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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관객과의 대화 : <톰가 제시카> 감독
2001-11-14

<톰과 제시카> 돔 로스로우 감독과 칼 어드만 쉔펠트 프로듀서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자 여기저기서 박수소리가 들려왔다. 영국영화 <톰과 제시카>는 야생적이고 강렬하면서도 진한 슬픔을 자아내는 작품이다. 성폭력으로 상처입은 어린 소년 소녀의 도피적이고 자기파괴적인 사랑은 객석을 가득 메운 관객의 깊은 공감을 자아냈다.

종교와 관련된 장면이 꽤 많다는 한 관객의 코멘트에 돔 로스로우 감독은 “유럽에서 성폭행은 큰 문제인데, 가톨릭이 피해자들에게 죄책감을 강요해서 문제가 더 심해졌다.”면서 종교를 비판적으로 표현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성폭행 당한 주인공들이 죄책감과 수치심을 느끼고, 가시관을 쓰고 자학하는 장면도 예수가 십자가에서 피흘리는 가톨릭에서 비롯된 상상력. 또, “톰이 죽은 것은 제시카를 자기에게서 벗어나게 하기 위함이며, 그런 희생을 한다는 점에서 톰은 예수와 흡사하다”고 설명했다. 장면을 전환할 때 화이트 아웃을 쓴 의도도 명쾌하다.

“처음엔 블랙아웃을 썼는데, 속도가 끊어지는 느낌을 받았다. 그러면 관객에게 생각할 여유를 주게 되는 것 같았다. 쉬는 시간을 주지 않기 위해 의도적으로 썼다” 어린 배우들의 연기가 훌륭하다고 하자, 톰과 제시카가 처음 옷을 벗는 장면은 13분 동안 이어지는데 단 한번만에 찍었다고 알려주었다. 한 관객이 “아직 10대인데 톰을 죽음으로 몰고가는 건 너무 극단적인 것 아니냐”고 결말에 문제를 제기했다.

“Sorry”라고 입을 열어 가벼운 웃음을 자아낸 감독은 이내 정색을 하고, “톰의 상처는 너무 끔찍하고 커서 치유불가능이다. 제시카는 이겨낼 수 있지만 톰은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 해피엔드는 안 어울렸다.”고 답했다.

위정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