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엄마 이뻐? 아줌마.. 누구세요?
아들! 엄마 이뻐?아줌마.. 누구세요?
“우리 엄마, 아닌데요?” 지긋지긋한 우리 엄마, 김말순
우리 엄마는 화장품 방문판매원이다. 맨날 쥐 잡아 먹은 듯 화장을 하고 하다못해 눈썹도 밀어서 괴물 같다. 그녀는 신문에 ‘박정희 유고’라고 써있는데 유고가 무슨 뜻인지도 모른다... 무식하다. 커피를 마실 때도 ‘후루룩 쩝쩝’ 소리가 난다. 다른 애들 엄마들은 우아하기만 하던데. 저기서, 엄마가 크게 날 부른다.
난 말한다. “모르는 사람인데요.”
“그녀를 지켜주고 싶다” 아름다운 나의 그녀, 은숙씨
세수하는 그녀의 몸에서 빛이 난다. 티셔츠 사이로 보이는 뽀얀 목덜미. 나도 몰래 숨결이 거칠어 진다. 누나와 만화책을 보다, 팔이 닿았다. ‘접촉... 보드라운 살과의 접촉’ 누나를 위해서라면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다. 그래서 오늘은 누나의 간호학원 포스터를 위해 주사를 열방이나 맞았다. 오늘밤, 난 그녀 앞에서 멋진 남자가 된다.
“내 인생을 꼬이게 만드는 녀석” 동네 바보, 재명이
어느날 나타나 애정공세를 펴는 이 녀석 때문에 인생이 꼬여만 간다. 은숙누나 꿈을 꾸다 살짝 흘린 남자만의 비밀(?)을 이 녀석 때문에 탄로가 나고 말았다. 그런데... 엄마는 뭐가 예쁘다고 이 녀석만 보면 쓰다듬어주는 걸까? 아무래도 수상하다. 엄마와 이 녀석의 관계는 무엇인가? 차라리 나 대신 이 녀석이 엄마의 아들이라면...
행운의 편지, 제126호 사람들 _ 엄마, 누나, 재명이, 철호... 그리고 전두환
갈곳 없는 마음에 대문을 꽝 차고 들어온 날, 편지가 하나 두둑 떨어진다. ‘제 125호 행운의 편지의 주인공이 되신 것을 축하드립니다. 이 편지는 4일 안에 당신 곁을 떠나야 합니다...’ 답장을 안 쓰면 유고랜다. 주변 사람들 이름을 써본다. 장난처럼... 근데 내 126호 편지 주인공들은 답장을 안 쓰려나 보다.
근데, 답장을 안 쓰면... 정말 어떻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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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Moviemore
‘행운의 편지’를 쓰는 소년, 광호
그의 특별한 연인을 소개합니다
여기 ‘행운의 편지’를 쓰는 14살 소년이 있다. “오빠, 사랑해”를 되뇌이는 5살 여동생을 밀어둔 채 누군가를 위해 대신 ‘답장’을 써주고 있는 중학 1학년의 소년. 이 영화 <사랑해, 말순씨>는 바로 그 소년과 소년의 특별한 연인들의 이야기이다.
1980년, ‘나라님이 유고’ 라지만 소년의 머릿속을 꽉 채운 건 하숙방 은숙 누나의 봉곳이 솟은 가슴뿐이다. 나의 천사, 내가 지켜주고 싶은 첫 여자. 하지만 그런 그에게도 ‘인생의 태클’을 거는 강적이 있어 파란만장 그의 삶은 골치가 아프다. 김말순 여사, 지긋지긋한 그녀. 소년의 엄마다. 지글지글 볶은 파마머리에 맨손으로 쥐를 때려잡는, 눈썹 없는 화장술의 대가. 학교친구의 엄마같은 우아한 냄새가 아니라, 화장품 냄새만 지독한 그녀가 이따금 ‘내 친 엄마 맞을까’ 하는 의심마저 든다. 그런 지긋지긋한 엄마와 이쁜 은숙누나, 두 여인 사이에서 갈등에 헤매이던 광호에겐 그러나 또 다른 특별 연인(!)이 있었으니 한 동네 사는 수상쩍은 바보 형 재명이가 바로 그다. 마냥 쫓아 다니며 약올리던 그 녀석이 말순씨와 다정한 모습이라니... 무언가 있는 게 틀림없다! 차라리 녀석이 나 대신 말순씨의 친아들이었다면...? 풀리지 않는 4각 관계의 복잡함, 차고 넘치는 불만, 열네살 소년의 고단한 삶은, 그러나 너무 착한 유머와 웃음들이 뒤 섞이며 관객들을 미소 짓게 만든다.
