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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변화의 일환에서 새로운 영역에 도전하다, <버터플라이> 대니얼 대 킴
정재현 2025-08-14

- 아라시 아멜이 쓴 동명의 그래픽노블을 리미티드 시리즈로 각색했다. 원작의 어떤 점이 당신을 매료시켰나.

이전부터 강인한 여성 캐릭터를 중심으로 한 작품을 발굴하고 싶었다. 원작의 주인공이 레베카라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각색에 돌입했을 땐 원작자인 아라시 아멜에게 레베카를 한국인으로 바꿀 수 있는지 물었다. 원작은 미국인 주인공이 유럽에서 활약하는 내용인데, 3AD에서 제작하는 만큼 한국 및 아시아계 미국인을 중심으로 한 이야기라면 좋을 것 같았다. 한창 개발을 하던 중 스튜디오(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로부터 “작품 제작을 원한다면 당신이 직접 주연했으면 한다”는 요청을 받았다. 내가 출연함으로써 작품 제작을 확정할 수 있다면 수락하겠다는 의사를 밝혔고, 데이비드와 레베카의 이야기로 방향을 선회했다. 그간 아이템이 좋아도 제작까지 성사되는 사례가 드물었고 수많은 기획이 개발 단계에서 계류되는 걸 많이 접했다. 이 기회를 놓칠 수 없었다. 특히 한국에서 한국 배우들과 함께 촬영할 수 있는 기회는 좀처럼 자주 오지 않는다.

- 한국에서 80회차를 촬영했다고. 작품을 미리 본 감상을 공유하자면 한국인에게 익숙한 한국의 풍경이 미국의 시리즈에 등장한다는 점을 미덕으로 꼽고 싶다. 한국의 이모저모가 한국인의 시야, 한국인이 인지하는 프레임 안에 담겼다. 한국인 크루가 다수 포함된 프로덕션의 공일까.

<버터플라이>는 한국을 향한 러브레터다. 한국을 단순히 관광 홍보 영상처럼 담는 걸 용납할 수 없었다. 모든 장면에 남산타워가 등장하는 식이면 곤란했다. 여전히 나의 가족은 한국에 살고 있다. 한국을 방문할 때마다 고층아파트에서 머물기도, 시골 농가에서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내가 알고 기억하는 한국을 연출, 로케이션 매니저, 촬영감독 모두에게 공유했고 이들과 함께 인천, 안동 등지의 작은 골목을 찾아 나섰다. 한국 방송조차 드물게 촬영한 지역을 다니며 다양한 풍광을 담았다. 한국인 감독과 협업할 수 있어 기쁘다. 특정한 감정을 담기 위해 선택해야 하는 로케이션이 어디인지, 이를테면 부산의 수많은 부두 중 이 신에 부합하는 장소가 어디인지 논의하며 작품의 진정성에 보다 가까이 도달했다고 믿는다.

어디에서 무얼 하든 나는 아버지다

<버터플라이>

- 수많은 한국 배우가 힘을 보탰다. 이들을 어떻게 모았나.

운이 좋았다. 그간 한국의 시리즈를 여럿 챙겨 보며 훌륭한 배우들의 리스트를 기입하곤 했다. 국가를 막론하고 인성과 재능을 겸비한 배우들과 함께 작업하는 일은 늘 즐겁다. 박해수 배우는 <오징어 게임>을 통해 익히 알고 있었다. 촬영 전 사석에서도 만날 기회가 있었는데 연기력뿐만 아니라 인격까지 출중했다. 김태희 배우를 모르는 사람도 있나. 작중 은주는 모두가 아는 김태희 배우처럼 똑똑한 동시에 미더운 아내이자 훌륭한 어머니이고, 자기만의 주관을 관철시켜 앞길을 개척하는 여성이다. 김지훈 배우의 경우 다양한 작품에서 눈에 띄었고, 그가 악역 이상의 다양한 역할을 소화할 수 있으리라 확신했다. <버터플라이>에선 그의 매력이 또 한번 전세계 시청자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길 것이다. 사실 나의 인생 드라마는 <응답하라 1988>이다. 그래서 성동일, 이일화 배우가 부부로 나오는 그림을 꼭 보고 싶었는데, 이들이 부부로 나오는 장면까지 구현할 수 있어 행복했다.

- 작중 데이비드는 최정예 요원이다. 매회 을지로, 안양시장, 대구역 등에서 다양한 액션을 선보였는데 <버터플라이>만의 액션은 무엇이라 생각하나.

