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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는 지난 몇해 동안 장르적 실험을 계속해 왔다. <하피> <가위> <해변으로 가다> <찍히면 죽는다> 등 공포영화가 쏟아져 나온 2000년 여름이 한국적 공포영화를 실험하는 시기였다면, 지난해는 조폭을 소재로 한 코미디들이 트렌드를 이뤘다. 장르적 실험이냐, 아니면 단지 유행을 탄 기획일 뿐이냐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릴 수도 있다. 그러나 올해 한국영화는 에스에프(공상과학) 영화에 대한 도전의 해로 불릴 만하다. 제작비 60억~100억원의 에스에프 대작들이 4편 이상 쏟아져 나올 태세여서 올해는 한국의 `에스에프 영화의 원년'인 동시에, 이 영화들의 성패가 올해 한국영화의 성장세를 가늠하는 가장 큰 변수가 될 전망이다.에스에프 영화란 그 범위가 워낙 넓어 정확한 정의를 내리기는 어렵지만, 가상의 현실을 전제로 하고 있으면서도 일정한 과학적 근거를 갖고 있는 이야기들을 말한다. <우뢰매> <용가리> 등 그동안 이따금
국산 SF `대물` 쏟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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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5년 베를린 원폭 투하로 미·일 합중국이 2차 세계대전을 승리로 이끌고 동아시아 일대는 일본제국으로 통합됐다는 가정에서 출발한다. 반군세력인 후레이센진(不令鮮人)을 뒤쫓는 조선인 출신의 일본 연방 수사국 수사요원으로는 장동건, 그의 유일한 친구지만 결국은 적이 되는 일본인 수사요원으로 나카무라 토오루가 출연한다. 제작비 80억원. 감독 이시명. ●<예스터데이>2020년 통일 한반도에서 미래 사회를 파괴하려는 잔인한 범죄자 골리앗과 특수수사대원들의 대결을 그렸다. 과거와 현재, 미래를 넘나들며 가상의 도시 인터시티와 게토에서 벌어지는 미스테리 스릴러다. 여섯개 살인사건의 뒤를 쫓는 수사요원으로 김승우, 그와 파트너가 되는 범죄 분석가로 김윤진, 살인을 조종하는 골리앗으로 최민수씨가 출연한다. 제작비 85억원. 감독 정윤수. 4월 개봉예정.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한 게임광 청년이 게임방의 여자 동전교환원을 짝사랑한다. 어느날 밤거리에서 이 여자가 성냥팔
올해 개봉하는 SF영화 화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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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영화사상 최고의 흥행기록을 세운 곽경택 감독의 <친구>가 눈길을 돌려 이번에는 해외시장을 공략할 채비를 마쳐 또다른 기록을 추가할 지 주목된다.<친구>는 오는 17일 홍콩에서 11개관 11개 스크린에 내걸리는데 이어 오는 3월 9일에는 일본전역의 70개관 100여개 스크린에서 개봉된다고 이 영화의 해외배급 대행업체인 씨네클릭아시아와 코스닥 등록업체인 아이젠텍이 10일 전했다.주연배우들도 덩달아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는 가운데 장동건은 14일 부터 사흘간 홍콩을 방문해 시사회에 참석하고 언론과 인터뷰를 갖는가하면 팬클럽 창단행사를 마련하는 등 홍보활동을 펼친다.장동건은 홍콩 체류기간에 아시아 최대의 영화사 `골든하베스트'의 사장 등 현지의 저명한 영화계 인사들도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친구>는 본격개봉에 앞서 벌써부터 홍콩에서 관객들의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홍콩 언론들이 한달 전 한국을 방문해 감독 및 주연 배우들과 개별 인터뷰를 갖고
