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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다라> 감독 논지 니미부트르
2001-11-12

“성을 사회적으로 까발리고 싶었다”

“성을 사회적으로 까발리고 싶었다”

<잔다라> 감독 논지 니미부트르 세계가 주목하는 타이영화의 급성장 뒤에는 논지 니미부트르(Nonzee Nimibutr

)감독이 있다.

신작 <잔다라>를 들고 부산을 찾은 그는 타이영화 르네상스의 문을 연 존재로 평가된다. 타이영화 뉴웨이브의 문을 연 1997년작 <뎅버렐리와 그 일당들>과 역대 흥행기록을 갈아치운 99년작 <낭낙>은 모두 90년대 이후 타이영화사에서 가장 중요한 작품들. 2편 모두 부산영화제에 출품됐다는 공통점도 갖고 있다. 세번째 방문이다 보니 친구도 많아져 “어제도 4시까지 술을 마셨다”는 그는 2년전 부산을 찾았을 때보다 세련된 인상이었다.

<잔다라>에 관해 그는 “성이라는 문제를 사회적으로 까발리고 싶었다”고 입을 열었다. 성에 위선적인 태도를 취하는 타이사회에 이슈를 제기하고 싶었다는 말. 60년대 출간된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이 영화는 “서양으로부터 프리섹스, 호모섹스 문화가 들어오며 타이에 영향을 미쳤던 40년전 방콕의 분위기”를 전한다. 주인공 소년 잔다라의 집에 분루엥(종려시)부인이 들어오며 일파만파가 일어난다는 영화의 이야기는 당시 사회상에 대한 비유라고 논지(타이에서는 이름을 부르는 것이 상례란다)는 설명했다.

또 잔다라가 자라면서 그토록 혐오했던 아버지와 닮아가는 것에 관해 그는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을 미워하면 결국 그 미움이 자신에게 돌아온다는 인생의 고리, 즉 윤회를 보여준다”고 얘기했다. 노출이 심한 이 영화는 성에 대해 보수적인 타이에서 상당 장면이 잘려나갔고, 이에 논지는 등급제 폐지를 위한 운동을 준비 중이다.

홍콩의 어플로즈 픽처스로부터 100% 제작비를 투자받은 <잔다라>에 이어 논지는 또다른 국제 프로젝트를 준비 중이다.

자신의 영화사 씨네마시아를 비롯, 한국의 영화사 봄, 홍콩의 어플로즈가 합작하는 가 그것. 그는 김지운, 진가신 감독과 함께 옴니버스 영화를 만들게 된다. 그 이후의 계획을 묻자, 그는 “언젠가 한국에서 한국 사람들의 이야기를 영화를 만들어보고 싶다. 현재 한국쪽 파트너와 논의를 벌이고 있다”는 의외의 이야기를 했다. “부산에 올 때마다 영화팬들이 거리를 메우는 모습을 보면, 이런 분위기에서 영화를 만들고 싶다는 열망이 마음 속에서 활활 타오른다”는 게 그 이유란다.

글 문석쪾사진 손홍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