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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권택 감독의 「취화선」이 세계 최고권위를 자랑하는 제55회 칸영화제서 감독상을 수상함에 따라 한국영화계의 오랜 숙원이 풀렸다. 지난 99년 송일곤 감독의 단편 「소풍」이 한국인으로서는 처음으로 칸 영화제단편 경쟁부문에서 심사위원대상을 수상하기는 했으나 장편 경쟁부문에서 상을 받기는 이번이 처음이다.영화관계자들은 83년 일본의 이마무라 쇼헤이 감독이 「나라야마 부시코」로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거머쥔 이후 일본 영화가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급성장한 것처럼 이번 수상이 한국 영화의 위상을 세계적으로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특히 올해 칸 경쟁부문에 진출한 이란 압바스 키아로스타미(10)나 영국 켄 로치(스위티 식스틴), 캐나다 데이비드 크로넨버그(거미) 등 쟁쟁한 거장들과 어깨를 겨루어 당당히 입상했다는 점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영화 평론가 정성일씨는 "임권택 감독의 영상언어가 이제 서방세계에서도 통할수 있는 보편성이 있다는 것을 입증했다"고 말했다. 부산국제영화제 전양
<취화선> 칸영화제 수상 의미와 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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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현지시간) 프랑스에서 막을 내린 제55회 칸 국제영화제에 `취화선'의 임권택 감독이 감독상을 수상했다. 한국영화가 칸영화제 경쟁부문에서 상을 차지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임 감독은 `펀치 드렁크 러브(Punch-Drunk Love'를 감독한 미국의 폴 토머스 앤더슨 감독과 감독상을 공동 수상했다.
취화선은 19세기 화가 오원 장승업의 일대기를 아름다운 영상에 담은 영화로 임감독의 99번째 작품이다.
최고상은 `황금종려상'은 로만 폴란스키 감독(프랑스)의 `피아니스트'가 차지했다. 나치의 홀로코스트(유대인 대학살)를 주제로 한 이 영화에서 아드리엔 브로디는 바르샤바의 게토(유대인 강제거주구역)을 탈출하는 피아니스트로 열연한다. 폴란스키 감독 자신도 게토에서 살아남았지만 나치 수용소에서 모친을 잃은 개인적 아픔을겪었다.
2위상인 대상은 핀란드 감독 아키 카우리스마키의 `과거가 없는 남자'에 돌아갔다. 또 이 영화에서 천진난만하고 동정심 많은 구세군 간부 역을 맡은 카티
임권택 감독 칸영화제서 감독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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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들까지 관객으로 아우르는 대작 애니메이션의 본격적인 여름싸움이 시작되기 전, 어린이들을 주요타깃으로 한 두편의 애니메이션이 각각 1주일 간격으로 개봉한다. 서너살짜리 꼬마들부터 초등학교 저학년이 특히 좋아할 만한 영화들이다. 먼저 오는 31일 월드컵 개막과 함께 개봉할 <스페릭스>는 국제축구연맹이 기획과 제작을 맡아 화제가 되었던 작품. 텔레비전 시리즈물로 일찌감치 꼬마들과 ‘눈도장’을 찍었던 2002 월드컵 마스코트인 아토 등이 등장한다. 빛과 행복의 존재 아트모스족과 어둠과 비참함의 존재 널모스족은 스페릭볼이라는 경기를 통해 매해 경쟁을 벌인다. 극장용은 전설적인 양팀의 선수였던 아토와 로스가 각각 어린 선수들의 코치가 되어 벌이는 한판 승부의 내용을 담았다. 결승전 한 게임이 내용이기 때문에 스토리가 단순하고, 주요 캐릭터들 이외는 컴퓨터 그래픽의 수준도 떨어져 어른들에겐 성이 안 찰지도 모른다. 하지만 아이들이 익숙한 게임과 축구를 결합한 듯한 스페릭볼의 경기규
