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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교사 희연(장윤주)은 난임으로 힘든 나날을 보낸다. 거듭되는 실패에 지칠 대로 지친 그녀는 정신 건강을 위해 줄곧 맡아오던 고3 담임을 내려놓는다. 하지만 반 학생 유미(최수인)의 임신 소식으로 정신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학교는 ‘학생답지 않은’ 행실을 보인 유미를 내쫓으려 한다. 그녀의 유일한 보호자는 넉넉하지 않은 형편으로 학교 방문조차 어려운 상황이다. 출산예정일이 점점 가까워지면서 희연은 제자를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선의를 고민한다. <최소한의 선의>는 여성의 관점에서 일상의 작은 순간들을 섬세하게 포착해온 김현정 감독의 신작이다. 영화는 한순간 학교에서 쫓겨나게 된 고등학생과 그를 바라보는 교사의 양가적인 감정선에 주목한다. 어른과 아이, 교사와 학생, 난임 환자와 10대 미혼모. 잉태를 둘러싼 기쁨과 절망이 교차하는 곳엔 최소한의 인간적인 삶조차 불가능한 사회가 불편한 민낯을 드러낸다.
[리뷰] 교사, 학교, 그리고 국가의 정당한 역할은 무엇인가?, <최소한의 선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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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해저보다 달의 표면에 대해 더 잘 알고 있다.” 광활한 우주보다 더 많은 비밀을 숨기고 있는 바다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 SBS 창사 특집 다큐멘터리로 제작된 <고래와 나>가 극장판으로 새로 개봉한다. 지구에서 가장 크고 가장 오래 사는 포유류인 고래를 좇기 시작한 <극장판 고래와 나>는 자연스레 바다의 현재, 생태계 파괴, 종다양성의 획일화, 불법 포경 등 다양한 문제로 드넓게 뻗어나간다. 이 과정에서 <극장판 고래와 나>는 잔혹한 현장을 비추기보다 바다의 아름다움을 조명하는 방식을 택한다. 대양을 유유히 탐험하는 물살이들과 그 주변에서 삶을 유지하는 동물들의 평온한 모습은 자연보호의 근본적인 목적이 어디에 있는지 명확하게 설명한다. 고래의 자유로운 질주를 보다보면 해양 생명에게 환경문제로부터의 해방을 선사하고 싶어지고, 매일 다른 표정을 짓는 장엄한 바다는 모든 해양쓰레기를 소거하고 싶은 마음을 키운다. 그렇다고 영화가 순진무구
[리뷰] “바다가 고래를 위해 푸르다는 걸 모르는 사람은 아직 사랑을 모르지”(<고래를 위하여>), <극장판 고래와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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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양궁 국가대표 메달리스트지만 지금은 평범한 회사원인 진봉(류승룡)은 성과 부실을 이유로 구조조정 대상 1순위가 된다. 그가 회사에서 살아남기 위한 유일한 탈출구는 아마존 볼레도르(가상의 국가)로 가 양궁 감독이 되는 것이다. 진봉이 메달을 획득하는 데 성공하면 볼레도르 정부는 그의 회사에 금광 개발권을 주고, 회사는 그에게 승진을 보장하겠다는 것이 사측의 제안이다. 우여곡절 끝에 볼레도르에 도착하지만 현지인과 언어가 통하지 않아 죽을 위기에 처한 진봉에게 한국계 볼레도르인 통역사 빵식(진선규)이 기적처럼 나타난다. 그가 떨어진 타가우리 마을은 최근 금광이 발견된 이후 지속적으로 정부의 공격을 받고 있다. 진봉은 빵식의 도움을 받아 세계 선수권 양궁 대회에서 메달을 따는 데 성공하면 마을의 안전을 보장하게끔 정부를 설득하겠다고 협상을 시도한다. 하지만 금광 개발과 아마존 보호는 양립할 수 없다. 활쏘기에 재능 있는 시카, 이바, 왈부 원주민 3인방을 발탁해 훈련시킨 진봉에게 위기가
[리뷰] 한시도 눈 뗄 수 없는 구성이란 이런 것, <아마존 활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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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 브룩(톰 하디)과 베놈은 패트릭 멀리건을 살해했다는 누명을 쓰고 지명수배된다. 둘은 멕시코까지 도망치지만 심비오트를 추적하는 특수부대의 집념 어린 추적을 피하지는 못한다. 결국 누명을 벗기 위해 자발적으로 뉴욕으로 가기로 결심한 순간 에디와 베놈은 정체불명의 외계 생명체 제노페이지에게 습격당한다. 