현실적인 액션을 만드는 게 목표였다. 초인이나 히어로가 아닌, 상처 입고 피 흘리는 인간이 등장해야 했다. 이 점을 <버터플라이> 액션 스턴트의 일관된 원칙으로 삼았다. 동시에 데이비드는 유능한 액션 스파이이기 때문에 이에 걸맞은 능숙함 또한 필요했다. 우수한 스턴트팀과 함께 액션 세트피스를 하나하나 조형해갔다. 나는 더 이상 25살이 아니다. (웃음) 부산 배경의 액션 시퀀스는 대부분 야간 촬영이었고, 여러 날에 걸쳐 추위에 떨며 촬영해야 했기 때문에 체력적으로 쉽지 않았다. 다행히 만족할 만한 결과가 나왔다.

- 데이비드는 두딸의 아버지다. 그가 딸들과 함께할 수 없는 시간을 채우기 위해 부엌에서 호떡을 굽거나 케이크를 만드는 장면이 중간중간 등장한다. 한국에선 한 식탁에서 밥을 먹는다는 의미로 가족 구성원을 ‘식구’라 칭하는데.

어린 시절 부모님에게 “사랑한다”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거의 없다. 아마 경상도 부모님의 특징인 것 같은데, 대신 우회적으로 “밥 먹어라”라고 말씀하셨다. 우리 가족에게 사랑의 표현은 곧 음식이었다. 데이비드가 국을 끓이는 장면 역시 딸을 향한 사랑의 표현으로 연출됐다. 함께 시장에 가서 딸에게 이것저것 먹어보라고 권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 데이비드는 스파이로서의 전문성과 아버지로서의 죄책감을 매 장면에 복합적으로 드러낸다. 특히 그가 숙적 주노(파이퍼 페라보)의 아들 올리버(루이스 랜도)를 심문하는 장면에서 그의 특질이 구체적으로 묘사된다.

그 장면이 <버터플라이>에서 가장 흥미롭다. 나의 삶과도 부분적으로 닮아 있다. 작품 촬영을 위해 여러 지역을 오가다 보면 아무래도 가족과 떨어져 지내는 시간이 많은데 어디에서 무얼 하든 나는 아버지다. 가족이 내 삶의 최우선 순위라는 신조가 데이비드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을 줬다. 데이비드는 올리버로부터 정보를 얻어야 하는 동시에 소년을 아끼는 마음이 크다. 대부분의 첩보물에선 정보원이 목적 달성의 수단으로 치부된다. 하지만 데이비드는 진심으로 올리버를 돕고자 한다. <버터플라이>는 부모가 자녀에게 실수를 저지를 수 있음을 인정하고 그 실수로 인한 상처를 회복하는 방법을 다룬다. 주노와 데이비드는 모두 자녀에게 돌이킬 수 없는 잘못을 저질렀고 그 잘못이 각자의 자녀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성찰한다. 데이비드는 많은 실수를 저질렀지만 어떤 의미에서는 올리버에게 아버지처럼 다가갈 수도 있었다. 반면 주노는 레베카에게 더 나은 유사 어머니로 자리할 수도 있었다.

- 데이비드도 빌런으로 비칠 가능성을 염두에 둔 답이다.

물론이다. 데이비드는 원하는 모든 것을 이루고자 한다. 자신의 잘못을 무마하고자 하고 잃어버린 가족과 다시 연결되기를 바란다. 그렇지만 데이비드가 이 모든 걸 가질 자격이 있을까. 이미 데이비드로 인해 상처받은 사람이 많으니 더는 욕심을 부리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될 만하다. 데이비드는 일련의 선택을 했고 그중 일부는 후회하며 또 일부는 바로잡고자 한다. 중요한 건 이미 인생이 어수선한 남자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군가를 돕고자 한다는 것이다. 인간은 복잡한 존재다. 우리는 인물의 입장에 이입할수록 타인을 이해할 여지가 넓어진다. 한데 사람을 판단하려 드는 순간 누군가를 비난하기도 쉬워진다.

- 근래 OTT 플랫폼에서 방영되는 작품 중 다수는 다국적 프로젝트로 제작된다. 전세계가 수많은 작품을 실시간으로 시청하고 감상을 공유하는 시대다. 이런 때일수록 국적성의 구획이 중요하기도, 무의미하기도 하다. ‘한국적’ 혹은 ‘미국적’이라는 수식이 전과 다른 의미를 가진다고 보나. 이를테면 <로스트> 촬영 당시 당신이 재현하려 했던 한국적인 속성은 지금과 다른 양태일 터다.

