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 독일, 2001, 80분 Austria, Germany ,2001, 80 min
감독 에시카 하우스너 오후 7시 씨네1관
구부정한 어깨, 튀어나온 입, 불안한 눈동자. 소녀에서 여인으로 성숙해 가고 있는 리타는 영화의 제목과는 달리 별로 사랑스럽지 않다. 자기만의 세계에 갇혀 가끔씩 돌출적인 행동을 보이는 그녀는 학교에서나 집에서나 아웃사이더다. 학교에서는 친구들에게 비웃음을 사고, 교사들로부터도 외면을 당하며, 엄격한 부모는 그녀를 방에 가두기 일쑤다.
조금씩 성에 눈뜨기 시작하면서, 리타는 버스 운전사를 유혹하기도 하고, 그녀의 좋은 친구인 이웃집 동생의 침대에 누워보기도 한다. 섹스 파트너를 찾아 외로움을 달래 보려던, 리타의 시도는 별 성공을 거두지 못하고, 그럴수록 더 외로워질 뿐이다. 일탈을 시도했다가 어쩔 수 없이 일상으로 돌아온 리타는 이제 아주 극단적인 방법으로 가족과 결별한다.
신예 예시카 하이우스너는 가족과 학교, 사회에서 벗어려는 한 십대 소녀의 위험한 선택에 별다른 판단이나 감정을 개입하지 않고 냉정히 관조한다. 극한의 고독과 소외, 일탈과 성장을 향한 몸부림이 부른 파국을 풀어가는 품새가 <퍼니 게임> <피아니스트>를 연출했던 미하엘 하네케 감독의 제자답다. 특히 위태롭게나마 화해의 노래를 부르던 그 가족의 마지막 밤이 아주 섬뜩하고도 슬프게 그려지고 있다.
박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