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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 아더스> 아메나바르 감독
2001-09-06

“할리우드 영화라고 생각한 적이 없다. 유럽 영화에 할리우드 제작자가 참가한 영화다. 스태프 대부분이 스페인이고 니콜 키드먼을 비롯한 미국 관계자들이 모두 스페인에 와서 찍었다.”

<디 아더스>의 감독 알레한드로 아메나바르는 언론에서 이 영화를 그의 첫 할리우드 진출작이라고 부르는 데 대해 “동의할 수 없으며 사실과도 다르다”고 잘라 말했다. 올해 29살인 칠레 태생의 스페인 감독 알레한드로는 24살에 만든 첫 장편 <떼시스>에서부터 세계 영화계의 주목을 받았다. 그뒤 <오픈 유어 아이즈>(97)에 이어 세번째로 만든 <디 아더스>는 스페인 스태프들이 모여 스페인어로 제작하려 했으나, 그의 전작들에 주목한 미국의 배우이자 제작자 톰 크루즈와 합작하게 되면서 영어로 바뀌었다. 출연진도 따로 내정돼 있었으나 톰 크루즈가 당시 그의 부인이던 니콜 키드먼을 소개하면서 키드먼이 주연을 맡게 됐다.

이 영화에서 그는 자신의 독특한 미학적 세계를 드러내는 작가라기 보다, 장르영화를 잘 매만지는 장인으로서의 자질을 유감없이 드러냈다. 그게 먹혀들어가 8월초 미국개봉에서 흥행에 성공하자, 할리우드 메이저 제작사로부터 감독 제안이 수십건 들어오고 있지만 아메나바르는 “아직은 할리우드와 거리를 두려 하고 있다, 그곳에 가면 모든 걸 내 마음대로 하기가 힘들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디 아더스>를 포함해 지금까지 그가 만든 세편이 모두 스릴러와 호러를 혼합한 영화다. “어렸을 때 겁이 많아 유령을 무서워했고 어둠 속에 무엇이 숨어있는 것처럼 느꼈다. 그런 원초적 공포에 관심이 많았고, 40~50년대의 공포소설들을 즐겨 읽었다. 그러나 앞으로도 이런 영화만 할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나는 아이템을 먼저 생각하는데, 그 아이템에 맞는 형식이면 어떤 것이든 좋다.” 니콜 키드먼의 연기와 관련해 그는 “내가 만난 가장 직업적인 여성중의 한명이며 완벽주의자”라면서 “같은 장면에서도 순간순간의 표정과 분위기가 달라 편집할 때 선택의 폭이 커지고 무척 수월했다”고 말했다.

이 영화는 설정이 전혀 다르지만 마지막의 반전이 <식스 센스>와 닮은 구석이 있다. 그러나 감독의 생각은 전혀 다르다. “이 영화는 3년전에 제작을 시작한 영화다. 그 막바지 단계에서 <식스 센스>가 개봉했다. <식스 센스>와 전혀 무관하게 만들어졌고, 나는 두 영화가 완전히 다른 영화라고 생각한다.”

베니스/임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