그 시절, 가장 행복했던 나를 만난다!
현실은 쓰고 추억은 아름다운 것인가? 왜, 망각의 강을 건너고서야 그 현실이 행복했다는 걸 깨닫게 되는 것일까? 오늘, 광호는 엄마와 은숙 누나 그리고 재명이 형을 대신해 ‘행운의 편지’를 쓰고 있다. 그들은 모두 묘한 복수심(?)으로 광호가 보냈던 126호 ‘행운의 편지’의 주인공들. 언제나 한결같은 모습으로 자신의 울타리를 꽉 채워줄 것만 같던 그들이 마치 행운의 편지의 불길한 마법에 걸린 듯, 하나 둘 차례로 사라져간다. 1981년, 중학교 2학년으로 훌쩍 커버린 광호. 소년은 딱 한번, 말순씨에게 했던 말... ‘엄마, 사랑해’ 를 기억한다. 엄마와 함께 술에 취해 발그레해진 볼을 한 채 서로 껴안고 내뱉은 한마디. 그제서야 소년은 마치 스크루지 영감을 인도하는 천사처럼, 어느새인가 관객의 손을 잡고 그 시절, 웃음과 행복이 가득했던 자신의 추억 속으로 이끌고 간다. 그리고 ‘내 인생의 가장 행복했던 나를 만나게 한다’. 사랑해, 말순씨! 사랑해... 나의 위대한 날들이여!
시대를 관통하는 감동과 웃음!
<집으로>, <말아톤>, <웰컴 투 동막골>의 신화를 잇는 일등 코믹 휴먼드라마!
포레스트 검프의 이야기를 기억하는가? 그의 특별한 스토리가 잊혀지지 않은 채 회자되는 이유는 미 현대사의 가장 혼란스러운 시대와는 다소 무관해 보이는 인물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허를 찌르는 유머와 유쾌한 진행, 그리고 미소를 머금게 하는 따스함과 감동을 선사했기 때문일 것이다. 동 시대 지구 반대편, 동양 방송국이 문을 닫고, 컬러TV가 등장하고 프로야구가 첫 선을 보이던 현대사의 가장 ‘화려한 시절’. ‘행운의 편지 때문에 엄마와 가장 소중했던 사람들을 잃었다고 믿는 광호의 이야기는 그 드라마틱한 시대를 무심히 통과하며 특별한 웃음과 감동을 약속한다. 백년, 천년 같은 얼굴일 것만 같던 대통령이 바뀌고, 방송과 신문에서 떠들어 대는 소리가 심상치 않았던 그 시절, 그러나 이제 막 코 밑에 솜털이 가신 소년에게 그것이 무슨 상관일까. 무식하고 창피 하기만한 ‘지긋지긋한’ 엄마. 공포의 대상이 되어버린 동네 바보 형, 그리고 열렬한 숭배대상인 아랫방 간호사 누나. 이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가슴 따뜻하고 유머러스한 에피소드는 관객들에게 저마다 잊고 있었던 가장 소중한 추억을 떠올리게 만든다. 그리고 그 시절을 통과하여 이제 성인이 된 관객에게 이 영화는 묻는다. ‘당신이 잃어 버린 것은 무엇입니까?’ ‘당신은 지금 무엇을 그리워하고 있습니까?’
강요하지 않는 착한 웃음과 순박한 감동으로 21세기 한국영화의 가장 굵직한 줄기를 세운 영화들이 있다. <집으로> <말아톤> <웰컴 투 동막골>. 2005년 가을, 영화 <사랑해, 말순씨>는 그 고품질 휴머니즘 영화의 명맥을 잇게 될 것이다. 소소한 기억들을 되살리며 유쾌한 그리움으로 가슴속을 꽉 매워 줄 아름다운 영화 <사랑해, 말순씨>. 이 영화를 보고 나오는 순간, 가슴속 깊은 곳에 담고 있던 각자의 ‘말순씨’에게 “사랑해!”라고 외치는 관객들의 모습을 기대한다.
햇빛 쏟아지던 날...