엄마 잔소리도 없고..축구 닮은 경기에..동심 `들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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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회 칸국제영화제가 폐막(현지시각 26일)을 사흘 앞두고 있다. 칸에 온 작품들에서 세계 영화인들의 고민을 읽어보는 건 흥미로운 일이다. 올해엔 암울한 사회상과 어두운 내면세계를 다룬 작품들이 유난히 많이 눈에 띈다. 세상은 아직도 어둡고 씁쓸한 모양이다. 먼저 눈에 띄는 건 몇 편의 리얼리즘 영화다. 대표적인 두 좌파 감독인 켄 로치(66)의 <스위트 식스틴>과 마이크 리(59)의 <올 오어 낫싱>은 영국사회의 단면을 사실적으로 그려내 좋은 평을 얻었다. <올 오어 낫싱>은 어떤 일상의 즐거움도 사라져버린 황량한 가정 이야기다. <스위트 식스틴>은 달콤함 대신 씁쓸함만 남은 십대들 이야기다. 열여섯 살 생일을 맞기 전에 감옥 안의 엄마 진(미셸 콜터)이 나오길 바라는 리암(마틴 컴스턴)은 엄마와 살 집을 마련하기 위해 점점 심각한 범죄의 구렁으로 빠져든다. 마약 딜러인 엄마의 남자친구 스탄(개리 맥코맥)과의 갈등으로 쫓기는 신세가 된
세상은 아직도 어두운 밤인가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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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묻지마 패밀리>는 세 신인감독 박광현, 박상원, 이현종씨의 단편들을 모은 옴니버스 코미디 영화다. 기획 및 전체 프로듀서를 장진 감독이 맡았다. 꼼꼼한 구성의 <내나이키>가 가장 눈에 띈다. ‘전두환 대통령 각하’가 뻔질나게 텔레비전에 등장하던 80년대 초, 가난한 달동네 대가족의 소박한 꿈을 담았다. 중학생 명진은 개인택시 운전하는 게 꿈인 아버지와, 개인택시 운전사 사모님이 되는 게 꿈인 어머니와, ‘어여’ 죽는 게 소원인 할머니와, 1등 해보는 게 꿈인 큰 형과, 싸움 이겨보는 게 꿈인 작은 형과, 예뻐지는 게 꿈인 누나를 두고 있다. 13살 소년의 꿈은 반짝이는 나이키 운동화. 예상치 못한 방법으로 온 가족을 행복하게 하는 명진의 이야기는 절로 미소짓게 만든다. 한 여관을 무대로, 각 방에서 펼쳐지는 인간군상들을 재기발랄하게 그린 <사방에적>은 영화 <포룸>의 설정을 연상시킨다. 배신한 애인을 불태워 죽이려는 남자, 불륜관계의 남녀
고립된 인간모습서 웃음 끌어내 <묻지마 패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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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31일 개봉하는 <묻지마 패밀리>는 적어도 제작비에서 만큼은 충무로에서 ‘기적’같은 영화다. 신하균, 유승범, 임원희, 정재영, 이문식, 정규수, 방은진, 박선영, 임하룡… 제법 한 몸값하는 이런 배우들이 출연하는 영화의 순제작비가 2억7천만원이라니 말이다. 출연료 없이 참여한 건 배우 뿐 아니다. 편집, 컴퓨터그래픽, 사운드 등 대부분의 스탭들이 돈을 안 받았다. 놀라운 것은 제작비만이 아니다. 신인 감독 세명의 단편 세편을 모아 극장에 내거는 ‘배짱’도 마찬가지다. 이것은 아마 문화창작집단 ‘필름있수다’(줄여서 ‘수다’) 아니곤 생각하기 어려운 일일 것이다. 99년 <간첩 리철진> 제작 이후 혜화동에 달랑 간판 하나 내걸고 출범한 ‘수다’는, 다양한 문화분야에 손을 뻗치며 신선한 바람을 일으켰다. 연극 <박수칠 때 떠나라>, 영화 <킬러들의 수다><디지털 삼인삼색>, 가수 김종국의 뮤직비디오 등이 그 가시적 성과물이다.
