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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꽃섬
2001-11-12

Flower Island

한국, 2001, 126분 Korea, 2001, 126 min

감독 송일곤 오후4시 대영3관

세 여자가 길을 떠난다. 아직 소녀티가 채 가시지 않은 얼굴을 진한 화장으로 뒤덮은 혜나는 화장실에서 낙태를 하고는 얼굴도 모르는 엄마를 찾아 나선다. 전도유망한 뮤지컬 가수였던 유진이는, 설암이 도져서 다시 노래를 부를 수가 없다. 어린 딸에게 피아노를 사주려고 몸을 팔던 옥남은 남편에게 내쫓긴다. 그들은 회한과 절망의 바다에 떠 있는 그들만의 유토피아 ‘꽃섬’을 찾아나선다.

“상처받은 영혼들에 관심이 많다. 그들을 치유하는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는 송일곤 감독의 말처럼, <꽃섬>은 서로 다른 상처를 안은 세 여자가 ‘꽃섬’을 찾아가는 길에 여러 사람들과 사건들을 접하고 서서히 그 상처를 치유해가는 과정을 담아낸 영화다. 그는 자기 손으로 낙태를 한 소녀의 등 뒤에 작은 날개를 달아주고, 죽음을 앞둔 가수에게 마지막 노래를 허락한다.

고통 가득한 현실을 떠나 온 여행의 끝에서, 모두가 원하는 것을 얻는다는, 어른들의, 여성들의 동화. 송일곤 감독은 거칠고 차가운 디지털 화소들로, 온기와 눈물이 배어나는 판타지를 일궈냈다. <꽃섬>은 올 베니스영화제 현재의 영화 부문에 초청돼 현지 관객과 언론으로부터 “견고한 구성의 용감한 데뷔작”이라는 호평과 함께 따뜻한 갈채를 받았다.

박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