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에서 영화의 어떤 상황에 어떤 기술을 사용하느냐는 질문에 홍 감독은 “어떤 대상이 있으면 내가 좋아하는 작업방식을 인식하고 그대로 진행한다. 나는 사람이나 대상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 믿는다. 가령 나와 이자벨 사이, 나와 날씨, 사람들과 장소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각본에 쓴다. 그리고 각본에 쓴 대로 진행하다보면 의도치 않은 또 다른 일들이 생긴다. 이를 포착해서 영화에도 넣으려고 한다. 이는 직관적인 과정이고 그 과정을 따라갈 뿐이다”라고 했다.
언어 너머에서 소통하려 했다, <여행자의 필요> 이자벨 위페르 기자회견
- 홍상수 감독과 작업한 소감은.홍 감독은 독특한 방식으로 작업한다. 캐릭터를 설정해놓은 게 없다. 내가 연기한 인물은 배경도 역사도 없는 인물이다. 현재, 즉 하나의 세계와 직면한 한 인물의 상태를 포착하는 방식이 매우 흥미롭다. 그런데도 완성된 영화에는 살아 있는 독특한 인물이 있고 그를 바라볼 때 뭉클해진다. 영화는 그 인물을 통해 살고자 하는 이의 외로움 그리고 다른 사람들과 연결되고 싶은 욕망을 철학적으로 이야기한다. ‘살아 있다는 건 무엇인가, 혼자 있을 때 어떤 사람이길 원하고 함께할 땐 어떤 사람이 되고자 하는가’라는 것이 주요 주제다.
- 영화를 찍을 때 언어나 문화 차이로 힘들지 않았나.언어 차이가 매력적이었다. 물론 영화에선 공동 언어로 영어를 사용했다. 우리는 언어 너머에서 존재하며 소통하려고 했다. 마음으로 함께하면서 공통점을 찾으려고 했다. 영화 세편에서 모두 다른 역을 맡았지만 금세 자연스레 융화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