`우리끼리 하고 싶은대로 정말 신나게 만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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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일(케빈 스페이시)의 기억은 물에서 시작한다. 어린 그를 바다에 처넣은 아버지는 헤엄치기를 배우지 못하는 아들에게 일찌감치 `개같은 내 인생'을 각인시켜 주었고, 아이는 어른이 돼서도 그 익사 직전의 악몽에서 헤어나지 못한다. 스웨덴 감독 라세 할스트롬(56)에게 가족이란 상처를 주기 위해 모인 사람들같다. 자살한 아버지와 뚱보 엄마, 장애인 동생에 치어 지내는 한 청년의 삶을 그린 <길버트 그레이프>에서 그랬듯, 2001년작 <쉬핑 뉴스>에서도 감독의 눈길은 핏줄이란 물귀신이 칭칭 감은 가족관계에 머물러 있다.몸만 중년이 된 코일은 어린 시절의 그 상처받은 한 순간에 늘 발목이 잡혀 허깨비처럼 산다. 상처는 인생이란 항해에서 뉴스랄 것도 없는 일상이다. 그러니 어쩌겠는가. 마주친 상처들의 바다에 더 깊이 자맥질해 살아가는 법, 헤엄치는 법을 배울 수밖에. 코일은 구명정처럼 다가온 고모(주디 덴치)를 따라 조상들의 뼈가 묻혀있는 고향 뉴펀들랜드로 뱃길을 돌린다
상처가 추억될때 진짜 어른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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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국제영화제가 올해 경쟁부문에서 공을 많이 들인 대목의 하나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영화를 함께 가져온 일이었다. 16일 상영한 이스라엘의 중견 감독 아모스 기타이(52)의 <케드마>(동쪽으로)와 20일 선뵌 팔레스타인의 신예 엘리아 술레이만(42)의 <야돈 일라헤이야>(신의 개입)가 그것이다. 두 작품은 입지가 다른 두 감독이 다른 시각에서 평화에 대한 갈망을 드러냈다는 점에서 화제를 모았다. ‘사랑과 고통의 연대기’란 부제가 붙은 <야돈…>은 팔레스타인에 관한 뭔가 무거운 영상을 기대한 관객의 허를 찌른 코미디다. 영화는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뉜다. 첫 부분은 나자렛에 사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일상을 단막 코미디처럼 보여준다. 중년 남자 한사람이 매일 이웃집 담장 너머로 쓰레기 봉지를 버린다. 며칠 뒤 이웃집 사람은 그 쓰레기를 고스란히 중년 남자의 집 앞으로 내던진다. 두 사람은 서로 “이웃한테 어떻게 이럴 수 있냐”고 항의한다. 이 에피소드는
영상으로 맞닿은 평화 갈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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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한상영관이 들어서지 않은 상태에서 처음으로 `제한상영가' 등급의 영화가 등장해 논란이 예상된다. 영상물등급위원회(위원장 김수용)는 21일 북한영화 <동물의 쌍붙기(원제 동물의 번식)>에 대해 `제한상영가' 등급을 결정했다. 영등위가 제한상영가 등급을 매긴 것은 지난 1월 26일 개정 영화진흥법의 등급분류 규정에 제한상영가 등급이 신설된 이후 처음. 그러나 제한상영관 설치기준 등을 담은 영화진흥법 시행령은 지난 21일 국무회의를 통과한 후 대통령 재가를 남겨두고 있어 사실상 영화를 상영할 법적 근거가 없는 상태. 또한 제한상영관을 운영하겠다는 사업자도 아직까지 나타나지 않고 있어당분간 법과 현실의 공백이 불가피한 실정이다.따라서 등급을 신청한 나래필름(대표 정한우)은 제한상영관이 생길 때까지 기다리거나 필름을 수정해 재심을 신청하는 방법밖에 없다. 영등위는 "법 규정과 심의기준에 따라 등급을 결정했을 뿐"이라고 말하고 있으며 문화관광부에서도 "시행령 작업이 다소 늦어졌으나
첫 `제한상영가` 등급판정으로 논란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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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은경, 정준호 주연의 ‘요절복통’ 로맨틱코미디 영화 <좋은 사람 있으면 소개시켜 줘>(영화세상 제작, 아이엠픽쳐스 투자, 시네마서비스 배급)가 지난 20일 도산대로에서 결혼식장씬 촬영을 마지막으로 크랭크업했다.이 날 촬영은 효진(신은경)의 가장 절친한 친구인 준(공형진)이 결혼식이 끝난 뒤 신혼여행을 떠나면서 효진에게 줘서는 안될 선물(?)을 건네주는 장면. 만약 서른이 넘어도 효진이 결혼을 하지 못하면 책임지겠다고 말하던 준이 자신이 먼저 결혼함으로서 혼자 남게 된 효진을 애틋하게 바라보면서도 신혼여행을 앞두고 설레이는 마음을 어찌할 줄 모르는 그야말로 만감이 교차하는 씬이다.전세계적으로 한국과 일본에만 존재한다는 결혼정보회사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영화 <좋은 사람 있으면 소개시쿼 줘>는 신기에 가까운 눈썰미로 커플 연결 95%의 성공률을 자랑하는 초강력 커플 매니저 효진과 8(재미있음):2(호감)의 미소를 가진 댄디한 매력남 현수의 좌충우돌 러브스토리를 다룬