대박 영화 <친구> 해외 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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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밋빛 영웅담은 필요없다”-어떻게 무하마드 알리에 관한 영화를 만들게 됐나.=제일 어려운 질문이다. (웃음) 사실 처음에는 내가 이 영화를 만들고 싶은지 확신을 할 수 없었다. 알리의 일생에 관한 전기물이 아니라 한편의 `영화`로 만들고 싶은 흥미로운 이야깃거리가 있을까를 고민했다. 결국 알려진 모습 이면에 숨겨진 `인간 알리`를 관객이 생생하고 친밀하게 느끼게 해보자는 야심을 가지게 됐다. 그래서 알리가 타이틀을 빼앗긴 뒤 가장 힘들었던 시기, 조지 포먼을 이기는 것을 거의 의무감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던 그의 개인적인, 혹은 사회적인 경험에 초점을 맞추었다.-그래서인지 알리가 영웅이라기보다는 독단적으로 보일 만큼 독특한 인물로 그려진 것 같다.=알리에 관한 장밋빛 영웅담을 만드는 게 목적이 아니었다. 나는 `투쟁`이야말로 가장 인간적인 알리의 면모라고 생각한다. 비록 고통스럽고, 실패도, 실수도 있었지만, 끊임없는 좌절 속에서도 알리는 평생 자신이 옳다고 생각한 것을 위해 싸
<알리> 감독 마이클 만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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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 동작 하나까지 동물처럼, 알리처럼"스크린에서 막 걸어나온 듯 권투선수의 몸매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윌 스미스는 인터뷰 내내 코미디배우 시절(?)의 유머감각을 과시했다. 기자들에게 먼저 자기 연기를 비판해달라며 선수를 치기도.-윌 스미스가 알리 역을 맡는다는 데 회의적인 사람들이 많았다. 본인도 망설였다고 들었는데.=휴~, 이 역을 5년 동안 거절했다. 영화가 기획된 게 95년인데 권투선수인 알리의 딸이 나를 가족들에게 알리 역으로 추천했다고 들었다. 일단 역할 자체가 엄청난 작업을 요구할 뿐 아니라, 실수에 대한 부담도 큰 역할이라 공식적으로는 5번, 비공식적으로는 40번도 넘게 거절했던 것 같다.-그런데 결국 이 역을 수락한 계기는 무엇인가.=마이클 만 감독이다. 마이클 만 감독이 작성해온 3단계 트레이닝 커리큘럼을 보고서야, 알리라는 배역이 실현 가능한 구체적인 모습으로 다가왔다. 만이 제시한 특별 3단계 커리큘럼은 신체, 마음, 정신의 세 단계 수련과정이었는데, 첫 번째
<알리> 주연 윌 스미스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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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염의 시대를 KO시킨 거인, 전설이 되살아나다<알리>의 기자 시사회가 있던 늦가을 저녁, 갑자기 기온이 뚝 떨어진 맨해튼 거리를 종종걸음으로 걷다 친구와 나눈 휴대폰 통화 한 토막. <알리>의 시사회에 간다했더니, 썰렁한 유머인 양 TV시리즈 <앨리의 사랑만들기>(원제가 Ally McBeal이다)가 영화화됐냐고 묻는다. 철자가 다르다고 얘기하기 앞서,`레오나르도`가 다빈치가 아니라 디카프리오를 연상시키는 세대에게 무하마드 알리는 너무나 먼 존재다. 사실 나 역시 언젠가 올림픽 점화식에서 파킨슨병으로 손을 떨며 서 있던 처연한 모습말고는 무하마드 알리를 본 기억이 없다. 가끔 60년대를 다룬 TV다큐멘터리에서 얼굴을 보기는 했나. `나비처럼 날아서 벌처럼 쏜다`는 전설의 권투선수, 60년대 격동기에 흑인 인권운동에 참여했다는 정도가 시사회장으로 가는 도중 무하마드 알리에 관해 떠올릴 수 있는 전부였다. 친구의 무지를 탓할 일이 아니다. 영화개봉을 기다
마이클 만 감독, 윌 스미스 주연의 권투영화 <알리> 지상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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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이 끝나고 후반작업중인 영화 <버스, 정류장>의 배우들과 몇몇 스탭들과 낯선 사람들까지 합류해 촬영을 하고 있다. 보충촬영인가? 어떤 장면이 마음에 들지 않아 재촬영을 하는 건가? 그런데 감독이 다르다. 그럼 영화 <버스, 정류장>이 아닌 다른 영화인가? 그것도 아니다. 영화의 두 주인공인 재섭(김태우)과 소희(김민정)가 출연하고 특히나 소희의 교복을 보니 더욱 그렇다. 또한 명필름의 심재명 대표까지 영하의 추위 속에서도 현장을 지키고 있으니 다른 영화는 분명 아니다. 그럼 뭘까?바로 영화 <버스, 정류장>의 뮤직비디오 촬영현장이다. 영화를 지휘하던 이미연 감독은 영화의 후반작업중이고 이곳 현장에는 “영화와는 다른 장면, 다른 상황에 놓인 두 주인공을 통해 영화 <버스, 정류장>만이 가지고 있는 정서적 울림을 감성적으로 전달하고자 한다”라며 이형곤, 김병서 공동감독이 뮤직비디오 촬영에 여념이 없다. 이 뮤직비디오는 본편에서 만들어내는 감
