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드맨 시즌2>
넷플릭스 / 12부작 / 쇼러너 앨런 하인버그 / 출연 톰 스터리지, 비비엔 아체암퐁, 그웬돌린 크리스티, 제나 콜먼 외 / 7월3일, 7월24일 공개
플레이 지수 ▶▶▷ | 20자평 – 다시금 눈이 뜨이는 판타지의 비주얼, 이야기는 다소 밋밋하지만
2022년 공개된 넷플릭스 시리즈 <샌드맨>이 시즌2로 돌아왔다. 동명의 원작 그래픽노블은 DC 코믹스의 방대한 세계관과 다양한 철학적 고민을 복합적으로 엮어내 큰 인기를 얻었다. 주인공 모르페우스(톰 스터리지)는 영원 일족의 일원으로 꿈의 세계를 관장하는 주인이며 샌드맨 혹은 ‘꿈’ 등으로 불리는 초월적 존재다. 시즌1에선 인간 마법사에 의해 100년 동안 봉인됐던 모르페우스가 잃었던 힘을 되찾고 꿈의 왕국을 재건하는 일대기가 그려졌다. 시즌 2는 영원 일족에 관한 이야기를 더 상세히 풀어나간다. 영원 일족의 형제자매인 운명, 죽음, 파괴, 욕망, 절망, 분열이 본격적으로 등장하며 세계의 판도가 뒤바뀔 대사건의 밑밥이 깔리는 한편, 지난 억겁의 시간 동안 모르페우스가 거쳤던 전사들이 드러난다. 모르페우스가 사랑을 맺었던 인간 나다와의 비애에 찬 로맨스, 그리스로마신화를 각색하여 모르페우스의 아들로 등장하는 오르페우스의 비극 등 많은 설화가 엮여 있다. 용과 요정, 오딘과 토르 등 신화 속 존재를 비롯해 극작가 윌리엄 셰익스피어, 프랑스 정치가 로베스피에르 등 실제 인물까지 이야기 곳곳에 배치되어 상상력의 범주를 키운다. 주제의 핵심은 초월적 존재인 모르페우스가 인간사에 직간접적으로 개입하며 느낀 과오와 후회, 인간의 가치에 대한 고민이다. 또한 인간이 지닌 여러 관념적 충돌을 초월적 존재들의 다툼을 통해 풀어낸 원작의 방식을 따른다. 다만 파이널 시즌을 위해 천천히 닦아가는 스토리텔링의 흐름과 속도가 다소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7월3일 시즌2의 1부인 6화 분량이 공개됐으며, 24일 파이널 시즌인 2부가 공개된다. / 이우빈
<새터데이 나잇>
넷플릭스 / 연출 제이슨 라이트먼 / 출연 게이브리얼 러벨, 레이철 세넛, 코리 마이클 스미스 / 공개 7월4일
플레이 지수 ▶▶▷ | 20자평 – 터질 듯 터지지 않는 생방의 열기
1975년 10월11일 토요일 밤 10시, 뉴욕 거리. 한 남자(게이브리얼 러벨)가 90분 뒤 벌어질 일을 기다리고 있다. 거대한 NBC 방송국 건물에 출입을 거부당 하자, 그는 자신을 소개한다. “난 론 마이클스예요. <새터데이 나이트>의 제작자죠.” <인 디 에어> <툴리> <고스트버스터즈 라이즈>를 만든 제이슨 라이트먼의 신작 <새터데이 나이트>는 저명한 생방송 코미디쇼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SNL>>의 탄생을 다룬다. 첫 방송 90분 전까지의 시간을 그리며, 젊고 유능한 크루들의 기세등등함과 당장이라도 도망치고 싶은 불안이 뒤엉켜 있다. <SNL>처럼 촬영과 편집 모두 속도감이 넘치고, 대사로 이끄는 에피소드가 쉴 틈 없이 이어진다. 시끌벅적한 소동극을 원하는 이들과 쇼의 시초를 생생하게 보고 싶은 <SNL> 팬에게도 반가운 영화다. 다만 광적인 에너지로만 밀어붙이려는 탓에 의외로 심심하다. / 이유채
<S라인>
웨이브 / 6부작 / 연출 안주영 / 출연 이수혁, 이다희, 아린 / 공개 7월 11일
플레이 지수 ▶▶▶ | 20자평 – 무딘 전반전과 발칙한 후반전 속 아린의 재발견
성생활은 암묵적으로 은폐되길 택한 정보다. 하지만 날 때부터 모든 사람의 성관계 이력을 머리 위에 이어진 붉은 선 ‘S라인’을 통해 보게 된 현흡(아린)에게 세상은 보고 싶지 않은 적나라함의 연속이다. 괴로 움에 칩거를 택한 현흡은 우연히 위험에 처한 앞집 여자를 돕게 되면서 자신의 능력의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한다. 한편 세상에는 S라인을 볼 수 있는 의문의 안경이 돌기 시작한다. <S라인>은 꼬마비 작가의 ‘죽음’ 3부작 중 하나인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다. 일괄적으로 성생활이 공개된 원작의 초자연적 설정과 달리 일부만 이를 볼 수 있는 특권적 능력으로 변하면서 판타지 추리물에 가까워졌다. 전방위적인 냉소를 뿜어낸 옴니버스 웹툰의 예리함은 덜하지만 후반부에 접어들어 발칙한 상상력에 탄력을 받는다. 호연을 보인 주연 아린과 제8회 칸 국제 시리즈 페스티벌 장편경쟁 부문에서 음악상을 받은 이준오의 음악이 돋보인다. / 최현수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