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애니메이션의 팬이라면 밴드 스파이에어SPYAIR의 이름을 모르기 어렵다. 애니메이션 주제곡을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고 언급되는 밴드로 이들의 히트곡 〈은혼〉 시즌2 ED 〈사무라이 하트サムライハート(Some Like It Hot!!)〉는 일본에서 열광적인 인기를 누린 데에 이어서 한국의 음악방송에도 진출했다. 강렬한 록사운드와 소년미가 깃든 가사가 독보적인 스파이에어의 음악 세계는 애니메이션의 격정적인 오프닝과 어우러져 강렬한 이미지를 몸소 느끼게 한다. 이 외에도 〈하이큐〉의 주제곡 〈Imagination〉, 한국에서 74만 관객을 동원한 〈극장판 하이큐!! 쓰레기장의 결전〉의 주제곡 〈Orange〉 등 여러 히트곡을 완성했다. 국내 관심을 직접 확인하듯 스파이에어는 지난 6월21일부터 이틀간 내한 콘서트를 마쳤다. 뜨거운 열기는 극장으로도 이어진다. 7월18일 스파이에어의 실황 라이브 영화 〈SPYAIR Just Like This 2024〉가 CGV에서 단독 개봉하는 것. 이를 맞이해서 스파이에어의 네 멤버(요스케, 유지, 모미켄, 켄타)를 만나서 이야기를 함께 나누어보았다.
- 2011년 지산록페스티벌부터 작년 부산국제록페스티벌까지 한국을 부지런히 방문했다. 올해 한국에 다시 온 소감이 궁금하다.
모미켄 데뷔 초 싱글 〈재패니케이션〉의 뮤비를 촬영하려 한국에 처음 왔을 때부터 지금까지 매년 방문 때마다 우리가 한국과 연결되어 있다고 생각했다. 이제는 우리 활동에서 제외할 수 없는 곳이 되었다.
요스케 한국은 우리에게 제2의 고향이다. 나는 2023년에 밴드에 합류한 첫 해외 라이브가 부산국제록페스티벌이었다. 그곳에서 한국 팬의 따뜻한 환대로 음악이 국경을 허물고 모두를 하나로 만든다는 격언을 한국에서 처음 체감했다. SNS에서도 우리들의 음악을 활용한 한국 팬들의 영상이 많이 보여서 〈Imagination〉나 〈Orange〉의 인기를 멀리서도 느낄 수 있었다. 감사의 마음을 담아 좋아요도 많이 누른다. 모든 게시물에 누르지는 못하지만.(웃음)
- 내한 공연을 마친 후 실황이 담긴 영화 〈SPYAIR Just Like This 2024〉가 극장에 개봉한다. 영화를 보러 올 관객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유지 일본 밴드의 라이브가 한국의 영화관에서 상영된다는 사실이 신기하다. 50여 개 관에서 상영한다고 들었고, 우리가 이만큼 사랑받는다는 사실에 새삼 놀랐다. 영화에는 작년 히비야 공원 대음악당에서 한 야외 라이브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언젠가 한국에서도 이런 야외 라이브를 진행하고 싶은 마음이다.
- 이번 〈SPYAIR Just Like This 2024〉 콘서트를 진행할 때 컨셉과 셋리스트를 어떻게 구성했는지 궁금하다. 오랜 팬과 신규 팬 둘 모두를 만족시키는 선곡을 짜기 어려웠을 듯하다.
요스케 2011년 히비야공원대음악당에서 진행한 라이브 공연의 셀프 오마주에 가깝다. 2023년 합류한 후 밴드 체제가 달라졌음에도 우리가 앞으로도 계속해서 팬과 함께 걸어가고 있다는 느낌을 전달하고 싶었다. 계속 응원해줬던 팬들이 만족하기를 바랐고, 처음 온 사람에게도 우리의 시간이 잘 전달되도록 히트곡은 물론 레어한 곡까지 이 라이브만의 셋리스트를 만들었다.
- 이번 실황 영화는 화려한 조명부터 활기찬 쇼맨십까지 스파이에어의 개성이 비주얼로 드러난 느낌이다. 스파이에어만의 세계관이나 감성이 애니메이션 주제곡에 어떻게 반영된다고 생각하나.
유지 스파이에어는 밴드 세계관으로서 우정과 도전을 그리는 소년만화를 닮아있다. 소년만화는 누구든지 공감할 수 있는 보편성이 있다. 우리들의 음악도 이상하게 삐딱하거나 너무 멋내지 않고 우리만의 길을 걸어왔기에 <하이큐!!> 같은 보편적인 작품과 매우 잘 매치되는 것 같다.
- 2010년 메이저로 데뷔한 후 처음 애니메이션 주제곡을 제안받았다. 첫 작업으로서 작사 작곡에 어려움은 없었나.
유지 그땐 일본 애니메이션이 이렇게 전 세계에 유행하지 않았다. 여전히 오타쿠 문화라는 인상이 강했고 메이저보다는 마이너에 가까웠다. 이 작업을 처음 제안받았을 때는 뭐든 해보자는 느낌으로 열심히 몰입했다. 애니메이션은 영상에 따라 흘러나오기 때문에 작품 세계관을 상상하며 만들었다. 그건 예전도 지금도 바뀌지 않았다.
- 애니메이션 주제곡을 작업할 때 어디서 주로 영감을 받는지 궁금하다. 스토리나 영상, 분위기, 캐릭터 등 다양한 곳에 영감이 나올 텐데 그 가운데 어떤 것이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가.
유지작품의 분위기다. 애니메이션이나 원작이 가지는 전체적인 분위기와 맥락을 먼저 파악한 다음 작업에 착수하는 편이다.
모미켄 착수 전 원작을 미리 읽는다. 그후 이야기나 분위기 등 만화의 여러 정보를 가사로 변환하는 작업을 한다. 이번 극장판 주제곡을 작곡할 때는 대본과 그림콘티를 읽고 거기서 영감을 얻었다.
- 마지막으로 한국의 팬에게 한 마디 전한다면.
켄타 관객이 두 명이었던 한국의 첫 공연을 되돌아보았을 때 지금 이렇게 국경을 넘어서는 사랑이 감개무량하다. 콘서트에서 한국 팬이 하이라이트뿐만 아니라 노래 전곡을 따라 불러줄 때마다 경이로움과 감사를 느낀다. 언젠가 한국에서도 <JUST LIKE THIS>를 직접 개최하는 것을 기대한다. 먼저 극장에서 현장감 넘치는 라이브 영상을 좋은 음향으로 들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