신이 특별한 위치에 선택받지 못한 것에 고성을 지른다. <롱 스토리 숏>은 이런 식이다. 겉으로는 화목해 보이지만 들여다보면 엉망진창인 것들. 길게 부연하면 아름답지만 축약해보면 몹시 인간적인 것들. 유대인 가족으로 설정된 이들은 종교적 울타리 안에서 세상을 안전하게 관찰하면서도 때때로 그것을 경계 없이 뛰어넘으며 모순 섞인 실없는 웃음을 자아낸다. 특히 어린 시절의 관계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세 남매는 서로의 역사에 새겨진 갈등, 트라우마, 분노를 고백하며 모든 사람에게 친숙한 감정을 비춘다. 비록 명랑만화처럼 대대적인 모험이나 전투, 순수한 학창 시절이나 로맨스는 없지만 전 세대를 아우르는 슬픔과 이해, 블랙코미디와 너털웃음, 정체성과 자기결정의 중요성을 명확하게 설파한다. 한때 뜨거운 대중적 반응을 얻었던 훌륭한 시트콤에 견주어도 부족하지 않다. 새로운 성인 애니메이션의 활로가 <롱 스토리 숏> 을 관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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