대한민국 최고의 영화꾼들, 꿈을 꾸다
<오아시스>, <올드보이>, <바람난 가족>, <효자동 이발사>, <인어공주>. 이 작품들의 공통점이 무엇일까? 바로 제목만 들어도 고개가 끄덕여지는 한국의 대표적인 웰메이드 영화라는 점이다. 이 영화들의 내노라하는 영화꾼들이 <사랑해, 말순씨>를 위해 한자리에 모였다.
<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 <인어공주> 박흥식 감독은 전작 두 편으로부터 백상예술대상 신인상과 감독상을 차례로 거머쥐며 새로운 스타감독의 탄생을 알렸다. 데뷔작으로 <사랑해, 말순씨>를 삼고 싶었을 만큼 이 영화에 무한한 애정을 자랑하는 박흥식 감독은 본인 특유의 따뜻한 감성, 거기에 쿨한 휴머니티를 더해 그려 나간다. <오아시스>, <바람난 가족>, <효자동 이발사>의 대한민국 대표 연기파 여배우 문소리는 광호의 지긋지긋한 그녀 ‘말순씨’ 역을 맡아서 대한민국 대표 엄마로 다시 한번 변신하였다. <올드보이>의 혜성 같은 신인 윤진서는 광호의 집에 하숙 하는 천사 같은 간호사 누나로, <선생 김봉두> <효자동 이발사>의 연기파 아역배우 이재응은 얼굴에 여드름 돋은 소년으로 훌쩍 커, <사랑해, 말순씨>의 광호로 이야기의 듬직한 주인공이 되어 돌아왔다. 그리고, 아름다운 그 시절로의 회귀를 도와줄 또 한 사람은 박흥식 감독의 오랜 파트너 이면서 <8월의 크리스마스>를 시작으로 최근 <봄날은 간다> <형사> <외출> 등에서 서정적이면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게 만드는 조성우 음악감독이 맡아 영화에 힘을 더한다.
대한민국 최고의 영화꾼들이 세계인에게 약속한 걸작 휴먼 드라마 <사랑해,말순씨>. 이제 다 함께 확인할 일만 남았다.
Production Note
1979년의 서울, 완벽한 재현!
살아있는 거대한 박물관,
전주에서 추억의 파노라마를 펼쳐내다!
“여기서 촬영하자! 죄송한데 3개월만 이사가 주실래요?”
<사랑해, 말순씨>는 1970년대 말과 1980년대 초를 재현하기 위해 미술, 의상, 소품의 완성도는 물론 실제 장소 헌팅에 많은 공을 들였다. 제작진들은 전국을 수소문하고 직접 발로 뛰어다닌 끝에 전주의 한 마을을 영화의 주무대로 최종 낙점하였다. 신기하게도 전주 로케이션 현장은 건물이나 주변환경은 물론 현재 거주하는 사람들까지 7,80년대 당시 서울의 분위기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었다. 특히 영화의 주인공 광호의 집은 수십 곳의 집들이 경합한 가운데, 남노송동에 위치한 사랑스러운 한옥으로 최종 결정되었다. 세트를 짓게 되면 촬영이 더욱 쉽게 진행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리얼리티를 최대한 살리기 위해 실제 주민이 거주하는 집을 촬영지로 택한 것. 촬영기간 동안 집주인을 ‘통째로’ 이사시키는 협조를 받기도 해, 전주시민의 영화사랑을 듬뿍 느낄 수 있었다.
“귤처럼 말랑한 엉덩이, 어디 없어요?”
주인공 광호의 ‘꿈속의 그녀’ 인 간호조무사 은숙 누나와의 첫 촬영이 있는 날. 그의 엉덩이에 실감나게 주사 바늘을 꽂는 것이 오늘 그녀의 과제. 실감나는 연기를 위하여 간호 교육원 강사에게 주사 놓는 법을 배운 윤진서는 귤에 주사 놓기 연습이 끝나자 실전 연습을 위한 엉덩이 찾기에 나섰다. "귤처럼 말랑한 엉덩이 어디 없어요? 나 이제 잘할 수 있는데" 라고 자신 있게 물었지만 나서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고. 실제 촬영에 들어가자 긴장한 표정이 역력한 재응군. 다행히 촬영은 두 번의 NG만으로 끝났으나 한껏 긴장한 엉덩이 근육을 푸느라 재응군은 연신 엉덩이를 문질러 댔다고. 참고로, 진짜 주사바늘에 들어간 건 비타민 B.
전지전능하신 스탭이시여...