심비오트 사냥꾼 제노페이지는 심비오트를 만든, 심비오트들의 신 널(앤디 서키스)의 명령에 따라 지구에 왔다. 널은 심비오트들에게 배신당해 안드로메다의 감옥 클린타르에 갇혀 있는데 거기서 풀려나기 위해선 에디와 베놈의 몸에 이식된 열쇠 코덱스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에디와 베놈은 온 우주를 위협할 널의 해방을 막고자 다시 의기투합한다. <베놈: 라스트 댄스>는 톰 하디가 각본에 참여한 <베놈> 시리즈의 마지막 편이다. 개봉 전부터 베놈이 등장했던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의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의 쿠키영상과 이어질 영화라는 기대감으로 팬을 들뜨
[리뷰] B급 매력을 즐기는 관객에게 선사하는 소니의 최상급 롤러코스터, <베놈: 라스트 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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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 미국, FBI 특수요원 리 하커(마이카 먼로)는 첫 탐문 수사에서 초능력에 가까운 육감을 발휘해 문제를 해결한다. 이를 눈여겨본 리의 상사 카터(블레어 언더우드)와 브라우닝은 리에게 ‘롱레그스’라는 서명을 남기는 연쇄살인마가 30년간 자행한 일가족 연쇄살인 사건을 배정하는데, 사건의 공통점이란 생일이 14일인 여자아이가 있는 가족이 희생자라는 것과 아버지가 가족을 모두 살해했다는 것이다. 리는 오래된 사건 파일을 읽고 분석해 나가는 한편 롱레그스가 작성한 편지 속 암호 해독에 밤낮으로 매달린다. 마침내 리가 암호를 해독하고 연이은 살인사건에 숨겨진 법칙을 발견하게 되면서 조사에 진척을 보이고, 이어 카터와 리는 롱레그스가 과거에 일으킨 살인사건의 생존자를 찾아 나선다. 그러나 여전히 희생자를 물색 중인 롱레그스가 한발 앞서 남기고 간 흔적으로 인해 카터는 리가 무언가 숨기고 있다고 의심하게 되고, 리는 카터가 단독범이라 믿는 롱레그스에게 공범이 있을 것이라는 새로운 주장
[리뷰] 스타일리시하게 묶고 꼬은 장르의 매듭들, <롱레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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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우(이동휘)와 우정(한지은)은 마땅한 보금자리와 수입이 없는 처지임에도 서로에 대한 사랑을 근거 삼아 결혼을 마음먹는다. 하지만 선우의 아버지 철구(강신일)가 쓰러지면서 둘의 결혼 계획에 차질이 생긴다. 선우는 철구의 막대한 병원비를 감당하기 위해 바삐 돌아다니고, 여유로운 만남의 시간을 가지지 못하게 된 선우와 우정은 결혼을 차일피일 미루게 된다. 이러한 위기가 계속되는 와중에 선우는 그간 멀리했던 부모와의 감정적 거리를 좁히는 동시에 우정과의 사랑을 더 단단하게 만들려 한다. 전작 <운동회>에서 다소 못난 가족구성원들의 좌충우돌 소동과 화합을 그렸던 김진태 감독의 신작이다. 이번에도 영화의 중심 주제는 가족이다. 아무리 다투고 미워하며 잠시 떨어져 있다 해도 결국엔 살을 부딪치며 살아가게 되는 우리네 가족의 삶을 보여준다. 2023년 전주국제영화제에서 <모라동>이란 제목으로 상영됐다.
[리뷰] 이 시대의 결혼 이야기에 편히 공감케 하는 안정적 연출의 묘, <결혼, 하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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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안(한해인)과 설이(한소희)는 강원도 소재의 한 예술고등학교 연극영화과 동기생이다. 아역배우 출신인 설이는 지금껏 연기만 하고 사느라 자신을 제대로 몰라 혼란스럽고, 배우 지망생인 수안은 불투명한 미래가 암담하기만 하다. 고민투성이의 삶이래도 수안과 설이는 근처 바다로, 서울로 함께 떠돌며 둘만의 천국을 만들어간다. 그러다 두 소녀는 서로에게 이끌리는 감정이 사랑임을 자각한다. 하지만 수안은 이 관계가 우정이라 선을 긋는다. 수안과 설이는 모두 배우라 타인을 가장하는 연기엔 능숙해도 정작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고 설명하는 데엔 자신이 없다. 영화는 명확한 서사구조나 적확한 감정선을 세우는 대신, 몽환적인 촬영과 조명, 사변적인 대사를 활용해 수안과 설아의 내러티브를 의미 불명의 모호한 대상으로 남겨둔다. 이 전략이 두 청춘의 방황을 외현하는 데엔 효과적이나 작품의 밀도를 채우는 데까지는 기능하지 못한다.
