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영화 상영 첫날 첫회를 찾은 관객들이라면, 이런 ‘낯선 충격’을 기대했을 것이다. 인도에서 날아온 <데자뷔>는 무인도의 등대지기가 조난객을 맞이하면서 경험하는 공포를 원색의 강렬한 이미지로 잡아낸 독특한 영화.
이 작품은 공간과 시간이 퇴색된 비현실적인 배경 속에서 뮤지컬과 드라마가 혼합된 인도영화의 주류 장르 마살라와도 거리가 멀다. 영문학 교수와 촬영감독을 거쳐 연출 데뷔한 비쥬 비스와나스 감독은 <데자뷔>의 상영 뒤 이어진 관객과의 대화에서 “비상업영화라 펀딩 문제로 어려움이 많았지만, 국적과 문화를 초월해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작품을 만들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 영화의 촬영까지 겸한 그는 “주인공의 정신상태를 효과적으로 표현하기 위해서”광각 촬영과 들고 찍기를 자주 썼다고 했다. 그가 영화 속에서 표현하고자 한 것은 “의사 소통이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하는 문제. 한 관객이 다소 판타스틱한 분위기를 풍기는 엔딩(이 영화를 볼 관객들을 위해 비밀에 부친다)이 무얼 의미하는지를 묻자, 감독은 “주인공의 공포가 그런 환상을 불러 온 것일 수도 있고, ‘데자뷔(기시감)’에서 비롯된 것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과거가 꿈이라는 해석과 현실이 꿈이라는 해석이 다 가능하다는 것. 비쥬 비스와나스 감독과의 대화는 진지한 분위기 속에서 20분 가량 진행됐다.
박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