촬영지에서 생기는 수많은 변수들, 그 모든 위기 상황을 모두 풀어나가야 만족한 한 컷, 한 컷을 얻을 수 있는 법. 특히, 제작부들은 못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 야외 촬영이 많은 <사랑해, 말순씨>. 모두들 숨죽이고 촬영에 임하고 있는데 어디선가 까치가 울어댄다. "제작부! 까치가 왜 울어 얼른 까치 잡아!" 까치 잡느라 분주한 스텝들. (알고 보니, 동네 나이트 스피커 소리였다는 후문) 이번엔 동네 강아지들이 짖어댄다. 한 놈이 짖으니 다른 놈들이 같이 짖어대는 통에 아예 촬영이 불가능한 상황, 쥐포를 들고 너도 나도 흩어져서 동네 강아지 달래기에 나서 겨우 강아지들을 입 닫는데 성공했지만, 쥐포만 150마리 소요. 이번엔 해가 말썽이다. 해가 구름에 가려 나오지 않아 촬영에 애를 먹고 있었던 것. 그때 촬영 감독님 말씀,
"조명부 뭐해! 얼른 구름 걷고 해 띄워!!"
문소리 Q & A
1. 영화 <사랑해, 말순씨>는 어떤 영화인가?
<사랑해, 말순씨>는 열네살 소년 박광호의 이야기에요. 80년대라는 혼란스러운 시대적 상황도 얽혀있고, 여러 가지로 광호 주변의 자기가 아끼던 사람들이 떠나거나 없어지거나 이런 일들이 발생하는데, 그걸 광호는 어린 아이의 아니, 갓 청소년이 된 아이의 시선으로 자기 잘못이 아닌가? 자기 실수 때문인가? 이런 생각을 하게 되죠. 그런 아이의 시선으로 바라본 79년 그 당시의 세상, 따뜻함과 이상함... 이런 것들이 섞여있는 세상을 바라보는 이야기죠.
2. 본인 캐릭터에 대한 소개?
광호의 엄마 ‘김말순’이고 광호 말고도 5살짜리 딸 혜숙이도 있어요. 남편은 중동에 돈 벌러 가 있고, 좀 몸이 아프기도 해요. 그러면서 화장품을 방문 판매하는 직업을 가지고 있어요. 근데 그 시절의 엄마하면 굉장히 억척스럽고 거센 이미지를 많이 떠올리시는데, <효자동 이발사>에서 제가 좀 그랬구요. 그런데 감독님은 귀엽고, 친구 같은 엄마를 원하셨어요. 그래서 아들이랑 티격태격 하기도 하고, 히히덕 거리기도 하고, 좀 천진난만하기도 하고 순수함이 있는 그런 엄마에요.
3. 박흥식 감독님과는 첫 작업인데 감독님에 대한 한 말씀?
저는 처음엔 좀 까탈스러우실 것 같고 고집도 강하실 것 같고 그래서 어렵지 않을까 했는데. 처음 이야기를 나눴을 때 성격이 굉장히 내성적인 분이시라 걱정을 하면서 촬영장으로 내려갔거든요. 근데 굉장히 대화가 잘 통했어요. 서로 원하는 것을 정확히 이야기 하고, 영화전반에 대해 굉장히 많이 의논을 했구요. 또 아이들이 제 손아귀에 있다 보니까 (웃음) 아이들 연기나 애들이 어떻게 해야 할 지 이런 것에 대한 의논도 많이 했어요. “이상하다 예전에 내가 감독님이랑 한번 작업을 했었던 게 아닌가?”라는 생각을 할 만큼 호흡이 잘 맞았고, 지금도 훌륭한 파트너 쉽 이었다고 생각해요.
4. 촬영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장면은?
제가 힘들었던 건 없었어요. 애들이 힘들었죠. 애들이 밤에 잠 못 자고, 울어야 하는 장면에서 안 울면 내가 때려서라도 울리고… 맞아가면서 했으니까. 저는 뭐 애들이랑 재밌게 놀고 공부하고 재밌었어요. 단 한가지. 제가 영화 속에서 눈썹이 없는 엄마였기 때문에 그 왜, 눈썹을 완전히 밀고 펜슬로 그리고 다니는, 그 시대의 화장기법, 그것을 재현하느라고 눈썹을 밀고 다녔거든요. 평소에 길 다니면 사람들이 좀 어딘가 모르게 이상하다고 하면서 “어디가… 이상할까” 한참 궁금해 하기도 했죠. 그렇게 한 달 반 동안 좀 보기 흉했던 기억이 있죠. 그거 말고는 모두 좋았어요.