영화 <버스, 정류장>의 뮤직비디오 촬영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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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월트 디즈니`, `한국의 데츠카 오사무`라는 칭호를 붙일 수 있는 인물을 꼽아본다면? 60~70년대 <호피와 차돌바위>의 신동헌·신동우, <로버트 태권 브이>의 김청기 등이 먼저 떠오르지만 일가를 이루지는 못했다. 80년대 후반에 단편을 내놓은 이용배, 오성윤 등 서울무비 팀과, 시사만화에서 애니메이션으로 뛰어든 박재동 감독이 기대를 모으고 있지만 아직 장편 애니메이션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이성강(40) 감독은 아직은 아니지만, `한국의…'이라는 수식어를 붙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유력한 후보중의 한명이다. 지난 99년 단편 <덤불속의 재>가 애니메이션의 칸영화제라고 할 수 있는 앙시 에니메이션 페스티벌 본선에 국내 최초로 진출했다. 오는 11일 개봉하는 그의 첫 장편 <마리 이야기>는 최소한 화면과 녹음, 일관성있고 안정된 이야기 방식이라는 면에서 만큼은 한국 장편 애니메이션의 새로운 획을 그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하다.
이성강 감독 `따뜻한 얘기 하고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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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달 6일 개막하는 제52회 베를린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된 김기덕 감독의 <나쁜 남자>가 11일 개봉한다. 이미 부산국제영화제를 통해 관객을 만난(<한겨레> 지난해 11월 13일자 참고) 이 작품은, 첫눈에 반한 여대생(서원)을 `창녀`로 만드는 뒷골목 남자(조재현)의 비틀린 사랑을 다룬 작품이다.우연히 만난 여대생 선화에게 입을 맞추었다가 심한 모욕을 당한 한기는 선화를 함정에 빠뜨려 사창가의 창녀로 전락시킨다. 한기의 마음엔 선화에 대한 애증이 공존한다. 이 `나쁜 남자`는 잔혹한 수법으로 선화를 사창가에 얽어매 두지만, 어느 순간 “깡패가 무슨 사랑이야!”라고 절규하며 속내를 드러낸다. 사창가에서 벗어나려 안간힘 쓰던 선화는 한기가 그를 놓아주려 할 즈음, 그 또한 그에 대한 애증을 함께 느낀다. 둘은 과거의 사창가로 다시 돌아가지 못할 처지가 됐지만, 그렇다고 그때까지 살아온 방식에서 벗어나지도 못한다.`여대생`이던 선화가 이전의 삶을 체념하고 `창
<나쁜남자> `깡패가 무슨 사랑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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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가 마을에 사는 초등학생 남우는 일찍 아버지를 여의었다. 식당을 하는 어머니, 할머니와 함께 사는 내성적인 남우의 절친한 친구는 같은 반 학생 준호다. 그러나 준호마저 서울로 전학을 가려 한다. 남우는 어느날 폐쇄된 등대 안에서 환상의 세계 속으로 들어가 구름처럼 생긴 큰 개와 몸이 흰 털로 뒤덮힌 소녀 마리를 만난다. 그뒤 몇차례 이 환상의 세계와 대면하고, 가까운 사람이 멀어져 가는 데 따른 안타까움에 비례해 마리에 대한 동경이 커진다. 그런 마음의 파고가 절정에 이를 때 마을에 폭풍우가 몰아친다. <마리 이야기>는 남우가 만난 환상의 세계를 한 축에 놓고, 현실에서 벌어지는 일상적 이야기를 대칭적으로 배열한다. 환상에서나 현실에서나 이렇다할 큰 사건은 없지만 두 세계의 병치는 성장기 소년의 내면을 섬세하게 짚어내는 역할을 한다. 소년에게 환상은 일종의 성장병인 동시에 성장의 진통을 달래주는 치료제이기도 하다. 어쩌면 환상 아닌 실재였을지도 모른다. 소년 말고 누가
