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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공감에서 오는 두려움, <괴기열차> 배우 주현영
조현나 사진 최성열 2025-07-03

공포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다경(주현영)에겐 조회수를 높일 콘텐츠가 간절하다. 여러 실종 사고가 벌어진 광림역을 찾은 다경은 역장으로부터 미스터리한 사건들에 관한 정보를 입수한다. 첫 공포물이자 첫 장편 주연작인 <괴기열차>에선 배우 주현영의 밝은 면모부터 예민하고 진중한 얼굴까지 두루 만나볼 수 있다. 그는 “극장에서 맥주 한잔과 함께 영화를 보시길 바란다”라는 당부와 함께 <괴기열차>의 촬영 비하인드에 관해 세심하게 들려주었다.

- 공포 장르를 선호하는 편인가.

고전부터 B급 호러까지 가리지 않고 찾아본다. <유전> <헬레이저>를 인상 깊게 봤고 <프로메테우스>와 같은 SF 스릴러도 정말 좋아한다.

- 관객으로서 공포영화를 보는 것과 배우로서 참여하는 건 완전히 다른 경험이었을 텐데.

공포물을 찍고 싶다는 꿈은 계속 갖고 있었다. 일상에서 느낄 수 없는 극한 감정을 배우로서 꼭 한번 느끼고 표현해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때 마침 <괴기열차>의 다경 역을 제안받았다. 실제로 지하철을 자주 타기 때문에 익숙하게 느껴지면서도 익명의 다수가 이용하고 종종 사고가 발생한다는 점에서 막연한 두려움이 있었다. 그래서 대본을 읽으며 관객들이 공감할 수 있겠다고 여겼다.

- 초반부엔 다경이 밝게 등장한 반면 후반부로 갈수록 시니컬해진다.

다경은 진심을 다해 공포 콘텐츠에 접근한다. 그 순수함이 욕심으로 인해 점점 변질되어가는 상황을 잘 보여주는 게 중요했다. 초반에 밝게 등장할지언정 귀엽게 보이려고 의도하진 않았는데 하다 보니 점점 귀엽게 연기하게 되더라. 다경이 우진(최보민)을 좋아하고 그에게 인정받고 싶어 하는 모습이 누군가에겐 귀엽게 보일 수 있겠다 싶어서였다. 다경이 순수하긴 하나 그렇다고 착한 사람이라 정의하긴 어렵다. 일이 뜻대로 되지 않을 때 날 선 말을 아무렇지 않게 내뱉을 수 있는 사람이라는 점 역시 잘 드러내려 했다.

- 제스처와 함께 “호러 퀸 다경!”을 외치는 게 트레이드마크다.

이 제스처를 어떻게 소화하면 좋을지 고민하다 내가 즐겨 보는 유튜브 <돌비공포라디오> 채널의 돌비님께 연락드렸다. 실제 공포 유튜버와 다경이 얼마나 닮았는지, “호러 퀸 다경!”이란 인사말을 어떻게 표현하는 게 좋을지에 관해 물었는데 다경이 워낙 공포 콘텐츠에 진심이다보니 인사말과 제스처가 다소 오그라들게 표현돼도 괜찮겠다고 하시더라. 그 밖에 유튜브 생태계에 관한 정보를 건네 듣고 다경이 조회수에 연연하는 이유를 이해할 수 있었다.

- 영화 속 괴담 중 눈여겨본 에피소드가 있나.

지하철 손잡이에 묻은 용액을 만진 인물에게 이상한 일이 발생하는 에피소드가 떠오른다. 여러 사람의 손을 거친 손잡이가 누군가에겐 두렵게 느껴질 수 있는데 그런 인식이 잘 녹아들었다. 또 노숙자(진성찬)가 주인공인 에피소드에서도 약자가 힘을 갖게 됐을 때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이 다이내믹하게 묘사됐다.

- <괴기열차>는 주현영의 밝은 모습에 익숙한 관객에게 새로운 인식을 심어줄 작품이다.

공포영화가 처음이다 보니 촬영하면서 정말 많이 배웠다. 온몸이 두려움에 잠식되어야 하는 신이 있었는데 긴장하면 연기가 잘 안될까봐 현장에서 수시로 몸을 녹여 집중하려고 했다. 기술적인 요소에 관해서도 촬영감독님에게 자주 여쭤봤다. 내 밝은 모습에 익숙하거나 나를 잘 모르는 분들께 이번 도전이 신선하게 비치길 바란다.

- <악마가 이사왔다>, 제29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폐막작으로 선정된 <단골식당> 등 공개를 앞둔 차기작이 여러 편이다.

공포물을 잘 못 보는 분들에겐 선지(임윤아)가 악마로 등장하는 <악마가 이사왔다> 역시 무서울지도 모르겠다. 나는 선지의 사촌동생 아라를 연기했는데 통통 튀는 성격으로 적재적소에 재미를 주는 인물이다. <단골식당>에선 대치동 영어 강사 미원으로 등장한다. 실종된 엄마를 찾는 과정에서 도움을 준 이들에게 정을 느끼게 된다. 지금은 드라마 <착한 여자 부세미>에서 혜지 역을 맡아 촬영 중이다. 베테랑 선배님들과 하루하루 행복하게 찍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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