5. 가장 애착이 가는 장면은?
글쎄. 제가 술을 한잔하고 아들보고도 한잔하자고 투정부리는 장면이 있어요. 근데 재응이가 몇 년만 있으면 나랑 이렇게 진짜 술을 할만하게 되네.. 이런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러면서 괜히 마음이 좀 짠해지고… 얘들 4-5년만 있으면 맥주한잔 하게 되네. 그렇게 되면 참 감회가 새롭겠다. 이런 생각도 들었죠. 또 딸 혜숙이가, 엄마 냄새 난다고 엄마 옷 부여잡고 우는 씬이 있는데, 그거 울리느라고 제가 발바닥도 때리고 “너 진짜로 안 울고 가짜로 우는 척하면 우리 딸 아니고 도로 서울 보내 버리고 다른 혜숙이 데리고 올꺼야!”라고 협박도 하고 그랬더니 정말 어찌나 서럽게 우는지… 뒤에서 스텝들이랑 걔 우는 거 보면서 다같이 울고 그랬거든요. 그 장면도 참 기억에 남고 그래요.
6. 이재응과는 효자동 이발사에 이어 두번째 작품이다. 이재응군은 어떤 배우인가?
재응이 앞에서 이런 말 안 하지만 제가 보기엔 거의 천재에 가깝지 않나... 이런 생각이 들 정도로 연기에 대해서 느끼는 감각이나 타이밍이나 생각하는 거나 내가 배워야겠다 싶을 때가 있을 만큼 훌륭하고 뛰어나거든요. 그리고 고민도 많이 해요. 그냥 다들 잘한다, 잘한다 하니까 그걸로 안주하는게 아니라 이 장면은 이렇게 하는 게 좋을까, 저렇게 하는 게 좋을까 고민하면서 모니터 보고 굉장히 집중하죠. 다시 한번 테이크 가더라도 어떻게 가야 될지 그런 자세들도 굉장히 훌륭해요. 무엇보다도 심성이 반듯하고 착하니까요. 어른들한테도 예의 바르고 그래요.(웃음)
7. 마지막으로 관객들에게 한마디?
정말 14살 광호의 마음을 다 좋아하실 수 있을 것 같아요. 그 시절을 추억해 볼 수도 있겠지만 광호의 마음으로 세상을 느껴 보실 수 있을겁니다. 또 그러다 보면 정말 가슴 찡하고 뭉클한 순간이 오지 않을까 싶어요. 많은 관객들이 그런 것들을 느껴봤으면 좋겠어요. 이제 곧 날씨도 서늘해지는데 이렇게 따뜻한 영화를 꼭 봐줘야 해요.(웃음)
윤진서 Q & A
1. 본인 캐릭터에 대한 소개?
은숙이는 간호원이 되겠다는 꿈을 갖고 사는 강하지만 여린 여자예요. 많이 나타나진 않지만. 힘든 얘기 할 사람이라곤 장난스레 얘기를 흘려도 잘 모를 것 같은 광호뿐인... 순진한 여자입니다.
2. 출연을 결정하게 된 계기는?
시나리오를 읽고 처음엔 엄마가 하고 싶었어요.(웃음) 혼자서 어린 엄마라도 괜찮을까… 하면서. 근데 시나리오를 읽고 감독님을 만났을 때 감독님이 저에게 “진서씨가 은숙이를 꼭 해줬으면 좋겠다”고 하셨어요. 그말 때문인거 같아요.(웃음)
3. 박흥식 감독님과 첫 작업인데 감독님에 대해 한 말씀?
영화에서 남자아이의 이름이 박광호인데 감독님이 그런 말씀을 하셨어요.
“박광호, 그냥 나처럼 하면 돼!” 그렇게 농담하셨던 것처럼 광호랑 감독님이랑 굉장히 많이 닮은 것 같아요. 귀여우시고, 감독님의 전작들 <인어공주>나 <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의 느낌처럼 따뜻한, 아이 같은 천진난만한 그런 분이세요.
4. 문소리, 이재응과 함께 작업한 소감은?
문소리 선배님 정말 멋있어요. 영화를 대하는 자세나 연기하시는 모습이 정말 멋있고 남다르셨어요. 그래서 촬영이 없는 날까지 아침부터 나오셔서 저나 광호, 혜숙이 연기도 도와주시고 봐주시고, 저도 나중에 좋은 배우가 되어 그렇게 하고 싶어요.