[리뷰] 물기 어린 몽환으로 스케치한 청춘의 예쁜 혼돈, <폭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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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가 한뼘만 한 엠마(정해은)는 동물 마을의 유일한 인간 소녀다. 라마 부모가 온 정성을 다해 보살피는데도 체구가 작은 탓에 언제나 친구들에게 무시당한다. 소외감을 느낀 엠마는 자신의 진짜 뿌리를 찾아 고향을 떠나기로 마음먹는다. 멸종된 동물을 연구하는 늑대 에드워드(김다올)와 천재 발명가 거북이 뉴턴(박시윤)이 그녀 곁을 지킨다. 한바탕 우여곡절 끝에 숲속 친구들은 서쪽 바다 너머에 소인들이 살고 있다는 소문을 듣게 된다. 자신감을 얻은 엠마 일행은 열기구를 타고 지도에도 없는 섬을 향해 모험을 떠난다. <리틀 엠마>는 <신데렐라: 마법 반지의 비밀>로 작품성을 인정받은 레오 루이스 랴오 감독의 신작이다. 주인공 엠마의 내레이션이 이야기 전반을 이끌며 한편의 잠자리 동화를 듣는 듯한 포근함을 준다. 개성 넘치는 캐릭터디자인만큼이나 인간과 동물의 관계를 전복시킨 발칙한 세계관이 눈길을 끈다.
[리뷰] 인간과 동물의 관계를 뒤집는 발칙함, <리틀 엠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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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스타 스카이(나오미 스콧)는 긴 공백기를 딛고 대대적인 월드 투어를 준비 중이다. 바쁜 일정을 소화하던 스카이가 친구 루이스(루카스 게이지)의 자살 현장을 우연히 목격한 뒤 그녀의 삶은 송두리째 흔들린다. 괴기한 미소를 짓는 환영과 의문스러운 목소리가 계속 스카이를 괴롭히기 시작한다. 파격적인 마케팅으로 흥행에 성공한 <스마일>이 2년 만에 후속작으로 돌아왔다. 전작에 이어 이번에도 파커 핀 감독이 연출과 각본을 맡았다. 잔혹한 죽음을 목격하면 저주가 전염된다는 ‘스마일 엔티티’의 기본 설정은 여전하다. 다만 주인공의 직업이 정신과의사에서 가수로 바뀌면서 불가항력적인 현상에 접근하는 방식이 달라졌다. 내적 트라우마의 공포를 집요하게 탐구했던 1편과 달리 <스마일2>는 고어한 묘사에 집중한다. 정신적 외상을 신체적 외상으로 바꿔 시리즈의 수명을 연장하려는 선택이 기존 팬들에겐 낯설게 다가올 듯하다.
[리뷰] 내적 트라우마를 신체 훼손으로 무마하려는 오판, <스마일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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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년 실적 꼴찌인 의료기기 영업사원 근성(허지원)의 부업은 인터넷방송 BJ다. 물론 회사 생활처럼 그의 방송도 ‘하꼬’ 신세를 면치 못하는 중이다. 우연히 동창회에서 유튜버로 잘나가는 개그맨 종만(남연우)을 만난 근성은 그에게 합방을 제안하지만 대차게 거절당한다. 홧김에 만취 방송을 켜고 종만의 학교폭력 사실을 폭로한 근성은 다음날 인터넷상에서 화제의 인물로 떠오른다. 전승표 감독의 장편 데뷔작 <개그맨>은 인터넷방송의 생태계를 적나라하게 탐구한다. 떡상, 나락, 어그로, 주작 등으로 대변되는 개인 방송의 구조를 투명하게 그려낸 리얼리즘이 영화의 강점이다. 특히 실제 스트리머를 보는 듯한 배우 허지원의 열연과 노골적인 언어로 점철된 채팅장과 도네이션(기부)이 현실감을 더한다. 다만 조회수에 매몰된 세 인물의 이전투구를 너무 깊게 파헤친 나머지 자극적인 1인 방송의 병폐에 동화된 것처럼 보이는 접근 방식에 의문이 남는다.
[리뷰] 리얼리즘의 함정에 빠져 인방 생태계의 심연을 허우적댄다, <개그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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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국숫집을 운영하는 미연(김정난)은 자식들만 생각하면 가슴이 미어지는 엄마다. 가게 일을 돕는 아들 기훈(박지훈)에겐 넓은 기회를, 집을 떠나 아이돌로 활동 중인 딸 지은(김보영)에겐 충분한 사랑을 주지 못했단 죄책감이 그의 마음 한편에 자리하고 있다. 그렇지만 내색하지 않고 씩씩하게 생활하던 중 지인과 동네를 잊어버리는 일을 겪고 알츠하이머 진단을 받는다. <세상 참 예쁜 오드리>는 집안의 풍파를 함께 겪으며 가족이 화합하는 이야기다. 미연의 곁을 지키는 기훈은 엄마를 한층 깊이 이해하고 다시 집을 찾은 지은이 엄마에게 손을 내밀면서 세 사람 관계에 새살이 돋기 시작한다. 평범하게 전개되는 내용에 감칠맛을 더하는 건 배우들이다. 드라마 <눈물의 여왕>에서 화통한 모습을 보인 김정난의 쇠락한 엄마 연기와 <약한영웅 Class 1>에서 감정을 억누르던 박지훈의 마음껏 표출하는 연기가 반전의 매력을 주며 영화에 새로운 색깔을 입힌다.