<좋은 사람 있으면 소개 시켜줘> 크랭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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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구하는 소명이 수많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핑계이듯, 폐쇄 위기에 처한 서클을 살려내는 사명은 많은 일본만화에 떨어진 특명이다. <비밀의 화원> <아드레날린 드라이브>로 알려진 야구치 시노부 감독의 <워터보이즈>는 한 남자고등학교 수영부의 허우적대는 운명에 구명대를 던진다. 해체 위협에 직면한 수영부는 미모의 코치를 새로 맞아 들뜨지만 그녀가 수중발레 전공자인데다가 유부녀라는 비보(?)는 그나마 몰려든 학생들을 쫓아버리고 우물쭈물 남아 수중발레팀을 결성한 다섯 소년은 엉망진창인 기량에 코치의 임신까지 겹쳐 울상이 된다. 이들의 구세주는 동네 수족관의 돌고래 조련사. 기상천외한 훈련 풍경이 매스컴을 타면서 ‘워터보이즈’는 난생 처음 친구들의 존경과 관심을 모으고 선수도 28명으로 늘어나지만 대망의 쇼타임인 축제 하루 전날 발생한 화재는 학교 수영장 물을 동나게 한다. 과연 이들은 풀장 맨바닥에 헤딩을 할 것인가, 아니면 자부심으로 빛나는 스펙터클
해외신작 <워터보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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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쥑이라. 마 빨리 끝내거래이.” <男子 태어나다>의 막바지 촬영이 한창인 경남 통영의 충무체육관은 300여명의 엑스트라들이 뿜어내는 환호와 열기로 가득 차 마치 실제 권투경기를 방불케 한다. 오늘 촬영분은 대성(정준)이 아마추어복싱 선수권대회 결승전에서 난적을 만나 고군분투하는 장면이다. 아침부터 저녁 8시를 넘겨 촬영이 끝날 때까지 3대의 카메라는 쉬지 않고 배우들이 흘리는 땀방울과 거친 숨소리를 놓치지 않기 위해 링 안팎을 종횡무진 누비며 바삐 돌아갔다. 처음엔 엑스트라들의 농담에 장단도 맞춰가며 여유있게 연기하던 정준은 시간이 흐를수록 지친 듯 보였지만 끝까지 대성의 투혼을 글러브에 실어 날려보냈다. 실제로 영화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권투장면을 위해 배우들은 전직 세계챔피언인 홍수환에게 3개월간 훈련을 받기도 했는데 고된 훈련 덕분에 오히려 실전이 더 쉽다고 말할 정도였다.지도에조차 나오지 않는 작은 섬 ‘마이도’는 섬 역사상 대학 졸업자가 한명도 없는 마을이다.
<男子 태어나다> 촬영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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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빛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화면을 압도하는 두 배우 최민수, 조재현이 한 영화에 함께 출연해 화제가 된 무협액션블록버스터 <청풍명월>이 드디어 지난 18일 강원도 속초의 하조대 해수욕장에서 크랭크 인했다. <청풍명월>은 인조반정이라는 혼돈의 시대, 불운한 역사 속에서 서로를 향해 검을 들 수밖에 없었던 비운의 두 검객이야기. 인조반정이 있은 지 5년 뒤 혁명의 주모자들이 하나씩 살해되고, 이 연쇄살인사건을 수습하는데 호위청 제일의 무장 윤규엽이 임명되며 사건이 전개된다.누구도 감히 대적하지 못하는 천하제일의 검객으로 왕을 호위하는 규엽 역에 '조재현', 규엽을 누른 유일한 검객이며 가장 친한 친구였으나 혁명의 아수라장 속에서 규엽과 검을 겨눌 수밖에 없게된 지환 역의 '최민수'라는 당대 카리스마의 대명사로 손꼽히는 배우들이 주연을 맡은 <청풍명월>은 작년 최고의 히트작 두 편인 <신라의 달밤>과 <친구>에서 주목받은 이종수, 김보
최민수, 조재현 주연의 <청풍명월> 크랭크 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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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요청(Request)>으로 올해 칸영화제에서 세계 영화학교 학생들이 실력을 겨루는 `시네파운데이션` 부문에 초청된 박진오(32) 감독과 탤런트 송채환(34)씨 부부가 20일(현지 시간) 오후 칸 해변에서 열린 `한국영화의 밤'을 나란히 찾아 부부애를 과시했다. 특히 박진오 감독의 친형인 박진표(36) 감독의 영화 <죽어도 좋아>가 `비평가 주간'에 초청돼 형제가 나란히 칸에 진출하는 겹경사를 맞았다.24일 공식 상영될 12분짜리 단편 <요청>은 여덟살난 어린 소년이 어머니가 죽자 어머니의 시체를 닦는 모습을 지켜보겠다고 `자청'하면서 겪는 충격과 희망을 그린 작품. 박감독은 "겉으로 드러나는 정체성과 문화적 차이를 넘어 영화라는 매체를 통해본질적인 것을 추구하고 싶었다"면서 "희망과 회복에 관한 이야기"라고 말했다. <요청>은 현재 뉴욕대 영화과 대학원 3학년에 재학중인 박감독이 2학년 1학기때 완성한 작품. 그는 1학년 때 만든 6
박진오, 송채환 부부 인터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