재응이는 연기를 너무 잘해요. 그 친구는 박광호라는 이름이 새겨진 교복만 입고 있어도 광호 같았어요. 그 눈빛에서 나오는 아이 같은 천진난만함이 무슨 대사를 해도 광호가 정말 그렇게 얘기할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전 정말 이 영화를 찍기 잘한 것 같아요. 이분들과 작업하게 되어 너무 좋았고 모두들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이라, 그게 정말 영화에 그대로 전달이 될 것 같아요.
5. 가장 애착이 가는 장면이나 관객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장면은?
그건 정말 너무 많아요. 진짜 장면 하나하나 너무 웃기고 재밌고 마음 뭉클해지고, ‘그래 그럴 수 있어’ 하면서도 마음이 아리고 모든 장면이 너무 재밌으니깐. 현장에서 바로 찍은 것을 잠깐씩 편집해 놓는 현장편집기라고 있는데, 문소리 선배님이랑 저랑 재응이랑 모여가지고 감독님이랑 한 장면 끝나면 현장 편집기 앞에 모여서 “너무 재밌다!” 그러면서 깔깔깔 웃으면서 보고 그랬어요. 너무 재밌게 찍었고 그래서 보여 드릴 때도 정말 기대되는 마음이에요. 정말 장면 하나를 꼽아서 말씀 드리기가 참…(웃음) 그냥 다 보셔야해요.
이재응 Q & A
1. 광호! 본인의 캐릭터에 대한 소개?
호기심 많고 생각이 많은 혼자 있고 싶어지고 작은 일에도 짜증을 잘 내는 생각이 많은 열네살 소년입니다.
2. 출연을 결정하게 된 계기는?
처음엔 많이 망설였어요. 처음부터 끝까지 한 장면도 빠짐이 없으니까. 이 전 작품들은 운 좋게도 대 선배님들 하고 제가 연기를 배우면서 할 수 있었기에 그다지 걱정과 부담은 안 들었는데 이번 작품은 나 혼자 나의 모습을 정말 잘 보여줄 수 있을까…. 걱정도 되고 떨리기도 하고. 하지만, 영화 속 광호라는 소년과 나이도 같고 공감하는 부분이 너무 많아요. 변성기도 오고 얼굴엔 여드름이 울긋불긋 피어 오르고 한참 호기심이 많을 사춘기죠. 현재의 내 모습으로 광호 역할을 있는 그대로 표현한다면 잘할 수 있겠구나 자신감이 생긴 것 같아요.
3. 시나리오를 다 읽고 난 후 첫 느낌은?
이 영화를 만들어서 관객들이 본다면 시대의 흐름에 슬프기도 하고 어릴 적 생각들을 많이 하면서 웃기기도 하고 엄마에 대한 따뜻하고 그리움을 느끼게 하는 영화가 될 거 같고… 요즘처럼 어려워 다들 힘들어 하시는데 이 영화로 따듯한 마음을 전하고 싶어요..
4. 박흥식 감독님과는 첫 작업인데, 어땠는가?
감독님 작품 중에 <인어 공주>를 봤는데, 보고 나서 느낀 건 ‘참 예쁘구나’였는데 같이 감독님하고 작업하면서도 느낀 것도 역시 섬세하시고 거짓이 아닌 정말 아름다운 걸 좋아하시는 감독님만의 색깔이 뚜렷하다는 거예요.^^ 어떨 땐 저한테 너무 여유를 안주셔서 힘들기도 하고 속상한 적도 있었지만요.^^
하지만 이런 좋은 작품을 제가 할 수 있게 기회를 주셔서 행운이라 생각해요.
박흥식 감독님 연기도 정말 잘하세요. 배꼽 잡고 웃은 적이 많아요.^^
5. 촬영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장면과 가장 재밌었던 장면은?
처음에 감독님이 말씀 하시길 우리 영화는 밤 촬영은 없다 하셨거든요. 감독님도 밤 촬영 싫어 하신다고 그랬는데 왠걸… 너무 많았어요. 제가 워낙에 잠이 많은 터라 잠꾸러기가 죽음이었죠.ㅋ
6. 살아보지 않았던 80년대를 영화로 경험 했을텐데, 힘든 점은 없었는지?
요즘 저희 때는 컴퓨터를 많이 하잖아요. 근데 80년대 중학생들은 주로 무엇을 즐겼는지 뭐 하면서 놀았는지 그 시대의 유행이나 배경을 몰라서 그런 점들이 힘들었던 것 같아요.