[리뷰] 무난무난한 작품에 감칠맛을 더하는 배우들의 연기, <세상 참 예쁜 오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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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하라. 모든 것을 부인하라. 패배를 인정하지 말라. 변호사 로이 콘(제러미 스트롱)이 부동산 재벌의 둘째 도널드 트럼프(세바스티안 스탄)에게 가르친 승리의 세 가지 원칙이다. 도널드는 그 원칙을 체화하며 가족과 스승을 내팽개치는 안하무인으로 성장한다. <어프렌티스>는 청년 도널드의 사생활을 담은 전기영화로 개봉 전부터 많은 스캔들을 불러왔다. <배니티 페어> 기자 출신 가브리엘 셔먼이 오랜 취재를 거쳐서 각본을 쓰고 <성스러운 거미>로 이란의 페미사이드를 고발한 알리 아바시가 연출한 만큼 영화의 톤은 사뭇 진지하다. 풍자나 자극적인 폭로를 배제하고 1980년대 TV영화의 문법을 빌려와 문제적 인물 도널드와 로이 콘이 마음껏 활개를 친 레이거노믹스 시대의 공기를 생생히 포착하는 데 집중한다. 미국 현대 정치사에서 탈진실과 혐오 등 동시대 이슈의 징후를 파헤치는 문제의식과 인물의 모순된 내면을 드러낸 두 배우의 연기도 인상적이다.
[리뷰] 스캔들과 찬반 논쟁을 기대했으나 뜻밖의 모범적인 탐사보도, <어프렌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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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수 정인(오달수)과 아내 현숙(장영남)은 퇴임 후 한적한 교외로 이사한다. 2층짜리 전원주택을 보며 느끼는 뿌듯함도 잠시. 오후 네시를 알리는 자명종 소리와 함께 이웃집에 산다는 남자(김홍파)가 부부의 집을 찾아오기 시작한다. 무례함을 넘어 기괴하기까지 한 그의 태도는 끝내 예의를 차려 접대하려는 부부를 공황 상태에 빠뜨린다. 벨기에 작가 아멜리 노통브의 동명 소설을 각색한 영화 <오후 네시>는 관객에게 새로운 종류의 불쾌감을 선사하는 것을 목표로 이야기를 구동한다. 대적하는 두 인물의 행동 양식과 자기합리화는 감정적 불쾌를, 채도 낮은 고딕풍 인테리어와 주요 인물의 외양은 시각적 불쾌를 일으키며 심리와 미장센의 질감을 전반적으로 일치시킨다. 다만 오후 네시 사건을 제외한 에피소드 대부분이 ‘시간 때우기용’으로 빈약하게 쓰인 탓에 상영시간보다 더 길게 느껴지는 지루함을 피할 수 없다.
[리뷰] 구역질 나는 자와의 조우, 구역질 나는 나와의 조우, <오후 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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왁킹댄서 신명(해준)은 천만원을 모아 올해 안에 성전환수술을 하는 것이 목표다. 하지만 댄스대회 우승 상금으로 이를 충당하려던 계획은 자기만의 색이 없다는 심사평과 함께 좌절된다. 절망에 빠진 신명에게 그동안 연락을 끊고 살았던 아버지 덕길의 부고가 전해진다. 오랜만에 만난 어르신들은 여전히 남자다움을 강요하며 아들 신명 때문에 아버지가 죽은 거나 다름없다는 폭언까지 쏟아붓는다. 장례식이 끝나고 뒤도 안 돌아보고 떠나려는 신명에게 농악인 덕길의 유언이 전해진다. 그가 추모굿을 올리면 유산을 물려주겠다고. <공작새>는 서양과 동양, 왁킹과 농악, 트랜스젠더와 혈연 가부장 주의 등 서로 대비되는 요소를 비주얼적으로 충돌시키고 결합한다. 그 과정이 MTF 트랜스젠더 주인공의 자아 찾기로 승화된다. 독립영화계에서 나온 새로운 LGBT영화이자 퍼포머의 저변을 넓히는 예술에 관한 작품이다.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 왓챠상을 받았다.
[리뷰] 왁킹과 농약, 트랜스젠더와 혈연 가부장 주의의 이질적 충돌로 자아 찾기, <공작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