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리골은 한국 어딘가 존재했던 두메고을의 이름이다. 평화롭던 마을에 한국 전쟁의 포화소리가 들리자 강노인은 사람들을 모아 우리는 한배를 탄 것이니 무슨 일이 있더라도 침착할 것을 당부한다. 이때 인민군에게 포위되어 갈 길을 잃은 국군 소위가 강노인에게 도움을 청한다.
소위가 본대로 떠난 사이, 강노인은 마을 사람들의 동의를 얻어 군인들을 마을로 데리고 들어오고, 학교 선생인 경수의 도움을 받아 현하사관은 선생으로 하사는 절에 들어가는 등 군인 여덟은 마을 청년으로 위장한다.
한편 이 마을에 사는 양장댁의 남편은 3년 전 편문원이라는 자와 좌익운동을 하다가 월북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강노인은 양장댁을 찾아가 이 고을에서는 전쟁 중이라도 죽고 죽이는 일이 없는 신화를 이룩하고 싶다고 말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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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위가 본대로 떠난 사이, 강노인은 마을 사람들의 동의를 얻어 군인들을 마을로 데리고 들어오고, 학교 선생인 경수의 도움을 받아 현하사관은 선생으로 하사는 절에 들어가는 등 군인 여덟은 마을 청년으로 위장한다.
한편 이 마을에 사는 양장댁의 남편은 3년 전 편문원이라는 자와 좌익운동을 하다가 월북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강노인은 양장댁을 찾아가 이 고을에서는 전쟁 중이라도 죽고 죽이는 일이 없는 신화를 이룩하고 싶다고 말하는데...
- 제작 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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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작배경과 해설more
<싸리골의 신화>는 선우휘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문예영화, 그리고 제작당시에는 반공영화로 분류되는 작품이지만 상투적인 반공영화의 틀을 뛰어 넘은 영화다. 전쟁영화에서 보여지는 스케일이 큰 전투장면 등은 찾아볼 수 없지만 이만희 감독은 이 영화 속에서 전쟁과 이념의 대립이 빚어낸 인간들의 갈등과 비극을 담담하면서도 리얼하게 보여주고 있다. 그런 면에서 본다면 오히려 휴머니즘의 시각에 더 가깝다.
이 영화는 영화의 처음 나레이션에도 나오지만 한국전쟁이라는 실제 시간적 배경과 ‘싸리골’이라는 존재하지 않는 가상의 공간적 배경을 동시에 갖고 있다. 때문에 제목에서 풍기는 것처럼 훨씬 더 신비스럽기도 하지만 그것이 오히려 영화 주제에 더욱 보편성을 부여하기도 한다.
참고로 원작자 선우휘는 이 영화 이외에도 1975년 유현목 감독의 <불꽃>, 1978년 임권택 감독의 <깃발없는 기수> 등의 원작자이기도 하다.
* 감상 Tip
이만희 감독 특유의 색채
이만희 감독이 연출한 전쟁영화에서 일관되게 보여지는 문제 의식(전쟁의 참혹함과 그것이 빚어낸 인간들의 비극과 갈등)이 이 영화 속에서도 보여지는데 특히, 마을에 전쟁의 공포가 엄습하는 대목에서는 이만희 감독의 스릴러 영화 체취가 느껴지고, 후반부의 전투 장면, 특히 북한군이 산 너머로 나타나는 군중씬에서는 <돌아오지 않는 해병>에서 느껴졌던 중공군 등장 장면이 연상된다.
최남현의 연기와 조연 배우들의 젊은 모습
<싸리공의 신화>는 무엇보다도 배우들의 연기가 인상적이다. 마을의 정신적인 리더이기도 한 강노인 역의 최남현은 평범하면서도 어딘가 모르게 신비한 힘이 느껴지는 카리스마 있는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 영화 전체를 거의 혼자서 이끌다시피 하는데 최남현의 대표작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듯하다
그밖에도 이 영화가 만들어질 당시에 데뷔한 윤정희의 모습, 탤런트로 우리에게 친숙한 송재호, 강민호, 이철의 앳된 모습은 재미있는 감상거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