7. 문소리누나와의 벌써 두번째 작품이다. 누나와는 어땠는지?
소리 엄마는 정말 우리 엄마 같아요. 제가 원래 집에 있는 시간이 별로 없고 촬영 때문에 밖에 나와 있는 시간이 많은데 잘 챙겨주세요. 문자도 자주 주고 받고 하는데, 소리엄마 촬영이 없으실 때도 나오셔서 모니터 해주시고, 안 좋은 건 지적도 해주시고, 또 잘했다고 칭찬도 해주시고 하시니까, 마음이 든든하고 감사해요.
집에서 엄마와 할 수 없는 이야기를 소리엄마가 지적해 주시고 앞으로의 대해서도 논의 해주시고
우리 엄마죠.^^ 존경하는 분이에요. 사랑해요 엄마.^^
8. 영화 속에서 은숙누나인 윤진서씨와 친하게 나오는데 촬영하면서 재미난 에피소드는?
제 상상 장면인데요. 진서누나가 방안에서 춤을 춘 적 있어요. 진서누나가 춤에 너무 몰입하다 보니까, 돌다가 유리창문에 부딪친 적이 있어요. 그때 너무 웃겨서 스텝들이랑 재밌게 웃었던 기억이 나요.
진서누나는 성격도 밝고 여행도 좋아하고... 멋지게 사는 사람인 것 같아요.
9. 가장 애착이 가고 관객에게 추천해 주고 싶은 장면은?
가장 애착 가는 장면은 외갓집에서 엄마와 단둘이 애기 하는 장면입니다. 생각을 많이 하게 하는 장면이죠. 엄마가 너무 그립다는 생각... 편안하고 따뜻하고... 모니터로 보니까 엄마와 아들이 느끼는 사랑이 너무 아름다운거 같아요. 또 동생 혜숙이가 펑펑 우는 장면이 있어요. 엄마보고 싶다고, 그 장면에서 저도 많이 슬펐고 스텝들도 같이 눈물도 흘렸거든요. 그 장면을 보시는 관객분들이 따뜻한 감동을 느끼지 않을까 생각해요.
10. 본인이 생각하는 엄마는 어떤 사람인가?
엄마는 무조건 그리운 분이죠. 조건이 없잖아요. 아낌없이 사랑하고. 자식이라면 모든걸 이해해 주시고 자식이 잘못되지 않게, 때론 정말 무서운 분이시구요. 우리에게 세상을 보게 해주시고. 모두가 존경하는 분이라 생각합니다.
11. 관객들이 이 영화를 어떻게 봐주길 바라는가?
이 영화는 모든 분들이 어릴 적 생각하며 좋아할만한 영화에요. 이 영화를 보시면서 예전 어릴 적 사춘기 때 생각 하면서 웃으시지 않을까 싶어요. 저도 이 다음 어른이 되어 나의 어릴 적 모습을 그릴때면 참 ‘아름다웠다’ 라는 생각이 들 것 같아요.^^ 영화 보시고 나서 생활의 활력을 느끼실 것 같기도 하구요. 따뜻한 감동도 느끼실 것 같거든요. 저희 영화 보러 많이들 와주세요.^^
박흥식 감독 Q & A
1. 작품을 구상하게 된 계기는?
1979년 박정희가 죽은 이후 80년 5월 전두환이 대통령이 되기 전까지 채 1년도 안되는 시기에 대통령이 세번 바뀌었다. 박정희가 죽은 후 얼마 후 청소시간에 최규하로 사진을 바꾸던 날, 박정희 사진 뒤에 유령처럼 남은 그림자. 너무 오랫동안 걸려 있었기 때문에 아무리 지우려해도 지워지지 않았다. 이 영화는 그때의 기억을 단초로 시작되었다. 정치적으로 암울한 시기에 자유로운 영혼을 지닌 소년의 꿈과 성장을 다루고 싶었다. 아무리 폭압적인 정치적인 힘도 꿈꾸는 것과 성장하는 것은 막을 수 없지 않은가.
나는 폭압적인 시대의 공기와 더불어 소년의 꿈과 사랑과 그리움을 만들어 보고 싶었다.
2. 연출하시면서 특별히 중점을 두신 부분은?
이 영화의 중심은 인물이다. 광호를 둘러싼 네명의 인물. 엄마, 바보 재명이, 깡패친구 철호. 짝사랑 은숙누나. 각기 광호에게 지닌 의미가 각별한 인물들이다.