확실히 그렇다. 시간은 세상을 더 나은 방향으로 진화시킨다. <로스트>가 방영된 지도 20년이 흘렀다. 당시만 해도 미국 TV에서 한국인을 묘사한 사례는 1970년대의 <매시>(M*A*S*H)에 불과했다. 모두가 알다시피 지금은 미국 내에서 한국과 한국인을 인식하는 수준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정교하고 성숙해졌다. 덕분에 나는 배우로서 훨씬 자유로워졌다. 배우 데뷔 초창기엔 한국인이 고정적 도상으로 그려졌기 때문에 표현에 제약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 지금은 나의 경험을 바탕으로 구체적이고 특수한 이야기를 전할 수 있다. 내겐 ‘한국인 김대현’과 ‘미국인 대니얼 대 킴’이 동시에 존재한다. 이처럼 한 개인을 바라보는 복합적 시선이 많은 이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 제작자로서 <버터플라이>가 전세계 시청자들에게 어떻게 다가가길 희망하나.

먼저 전세계의 시청자들이 한국을 이전과는 전혀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게 되기를 희망한다. 영어로 진행되는 이야기 속에서 재외 한인의 눈으로 한국을 그리려는 시도는 이전까지 없었다. 그런 면에서 이 작품은 철저히 교포의 이야기다. 또한 공동제작이 콘텐츠의 품질을 보장할 수 있다는 실례가 되고 싶다. 많은 미국의 제작자들이 한국 콘텐츠 업계의 수준과 역량을 앎에도 이번 작품과 같은 방식으로 협업한 전례가 없었으니 말이다. <버터플라이>가 두 국가의 문화를 잇는 첫 번째 교두보가 되길 바란다. 그게 교포가 할 수 있는 일이다. 양쪽의 문화를 모두 깊이 이해하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시청자들이 이 작품을 재미있게 감상했으면 좋겠다. 단순한 액션물 이상의 세련된 이야기로 자리하길 원한다. 액션을 좋아하는 시청자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작품이지만 <버터플라이>는 관계를 중심에 둔 심리극에 가깝다. 전투 이상의 깊이를 느끼면 좋겠다.

변화의 일환에서 새로운 영역에 도전하다

<버터플라이>

- 아무래도 전세계를 강타 중인 <케이팝 데몬 헌터스>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 한의사 허준봉으로 목소리 출연해 여러 밈을 생성했는데.

처음 캐스팅 제의가 왔을 때 이 영화가 어떻게 실현된 프로젝트인지 물었다. 무척 마음에 들었다. K팝이라는 고유의 배경 안에 한국계 미국인이 다수 동참했고, 한국적 장르를 내세운 영화가 지구촌 전체를 타깃으로 한다니! 한국인의 존재와 유능성에 관해 인식 확장을 도모할 기회가 있다면 언제든 그 중심에 서고 싶다. 내가 분한 한의사가 코믹한 캐릭터라는 점도 흥미로웠다. 코미디를 좋아하지만 필모그래피의 대부분을 드라마 장르로 꾸려 그간 아쉬움이 컸다. 그래서 목소리 연기가 해방구가 되곤 한다. 이전에도 애니메이션 <라야와 마지막 드래곤>이나 비디오게임 <세인츠 로우> 속 목소리 출연을 통해 과감한 캐릭터를 연기했고, 좋은 자극을 받았다

- 지난해 말 연극 <옐로 페이스>의 주연배우로 브로드웨이 무대에 섰다. 이 작품으로 토니상 연극 부문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랐다. 미국 내 아시안 인종차별을 전면에 내세우는 희곡이 브로드웨이에서 공연되는 동안, 미국우선주의와 힘에 의한 평화를 주창하던 도널드 트럼프가 대통령으로 재당선됐다.

결코 잊을 수 없다. <옐로 페이스>는 2000년대 초반에 쓰였고 후반에 오프브로드웨이에서 초연이 올랐지만 지금 이 시점에 공연되는 것이 훨씬 더 절실한 의미를 가진다. 역사는 종종 순환한다. 진보의 시기를 지나면 다시 후퇴기를 맞는다. 연극의 재연이 올라갈 당시 미국 사회가 후퇴기, 혹은 침체기에 급격히 접어들 줄 누가 알았겠나. 그럴수록 세상엔 예술가가 필요하다. 상황이 어려울수록 권력을 향해 책임을 묻는 일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서로에게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다는 사실을 끝없이 상기해야 한다. <옐로 페이스>가 정확히 그 역할을 수행한다. 아시아계 미국인이 이 땅에서 경험할 수밖에 없는 소수자적 경험, 이를테면 ‘아시안은 모두 똑같이 생겼다’라는 편견을 마주하며 사는 시간은 비주류에 속해본 적 없는 자들은 절대 겪을 수 없다. 이같은 현실이 왜 유독한지, 서로를 깊이 응시하려는 노력이 왜 필요한지를 이야기하는 건 언제든 지나치지 않다.

- 연극 이야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당신은 무대연기로 커리어를 시작했다. 언제나 셰익스피어의 <헨리 5세>가 꿈의 배역이라고. 아직 헨리 5세를 연기한 적은 없지만 뮤지컬 <왕과 나>의 왕이나 <아바타: 아앙의 전설>에서 불의 제왕 오자이를 연기했다. 막연히 군주를 연기하길 꿈꾸던 시절에 상상해본 배우의 삶과, 실제로 왕을 연기한 후 느낀 차이가 있나.