<마리 이야기> 성장과정 그린 팬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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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녀와 야수> 새 버전 IMAX 영화관 개봉, 원작 변형 논란애니메이션으로는 유일하게 아카데미 작품상 후보에 올랐던 디즈니의 명작 <미녀와 야수>가 1월2일 새로운 편집으로 IMAX 영화관에 선보였다. <지옥의 묵시록: 리덕스>와 <ET> 등의 새 편집판이 지난해 개봉에서 거둔 성공을 뒤이으려는 이 새 버전은 애초에 영화가 디지털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별다른 어려움 없이 큰 화면에서 되살아날 수 있었다. 그러나 새로운 손길을 거치며 변형된 원작에 대해서는 찬반이 엇갈리고 있다.재생 작업을 거치면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원작에 없었던 6분짜리 노래 <Human Again%gt;이 더해졌다는 점이다. 야수의 성에 사는 마법에 걸린 주전자와 촛대 등 집안 집기들이 누추해진 성을 깨끗이 청소하면서 자신들이 주문에 걸리기 이전 사람이었을 때를 회상하면서 부르는 노래다. 이 노래는 1991년 작고한 이 영화의 작곡자 하워드 애시먼(<인어공
[LA통신] 커진 화면, 줄어든 감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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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방디 유니버설, 합병통해 메이저로 부상할 가능성 높아져 작가영화 제작에 적신호2001년은 프랑스영화 재생의 한해였다. 1986년까지 40%를 상회하다 이후 27%까지 떨어졌던 프랑스영화 시장점유율이 처음으로 다시 40%를 넘어섰고 100만명 이상의 관객을 모은 프랑스영화가 19편이나 됐다. 극장을 찾은 관객 수도 2000년에 비해 11%가 늘어났고 프랑스영화를 본 관객의 80% 이상이 만족감을 표시했다.지루하고 말 많은 영화로 소문나 외국시장에서 경쟁력이 없던 프랑스영화가 <아멜리에>를 선두로 미국시장에서도 성공을 거두고 있다. 물론 축제 분위기 속에서 우려의 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대성공을 거둔 영화들의 대부분이 프랑스영화 평균제작비인 1500만∼4천만프랑을 훨씬 넘어서는 블록버스터 오락영화인지라 중소규모 작가영화들의 제작여건은 더 악화되는 것이 아니냐는 것. 또 프랑스 오락영화의 대성공에 밀려 외국의 작가영화들은 찬밥신세를 면치 못한 점을 들어 앞으로 이런 영화들의
[파리통신] 2001, 좋았던 마지막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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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드 터너가 AOL 타임워너의 부사장으로 취임했다. <CNN>의 설립자이자 언론 재벌인 테드 터너는 AOL 타임워너의 최대 주주. 그는 지난해 AOL이 타임워너를 인수, 합병한 데 대해 노골적인 불만을 토로했고, 아울러 그 자신이 1996년 자신의 터너 브로드캐스팅 시스템을 타임워너에 매각했던 사실도, 크게 후회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새로 조직된 회사에서 그의 역할이 상대적으로 줄어들기 때문. 그러나 테드 터너는 AOL 타임워너의 부사장으로 눌러앉았고, 공개 성명을 통해 재계약 성사의 기쁨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테드 터너, AOL 타임워너 부사장 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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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필름 크리틱 소사이어티가 2001년 최고의 영화로 <멀홀랜드 드라이브>와 <메멘토>를 꼽았다. <멀홀랜드 드라이브>는 작품상, 감독상과 여우주연상, 음악상, 각본상 등 모두 6개 부문에서 수상, 최다 부문 수상작이 됐다.
<메멘토>는 작품상 공동수상을 비롯, 신인감독상, 각색상 등 3개 부문에서 수상했다. 남우주연상에는 <거기 없던 남자>의 빌리 밥 손튼, 여우조연상은 <뷰티풀 마인드>의 제니퍼 코넬리, 남우조연상은 <고스트 월드>의 스티브 부세미가 차지했다. 이 협회는 지난 1997년 인터넷에서 활동하는 96명의 평론가로 구성, 발족했다.
필름 크리틱 소사이어티, 최고의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