엄마는 부재해야만 비로소 소중함을 느낄수 있는 항상 옆에 있어서 사랑하고 있지 못하는 사람. 바보 재명이는 소외되어 관심받지 못하는 사람. 아무도 곁에 가기 싫어하는 사람. 철호는 폭력적이고 일방적인 교육의 희생양. 은숙은 아무리 열심히 노동하고 일해도 평생 가난을 면치 못하는 노동자의 모습. 아이러니하게도 가장 불행한 시대에 행운의 편지라는 장난 편지가 유행을 했다. 주인공 광호는 자기 주변의 인물들에게 편지를 보내고 우연찮게 그 사람들 모두에게 불행이 찾아 온다.
소년의 순수한 마음으론 자신 때문이라고 하지만 그 시대는 모두가 불행한 시대였다. 시대와 대비되는 소년의 순수한 마음으로 시대의 불행을 보여주고 싶었다.
3. 촬영을 하면서 가장 염두에 두었던 연출의 포인트는?
소년 광호와 네 명의 인물들의 관계의 조화였다. 광호 마음속에 소중한 인물들과 광호와의 개별적인 관계들이 가장 중요했다. 어느 한명이라도 소홀히 할 수 없는 그리움의 대상들이다.
그 중 엄마 말순의 의미가 가장 중요했다. 없어야 비로소 그 소중함을 느낄 수 있는 대상.
항상 옆에 있기 때문에 사랑을 표현하지 못하는 인물.
엄마 말순은 밝고 명랑하고 쾌활하고 사랑스럽다. 광호에게는 친구 같은 엄마다. 광호는 엄마를 지겨워하고 부끄러워하지만 엄마에게 광호는 남편이고 친구고 자랑스러움이다. 광호는 엄마가 부재할 때 비로소 그것을 느낀다.
4. 주연 배우들과의 호흡은 어떠셨는지. 배우 자랑을 한다면?
말순역의 문소리씨는 출연만으로도 영화의 현실적이고 사실적인 느낌을 탄탄하게 만들어 줬다. 연기를 잘한다는 말은 두말할 필요가 없고. 영화속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연출자 보다 명확하게 아는 현명하고 지혜로운 연기자다. 문소리씨는 젊고 사랑스러운 연기자다. 이 영화속 두 아이의 엄마로 출연해서도 여전히 귀엽고 사랑스러운 연기자다. 아무리 엄마처럼 분장을 해도 여전히 사랑스럽고 귀엽다. 어떤 역할을 해도 변하지 않는 매력이다.
광호는 소년이다. 소년처럼 연기를 한다. 난 그게 좋다. 소년이 어른처럼 연기를 하면 그건 가짜다. 광호역의 이재응군은 진짜 연기를 한다.
바보 재명이는 실제 다운아다. 현실감을 더하기 위해 찾아낸 연기자다. 모두가 말렸지만 난 강민휘군의 웃음을 보고 캐스팅했다. 천사의 미소 재명이는 그걸 갖고 있다. 영화 찍는 내내 천사의 미소 때문에 늘 즐겁고 고마웠다.
은숙누나. 윤진서씨를 보면 코스모스가 생각난다. 꾸미지 않아도 아름다운.
덧붙여서 보는 것 만으로도 슬픈. 그런 느낌이다. 은숙누나는 그냥 윤진서씨의 모습만으로 가도 충분했다.
편안히 연기했고 영화속 은숙이와 윤진서는 똑같은 모습이었다. 가끔씩은 광호가 되어 윤진서씨와 연기를 하고 싶었다.
5. 관객에게 어떤 영화로 비춰지길 바라는가?
가장 자유로운 영혼을 갖고 있는 한 소년의 꿈과 사랑과 그리움에 대한 영화로 느껴지길 바란다. 성장하는 소년의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유쾌해지고 슬퍼지고 아파지고 자신의 사춘기 모습이 그리워지는 그런 영화로 비추어 지길 바란다. 성장하는 소년 소녀의 모습은 아름답다. 난 아름다운 영화를 만들고 싶었고 아플고 힘들지만 아름다운 시절을 그리고 싶었다. 시대와 상관없이
6. 함께 한 스탭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린다.
아무리 감사드려도 부족하다. 의미있는 영화를 만들기 위해 현실적인 문제도 접어두고 모두 전력 투구 해주었다. 스텝 모두가 감독이었다.