젊은 시절엔 왕을 연기하면 권력을 표현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나이가 들수록 권력은 책임과 인성에 관한 개념임을 깨닫는 중이다. 오늘날 현실의 수많은 지도자들은 권력에 천착하며 사람을 조종하려는 욕망에만 몰두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는 오자이와 다르지 않다. 하지만 <헨리 5세>를 보라. 그의 리더십은 곧 국민에 대한 책임이다. 인간의 삶을 진영화하며 분열을 조장하지 않는, 진정한 리더를 꼭 한번 연기해내고 싶다. <헨리 5세> 이외에 도전해보고 싶은 연기도 있다. 살면서 로맨틱한 주인공을 연기할 일이 거의 없었다. 미국 내에서 아시아계 남성들이 주인공‘감’으로 고려된 지 얼마 되지 않았다. 변화의 일환에서 새로운 영역에 도전할 날이 오길 바란다.

- 3AD에서 리메이크한 <굿 닥터>가 총 일곱 시즌에 걸쳐 인기리에 방영됐다. 내부에선 이 결과를 어떻게 자평하나.

<굿 닥터>에 큰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겸손하지 않게 들릴 수도 있겠지만, 정말로 자랑스럽다. <굿 닥터>가 리메이크되기 전까지 한국 드라마가 미국 TV 산업에 성공적으로 안착한 사례는 없었다. 그 첫 시도에 참여할 수 있었다는 점이 큰 의미로 남았다. 항상 한국 드라마에 깊은 존경심을 느꼈다. 10여년 전 미국 방송계의 권력자들은 이를 전혀 이해하지 못했다. 가령 <오징어 게임>이 없던 시절, 2012년이나 2013년에 <오징어 게임>을 미국 TV에서 방영하자고 누군가가 제안했다면 그 어떤 스튜디오 임원도 기획을 재가하지 않았을 것이다. 회사의 첫걸음으로 이미 완성도가 보장된 한국 드라마를 미국식으로 리메이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7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굿 닥터>가 방영된 것은 우리의 선택이 옳았음을 증명한다.

- 이전에도 3AD에서 다양한 한국의 IP에 관심을 기울였던 것으로 안다.

여전히 한국의 작품을 새로 써보려고 추진 중이다. 다만 미국 버전이 한국 원작에 비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는 확신이 설 때 박차를 가하려 한다. 이제는 한국 콘텐츠의 미국식 리메이크가 아닌, 한국어 드라마 자체를 전세계가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시대가 되었다. 동일한 이야기를 반복하는 건 의미가 없다. 새로운 변주를 창출하거나 인상적인 관점을 더해야 한다.

- 배우의 성별, 인종, 국적, 장애에 얽매이지 않는 캐스팅을 ‘OO 블라인드(Blind)’라고 호명하지 않나. 하지만 당신은 ‘블라인드’가 아닌 ‘컨셔스’(Conscious)라고 명명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블라인드’가 문제의 본질을 가리는 듯한 뉘앙스를 풍기기 때문일까.

의사 결정자가 눈을 감으면 아무것도 보지 못한다. 진정 중요한 것은 눈을 똑바로 뜨고 사람을 채용하되 그 결정이 지니는 무게와 의미를 이해하는 일이다. 남성이 아닌 여성을 캐스팅할 때, 미국인이 아닌 한국인을 캐스팅할 때. 기계적 결정과 머릿수 채우기에 급급할 것이 아니라 그 안에 담긴 정치·문화적 함의를 충분히 자문해야 한다.

한복 입은 남자

SHUTTERSTOCK

대니얼 대 킴은 올해 6월 열린 제78회 토니상에 턱시도 대신 한복을 입고 참석했다. 외신은 그의 두루마기를 두고 ‘Hanbok Suit’를 입었다고 일제히 헤드라인을 뽑았다. 이전에도 대니얼 대 킴은 몇 차례 한복 차림으로 공식석상에 섰다. “나의 정체성을 기념할 특별한 순간이면 경건한 마음으로 한복을 입는다. 토니상에서 입은 한복은 현대식으로 개량된 두루마기인데, 이 옷이 곧 내 정체성을 표현한다. 내가 한국과 미국의 문화를 모두 품은 사람 아닌가. 이 중간적 정체성이 현대식 한복을 통해 드러나길 바랐다. 어떤 자리에서 한국을 대표할 때마다 신중해진다. 한국인과 미국인 모두에게 의도와 무관한 오해를 사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계 미국인이자 로스앤젤레스에서 ‘미희한복’을 운영 중인 김은주 디자이너의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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