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회는 없다.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들은 남김없이 차곡차곡 적어 내려갔다. 우리 가족은 한달에 한번 나의 칼럼을 읽는 것이 낙이라고도 말해줬고, 지인들도 글에서 내 성격이 묻어나오는 것 같아 재미있다고 해주었다. (나는 개인적으로 이 피드백이 정말 흥미로웠다.) 앞서 말한 것처럼, 내가 쓴 글을 읽고 자신들의 엄마, 아빠, 할머니, 반려동물, 친구, 애인을 떠올렸다고 하면서 자연스레 몇 시간이고 그 자리에서 수다를 떤 적도 많다. 그리고 결국 사랑에 대해서. 내가 너무 사랑 타령만 한 것 같아서 그게 조금 쑥스럽기도 하지만 나도 새삼 나에 대해 배우는 과정이기도 했다. 아, 나에게서 사랑이란 정말 큰 부분이구나 하며 말이다.
나에게 이런 기회를 준 <씨네21>, 그리고 그 기회를 계속해서 이어나가게 해주신 모든 독자들에게 감사하다. 나는 어디에서든 항상, 어떠한 음량으로도 이야기를 지속해 나갈 테니, 그 주파수가 맞는다면 우리 모두 어느 지점에서나 맞닿길 바란다. 모든 생명체는 소멸했다가도 어디에선가 다시 태어난다고 믿는다. 물리적으로, 혹은 에너지적으로, 무슨 형태이건. 그 멋진 자생력이 모이고 모여 세월이 되고, 이야기가 될 것이다. 그러니까 모든 사람의 숨결은 마땅하기에 앞으로의 1년도 수북하시길 바란다. 지난 편에서 이번 글은 벚꽃라떼를 마시며 만날 수 있길 소망했지만, 아쉽게도 아직 핫코코아를 끊지 못했다. 겨울이 미련이 남았는지 눈이 오는 바람에 옷은 다시 두꺼워졌지만, 머지않아 꽃향기는 진해질 것이다.
모두 건강에 유의하시길 바라며, 지금까지 ‘김민하의 타인의 우주’를 읽어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씀을 다시 한번 전하고 싶다. 독자 여러분의 모든 순간이 찬란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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